지자체 ESG 평가, S등급 無
탄소중립, 에너지 자립 등 지속가능 꿈꾸는 지자체들
지자체 ESG 경영 내재화를 위해 개념 정립 및 방안 필요

 
에너지자립도시 실현을 위해 지역 에너지 유관기관, 기업 등과 함께 ‘2030 기업RE100 추진협의체’를 출범한 광주광역시(광주광역시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에너지자립도시 실현을 위해 지역 에너지 유관기관, 기업 등과 함께 ‘2030 기업RE100 추진협의체’를 출범한 광주광역시(광주광역시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임호동 기자] 전국 17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ESG 평가를 진행한 결과 A등급이 2곳, B등급 13곳, 그리고 C등급이 2곳으로 나타났다. 100점 만점 기준으로 90점 이상은 S등급을 부여받는데, 조사 대상 지자체 중 S등급은 한 곳도 없었다. 

지난 7월 5일 ESG행복경제연구소가 전국 17개 광역(특별)시·도 지자체의 ESG를 평가한 결과를 발표했다. 국내 최초의 지방자치단체 ESG 평가다. 주목받은 이번 평가에 따르면 광역(특별)시·도 지자체 중 종합등급 S등급을 기록한 곳은 없었다. 많은 지자체들이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ESG에 대한 관심은 낮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그동안 ESG 경영은 그동안 일부 대기업을 비롯한 특정 경제주체에게만 요구돼 왔다. 그러나 환경경영, 사회책임, 투명한 지배구조 등의 가치가 강조되는 ESG는 지역을 경영하는 지방자치단체에도 중요한 패러다임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SG행복연구소의 광역(특별)시·도 지자체 ESG 평가결과표(ESG행복연구소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ESG행복연구소의 광역(특별)시·도 지자체 ESG 평가결과표(ESG행복연구소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첫 지자체 ESG 평가, S등급은 없다

지난 7월 5일 국내 최초로 지방자치단체의 ESG를 평가한 결과가 발표됐다. 이날 ESG행복연구소(이하 연구소)는 정부와 지자체의 통계와 보도자료, 대외기관 평가, 미디어 정보 등을 통해 지속 가능성과 국민의 삶에 연계된 정보를 수집·활용해 전국 17개 광역(특별)시·도 지자체의 ESG를 평가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소의 지자체 ESG 평가에 따르면, 전국 17개 광역(특별)시·도 지자체 중 ESG 평가등급 S(종합평점 90점 이상)를 받은 곳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세종특별자치시와 광주광역시가 ESG 평가등급 A를 기록했으며, 부산광역시와 충청북도가 평가등급 C로 나타났다. 경상남도 등 나머지 지자체는 모두 평가등급 B를 받았다.

이번 평가에 대해 연구소는 ESG 글로벌 이니셔티브(UN SDGs, GRI, ISO26000 등)가 지향하는 목표와 가이던스를 평가지표로 기반해 지자체의 환경, 사회, 행정 전반에 대한 평가기준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환경부문(E)은 단체장 의지, 기후변화 대응, 폐기물 관리, 친환경 생활, 정부합동평가 등을 통해 평가됐고, 사회부문(S)은 단체장 의지, 보건 및 안전, 주거와 생활, 고용과 노동, 사회공헌, 복지 및 연구, 정부합동평가 등을 주요지표로 평가했다. 지배구조·행정 부문(G)은 단체장 공약, 재정건전도, 주민 및 여성참여, 대외평가 등이 평가요소로 구성됐다.

연구소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ESG경영을 강조하고, 한국이 무디스 ESG 국가평가에서 1위를 기록했지만, 정작 지자체에서는 ESG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ESG행복경제연구소가 국내 최초로 개발한 지자체 ESG 평가가 사회전반에 ESG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K-ESG' 모델구축에 좋은 사례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스마트시티 구성 및 지속가능 도시를 목표로 다양한 행정을 펼치고 있는 세종시. 사진은 2015년 지속가능한 세종시를 위해 구성된 푸른세종21실천협의회(세종특별자치시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스마트시티 구성 및 지속가능 도시를 목표로 다양한 행정을 펼치고 있는 세종시. 사진은 2015년 지속가능한 세종시를 위해 구성된 푸른세종21실천협의회(세종특별자치시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지속가능 도시를 목표로 하는 지자체들

이번 지자체 ESG 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곳은 세종특별자치시다. 세종시는 종합평점 82.68점(평가등급 A)로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1위를 기록했다. 세종특별자치시는 분야별로는 환경(E) 79.48점(B등급) 사회(S) 87.85점(A등급) 지배구조·행정(G) 82.95점(A등급)을 받았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김성기 기획조정실장은 “최초 지자체 ESG평가결과에서 세종시가 1위를 차지하여 매우 기쁘다”며 “주거, 교통 등 시민들이 관심을 갖는 정책에 효율성을 높이면서 친환경적 추진의 지표로 활용하는 등 지자체가 사회적 가치 창출과 장기 지속발전에 기여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세종시는 스마트시티와 지속가능을 키워드로 다양한 행정을 펼치고 있다. 세종시는 지난 2018년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로 선정된 이후 세계최초 스마트시티 국제인증을 취득하고 2023년 완공을 목표로 스마트시티를 조성하고 있다. 세종시는 스마트시티를 통해 4차 산업혁명 신기술의 테스트베드로서 시민이 주도적으로 도시문제를 해결하는데 참여해 삶의 질을 높이는 지속가능한 도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모빌리티, 교육·일자리, 에너지·환경, 안전·생활, 문화·쇼핑, 시민참여형 의사결정 시스템 기반의 거버넌스, 헬스케어 등 7가지 항목을 스마트 시티 조성을 위한 혁신 요소로 선정하고, 4차산업을 도입한 스마트화와 지속가능을 위해 전환하고 있다. 

세종시에 이어 환경 81.65점(A등급), 사회 81.40점)A등급), 지배구조 행정 77점(B등급)을 기록해 종합평점 80.65점(A등급)으로 2위를 기록한 광주광역시 역시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지자체다.

광주광역시는 특히 탄소중립과 에너지 자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지난해 9월 광주시는 ‘광주형 AI-그린뉴딜 선포식’을 통해 2030년까지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전력을 전량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로 충당하는 ‘2030 기업 RE100’을 달성하고, 2035년까지 광주가 사용하는 모든 전력을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2035 광주 RE100’을 이룩해 2045년까지 ‘탄소중립 에너지자립도시 광주’를 실현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실제 광주시는 지난 1월 지역 에너지 유관기관, 기업 등과 함께 에너지자립도시 실현할 수 있도록 ‘2030 기업RE100 추진협의체’를 출범시켰다. 광주시를 포함해 한국에너지공단, 한국가스안전공사, 해양에너지, 수완에너지 등 5개 에너지 유관기관과 매일유업 광주공장, 오비맥주 광주공장, 코카콜라음료 광주공장, 세방전지 광주공장, 일신방직 광주공장, 광주글로벌모터스, NHN 주식회사,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 등 8개 기업이 참여하는 협의체는 공장이나 기관 건물 내 재생에너지를 직접 설치하고 다양한 기업 RE100 이행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또한 광주시는 지난 5월 1000㎡ 이상 공공 건축물은 건물 부지에서 생산하는 에너지가 소비량과 동일하거나 그 이상으로 설계해야만 건설할 수 있는 제로에너지 인증을 추진하는 등 에너지 자립을 유도하고 있다.

◇ ESG 경영 내재화가 필요한 지자체

이외의 지자체들 역시 탄소중립, 에너지 자립, 그린뉴딜, 기후변화 대응 등 환경이슈에 대응하고 있으며, 복지, 보건, 문화 등 사회 문제 해결과 주민참여, 재정건전도 같은 거버넌스 분야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울산시 역시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으며, 서울시 역시 시민참여형 ESG 문화 확산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의 노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들이 ESG 개념으로 확대되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 6월 젠트리피케이션 방지와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위한 지방정부협의회의 ‘ESG 온라인 강의 및 토론회’에 참석해 ‘ESG 확산과 지자체 대응’을 주제로 토론을 진행한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윤진수 사업본부장은 “ESG 경영이 주로 기업을 중심으로 하는 경제주체가 주도해오면서 사회나 지역사회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며 “빠른 시간에 ESG가 확산되면서 개념이 정립되지 못한 상황에서 기업은 물론 투자자, 정부, 지자체도 혼란스러운 상황” 지적했다.

이에 윤진수 본부장은 “기업과 투자자는 물론 정부와 지방자치에서도 ESG에 대한 개념 정립이 필요하다”며 “특히 지자체는 ESG를 내재화하기 위해 ESG경영에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객관적으로 측정·평가하는 방안을 마련해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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