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제품, 생분해 종이 개발하는 제지업계
다양한 캠페인과 산림보전활동도 병행
산림청, 제지업계 등과 산림 ESG 경영 강화

무림페이퍼의 네오포레 종이로 만든 종이 화분. 네오포레는 흙 속에서 100% 생분해되는 종이로, 무림페이퍼는 네오포래를 활용한 제품을 늘려가고 있다.(무림페이퍼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무림페이퍼의 네오포레 종이로 만든 종이 화분. 네오포레는 흙 속에서 100% 생분해되는 종이로, 무림페이퍼는 네오포래를 활용한 제품을 늘려가고 있다.(무림페이퍼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임호동 기자] 종이를 만드는 제지업계들이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친환경 종이 제품을 생산해 환경 영향을 줄이거나 산림 복원·조성사업 등의 캠페인을 적극 실천하고 있다. 산림청은 제지업계와 함께 산림분야 ESG 경영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 종이는 빨대, 봉투, 포장재 등 다방면으로 사용되며 플라스틱을 대체할 소재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너무 많은 종이의 사용은 또 다른 폐기물 문제와 산림훼손 등의 환경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본지가 지난 2018년 취재한 바에 따르면, 천연펄프로 종이 1톤을 만드는데 나무 24그루, 에너지 9671kWh, 물 8만 6503 리터가 소비되며, 이산화탄소 2541kg, 폐기물 872kg이 발생한다. 종이는 플라스틱보다 친환경적일 수 있으나 환경영향이 전혀 없는 제품은 아니라는 의미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제지업계는 지속적인 개선의지를 보이고 있다. 펄프 생산을 위해 인공 조림지를 운영해 자연에서의 벌목을 줄이고 있으며, 다양한 캠페인을 통해 산림 보전 및 회복에 일조하고 있다. 그리고 제지업계들은 ESG 경영의 시대를 맞아 종이에 대한 우려의 시각을 줄이고,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환경 친화적인 제품 생산과 친환경 경영의 방향을 찾고 있다.

◇ 지속적인 친환경 경영을 강화하는 제지업계

제지업계가 ESG 경영 전략을 통해 친환경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기업은 한솔제지다. 지난 2019년 친환경 종이 포장재 ‘프로테고(Protego)’와 친환경 종이용기 제품 ‘테라바스(Terravas)를 개발해 상용화에 성공한 한솔제지는 다양한 유통 회사들과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한솔제지의 프로테고는 특수 제조된 원지에 자체적으로 개발한 코팅기술을 적용해 산소, 수분, 냄새 등을 차단한 소재로, 90% 이상 생분해되며 종이소재로 분리배출이 가능하다. 이러한 프로테고는 화장품, 커피, 마스크팩, 식품, 건강기능식품 등 제품의 패키지 소재로 적용할 수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한솔제지의 테라바스는 PE(폴리에틸렌)-Free 기술을 활용한 식품용기 제품이다. 한솔제지가 자체개발한 친환경 수성코팅액을 사용해 내수성과 내열성을 갖춘 종이 식품용기인 테라바스는 재활용과 생분해도 가능해 플라스틱 소재 대체제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 한솔제지는 이 두 가지 친환경 포장재를 활용해 지속적으로 뷰티, 배달, 제과업계 등 다양한 유통 기업들과 친환경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롯데제과와 아모래퍼시픽 등의 기업과 친환경 포장재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화장품 제조기업 엔코스가 해외로 수출하는 마스크팩 파우치에 포로테고를, 배달의 민족이 운영하는 배달의민족이 운영하는 식자재 쇼핑몰 '배민상회'에 테라바스를 제공하고 있다.

무림 역시 친환경 소재를 통해 친환경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무림페이퍼는 100% 생분해가 가능한 친환경 종이 브랜드 '네오포레'의 용도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무림페이퍼는 출시 당시 종이빨대와 종이컵의 재료로만 쓰이던 네오포레를 택배용 비닐 완충재를 대체할 수 있는 종이 완충재와 종이 화분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무림P&P는 코오롱스포츠와 함께 종이로 만든 친환경 펄프 옷걸이를 제작했다. 펄프 옷걸이는 친환경 바이오매스 원료인 펄프로 플라스틱을 대체하기 위해 제작한 에코 플라스틱으로 제작됐다. 무림P&P에 따르면 해당 옷걸이는 일반 플라스틱 옷걸이에 비해 산화탄소 배출량을 약 25%까지 절감할 수 있다. 무림P&P 관계자는 "현재 칫솔, 용기 캡 등 기존 일반 플라스틱에 펄프 등 친환경 소재를 절반 가까이 대체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는 등 신성장 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등 친환경 캠페인을 37년간 진행해오고 있는 유한킴벌리는 국내외의 산림복원과 도시숲, 학교숲 가꾸기 운동 등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으며, ESG 경영 강화를 위해 매년 폐지 100만t을 재활용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전주페이퍼는 전주시와 '천만그루 정원도시 협약을 맺고, 전주 산업단지 인근에 정원과 숲 조성을 위해 5억원을 후원하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에 대해 한국제지연합회 관계자는 “현재 ESG 경영 관련해서 제지업계는 위원회를 만들거나 해당 업무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한국제지연합회 관계자는 “ESG 평가지표가 난립하는 상황이라 업계나 연합회가 나서서 주도할 수 있는 분야는 한정적”이라며, “산업통상자원부의 ESG 평가 지표와 같은 표준 지표가 구성되면 그에 맞춰 제지업계의 ESG 경영 강화에 대한 논의를 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6월 22일 산림청이 한국제지연합회, 합판보드협회 등 목재 사용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산림을 통한 ESG 경영 전략 기업 설명회'(산림청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 6월 22일 산림청이 한국제지연합회, 합판보드협회 등 목재 사용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산림을 통한 ESG 경영 전략 기업 설명회'(산림청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산림청과 제지업계, 산림분야 ESG 경영 강화한다

제지업계는 개별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와 연합회에서도 산림보호와 ESG 경영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6월 22일 산림청은 서울 국립산림과학원 국제회의실에서 한국제지연합회와 한국합판보드협회 소속 회원사를 대상으로 ‘산림을 통한 ESG 경영 전략 기업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번 기업 설명회는 △기후변화에 따른 ESG 경영 확대와 국제적 기업의 추진전략 △ESG 평가의 의미와 산림분야 연계 전망 △한국형 ESG 지표 개발 방향 소개 △산림을 통한 ESG 경영 활성화 지원 방안 등의 전문가 주제 발표 등으로 진행됐다. 또한 ESG 경영과 연계 가능한 산림 정책과 사업 현황 등을 공유하고, 향후 기업과의 협업 가능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위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산림청의 이번 기업설명회에에 대한 평가에 따르면 이번 설명회에서는 특히 주요 대기업들의 ESG 경영 강화 추세에 따라 친환경 소재인 목재의 사용 증가와 산림인증(FSC) 제지 제품 수요 확대 등이 산림분야 기업군에게 중요한 시사점으로 제시됐다.

산림청은 산림분야 ESG 표준 평가체계 개발 등 연구 용역을 추진 중이며, 이를 통해 해외 온실가스 감축사업(REDD+) 등 산림분야 ESG 평가 지표를 적극 발굴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산림청은 ESG 평가 기준에 산림분야 지표를 적극 발굴하는 등 산림분야 ESG 발전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목재 관련 기업들도 ESG 경영과 관련해 기후위기 시대 탄소 저장산업으로서 재조명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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