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액 100대 기업에 대한 MSCI·레피니티브·지배구조원 등급 차 평균 1.4단계
평가기준·항목별 가중치에 따라 상이한 결과...코리아 디스카운트도 의심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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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평가기관 간 평가등급 격차가 최대 5단계까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건오 기자] 국내외 주요 ESG 평가기관 간 평가등급 격차가 총 7단계 중 최대 5단계까지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마다 평가 결과가 상이한 이유는 평가항목이나 기준 등이 상이한 데에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26일 ‘국내외 ESG 평가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매출액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대표적인 국내외 ESG 평가기관의 ESG 등급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전경련이 비교한 평가기관은 MSCI(모건스탠리캐피털 인터내셔널), 레피니티브(구 톰슨로이터), 기업지배구조원(KCGS) 등 3곳으로, 3개 기관 모두 등급(점수)을 제공하는 55개 기업의 평균 등급격차는 1.4단계였다. 3단계 이상 차이가 나는 기업은 22개로 전체의 40%를 차지했다.

글로벌 기업에 대한 평가결과도 차이가 컸다. 작년 말 기준 자산운용규모가 약 8.7조달러인 세계1위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ESG ETF(상장지수펀드)를 구성하는 217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MSCI와 레피니티브의 평균 등급차는 1.0단계였다. 3단계 이상 차를 보이는 기업은 17개, 2단계 차는 28사였다. 한편, 블랙록 ESG ETF 구성기업의 MSCI 등급 평균은 ‘A(2020년 말 기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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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간 등급 격차 3단계 이상 기업 22개사 리스트 (전경련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평가기준·항목별 가중치에 따라 상이한 결과... 코리아 디스카운트도 의심

보고서는 기관마다 평가 결과가 상이한 이유를 평가항목이나 기준 등이 상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분야별 평가 카테고리를 보면 체계, 내용 등에 있어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환경(E)평가만 봐도 체계 자체가 다르다.

MSCI의 평가 카테고리는 ‘기후변화, 천연자원, 오염·폐기물, 환경적 기회’였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이와 상이하게 ‘환경전략, 환경조직, 환경경영, 환경성과, 이해관계자 대응’으로 구성돼 있다. 레피니티브는 ‘자원사용, 배출, 제품혁신’이었다.

전경련은 “가점과 감점(부정적 이슈 발생) 방식을 적용하는 틀은 유사하지만 세부적인 점수 산정, 가중치 부여 등에서 차이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또 전문가 견해를 인용해 “해외 ESG 평가기관의 경우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언급하며, “한국기업에 대한 피드백이나 커뮤니케이션 없이 공개되는 데이터 등에만 의존해 등급이 산정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라는 의견도 있다”고 부연했다.

전경련, 기업 IR서비스 검토... MSCI 등 국내기업 데이터 접근성 제고할 것

보고서는 “각 기관이 ESG 평가결과를 제공하거나 활용하는 곳 등에 차이가 있는 만큼 각 기업이 왜 ESG를 추구하는지, 투자 유치인지, 연기금 대응인지 등 구체적인 방향을 정해 벤치마크지표를 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더불어 “기업들이 ESG를 막연한 CSR이나 CSV 활동과 혼동해서는 곤란하며 구체적으로 지속가능성장을 달성하기 위한 경영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전경련은 “커뮤니케이션 없이 공개되는 데이터 등에만 의존해 등급이 산정되는 것이 문제”라며, “전경련같은 제3의 기관이 IR차원에서 기업의 ESG 활동을 보다 적극적으로 글로벌 평가기관 등에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unoh@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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