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로 버려진 고장난 가구의 모습

때로는 긴 글 보다 한 장의 사진이 더 많은 메시지를 담습니다. 과거 잡지기자로 일하던 시절에 그런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포토그래퍼나 디자이너에게 어떤 느낌의 작업물을 원하는지 전달하려면 빽빽한 글을 채운 작업지시서보다 딱 한 장의 ‘시안’이나 ‘레퍼런스’가 훨씬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살면서 마주치는 여러 가지 환경 관련 이슈, 그리고 경제 관련 이슈가 있습니다. 먼 곳에 있는 뉴스 말고 우리가 아침저녁으로 마주하는 공간에서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것들 말입니다. 그런 풍경들을 사진으로 전하겠습니다.

성능 좋은 DSLR이 아닙니다. 그저 주머니에서 꺼내 바로 찍을 수 있는 폰카입니다. 간단하게 촬영한 사진이지만 그 이미지 이면에 담긴 환경적인 내용들, 또는 경제적인 내용을 자세히 전달하겠습니다. 그러니까, 사진으로 읽는 환경 또는 경제 뉴스입니다. 스물 다섯번째 사진은 아무렇게나 버려진 깨진 가구의 모습입니다. [편집자 주]

의류수거함은 부서진 가구를 버리는 곳이 아니다. 그리고 부서진 가구는 그냥 버리면 안 된다. (이한 기자 2020.11.20)/그린포스트코리아
의류수거함은 부서진 가구를 버리는 곳이 아니다. 그리고 부서진 가구는 그냥 버리면 안 된다. (이한 기자 2020.11.20)/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든, 쓰레기를 아무 곳에나 마음대로 버릴 수 없다. 쓰레기는 돈을 내고, 정해진 곳에 약속된 방법으로 버려야 한다. 물론 쓰레기 하나를 버릴 때마다 일일이 돈을 내라는 의미는 아니다. 종량제 봉투에 담거나, 음식물 쓰레기 배출법에 따르거나, 불연성 마대를 구매해야 한다.

가구 등을 버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큰 길에 내놓으면 알아서 치워줄까? 아니다. 신고하고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경험해본 바, 작은 가구 하나는 천원에서 3천원 내외가 든다. 저 사진을 찍은 동네에서 과거 기자가 직접 살아봤는데, 신고하고 비용을 지불한 다음 ‘이 폐기물은 신고를 완료했다’는 내용을 잘 보이게 종이에 적어 붙여두면 업체에서 하루이틀내로 수거해간다.

의자의 상태로 보아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가져가라고 내놓은 것 같지는 않다. 설령 정말 상태가 좋은 중고품이어도 저기 내놓는 게 아니라 당근마켓이나 중고나라에 올려야 옳다. 고장나거나 버려야 할 물건을 집밖에 내놓으면 집은 정리되겠지만 길은 엉망이 된다 적당한 봉투나 수거함이 없는 쓰레기는 반드시 신고하자. 그렇지 않으면 버린 사람을 누군가 신고할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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