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긴 글 보다 한 장의 사진이 더 많은 메시지를 담습니다. 과거 잡지기자로 일하던 시절에 그런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포토그래퍼나 디자이너에게 어떤 느낌의 작업물을 원하는지 전달하려면 빽빽한 글을 채운 작업지시서보다 딱 한 장의 ‘시안’이나 ‘레퍼런스’가 훨씬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살면서 마주치는 여러 가지 환경 관련 이슈, 그리고 경제 관련 이슈가 있습니다. 먼 곳에 있는 뉴스 말고 우리가 아침저녁으로 마주하는 공간에서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것들 말입니다. 그런 풍경들을 사진으로 전하겠습니다.

성능 좋은 DSLR이 아닙니다. 그저 주머니에서 꺼내 바로 찍을 수 있는 폰카입니다. 간단하게 촬영한 사진이지만 그 이미지 이면에 담긴 환경적인 내용들, 또는 경제적인 내용을 자세히 전달하겠습니다. 그러니까, 사진으로 읽는 환경 또는 경제 뉴스입니다. 스물 두번째 사진은 길거리에 버려진 '꿈(?)'의 모습입니다. [편집자 주]

다른사람의 행동으로 인해 쓰레기를 마주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한 기자 2020.11.02)/그린포스트코리아
다른사람의 행동으로 인해 쓰레기를 마주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한 기자 2020.11.02)/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누구나 꿈을 꾼다. 기자에게도 꿈이 있다. 이탈리아 남부 해안도시에 바다가 보이는 큰 창이 있는 방을 얻어 거기서 글을 쓰고 싶다. 그곳에서 쓰는 글이 돈벌이가 되지 않아도 괜찮은 상태가 되는 게 기자의 꿈이다. 돈벌이에 얽매이지 않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돈이 많아야 하는 게 한편으론 아이러니다.

그런 꿈을 위해, 또는 재미로 ‘천원의 도전’에 나서는 사람이 있다. 벼락 세 번 맞을 확률보다 어렵겠지만, 그래도 당첨금 받으면 뭘 할지 상상만 해도 재밌다. 1등이 되면 누구에게까지 그 사실을 알려야 할지, 그 돈으로 뭘 하고 얼마나 모을지 생각하면서 말이다. 밥벌이의 고단함에 뼈가 저려도 그 순간만큼은 즐거우리라.

여기, 그 달콤함에 잠시 취했다가 이루지 못한 꿈을 헛웃음과 함께 버린 사람이 있다. 그런데 자기 꿈을 왜 길 위에 버렸을까. 어떤 꿈을 꾸든 자유다. 그 꿈을 접는 것도 자유다. 하지만 내가 버린 꿈이 다른 사람의 일상을 더럽히면 안 된다. 가지고 있을 땐 소중한 꿈이지만 버려지면 그저 쓰레기다. 타인에 의해 쓰레기를 마주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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