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간 콜라보레이션
재해석으로 신선함 완성
직관적인 리얼쉐이프 

 
유통업계가 펀슈머를 겨냥해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이색적인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곰표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유통업계가 펀슈머를 겨냥해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이색적인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곰표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곽은영 기자] 유통가가 펀슈머(Fun Sumer)를 겨냥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펀슈머(Fun Sumer)’는 재미와 소비자를 합한 신조어로 소비를 통해 즐거움을 추구하는 ‘가잼비’를 지향하는 소비자를 뜻한다. 밀레니얼 세대의 핵심 소비 트렌드다. 

밀레니얼 세대에게 재미있는 상품이란 경험의 폭을 넓혀주는 수단이다. 새로운 소비경험은 SNS에 공유되고 자연스럽게 제품 홍보 효과를 불러온다. 유통업체들이 펀슈머를 놓치지 않으려는 이유다.  

◇ 업계 간 콜라보레이션

가잼비를 만족시키는 상품은 의외성으로 눈길을 끈다. 의외성을 완성하기 가장 쉬운 방법은 서로 다른 업계 간의 콜라보레이션이다. 국내 식품업계는 출판업계, 화장품업계, 문구업계 등과 손잡고 이색적인 상품을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편의점 CU는 출판업계에서 50주 연속 베스트셀러 기록을 세웠던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의 표지 디자인을 패키지에 활용한 떡볶이를 선보였다. 책의 따뜻한 감성과 한국인의 소울 푸드 떡볶이의 어울림으로 재미와 힐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롯데제과는 빼빼로데이를 맞아 최근 문구기업 모나미와 협업해 새로운 이색 굿즈 ‘빼빼로x모나미’ 콜라보 한정판을 선보였다. 이 상품에는 다양한 맛의 빼빼로 모양을 본떠 만든 모나미 153 볼펜 4개가 들어있다. 직접 조립해 사용할 수 있으며 조합에 따라 색다른 디자인으로 구성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롯데제과는 애경산업과 손잡고 말랑카우의 말랑이 캐릭터를 패키지에 담은 ‘샤워메이트 버블버블 핸드워시’를 출시하기도 했다. 애경산업은 이외에도 곰표 밀가루와 삼양식품 불닭볶음면과 협업해 각각 ‘2080 뉴샤이닝화이트치약’과 ‘2080 호치치약’을 선보였다. 

맥주에도 콜라보 열풍이 크게 불고 있다. 편의점 CU는 밀가루 회사 대한제분과 협업해 수제맥주 곰표 밀맥주를 출시했다. 대한제분의 마스코트인 곰을 넣은 맥주는 출시 일주일만에 30만 개 완판 기록을 세웠다. CU는 구두약 제조사 말표산업과 손잡고 말표 흑맥주를 선보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세븐일레븐이 골뱅이 가공캔 업체 유동골뱅이와 손잡고 유동골뱅이 맥주를 출시했다. 맥주 캔의 골뱅이가 눈길을 끌지만 맥주맛은 달고 고소한 비엔나 라거 스타일이다.

◇ 예상을 뛰어 넘는 재해석

신선한 제작 의도나 예상하지 못한 식음료 상품을 서로 결합시킨 이색 상품으로 흥미를 유발하기도 한다. 

CJ푸드빌 베이커리 뚜레쥬르는 빙그레 메로나 아이스크림을 모티브로한 여름 한정 상품인메로나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히트를 친 바 있다. 평범한 빵처럼 보이지만 메로나 아이스크림의 맛과 향을 살린 해당 제품은 한달 사이 30만 개 이상이 판매됐다.

하이트진로는 참이슬과 오리온의 아이셔를 콜라보한 과일리큐르 제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일명 ‘에이슬’ 시리즈다. 최근에는 자몽에이슬, 청포도에이슬, 자두에이슬에 이은 4번째 제품인 ‘아이셔에이슬’을 내놓았다. 

예상 밖의 패키지로 매력을 배가시키는 것도 트렌드다. CU는 어묵을 테이크아웃 커피컵에 담은 ‘어묵리카노’ 출시한 데 이어 잔치국수를 테이크아웃 커피컵에 담은 ‘누들리카노’를 출시했다. 지난해 CU가 커피브랜드 탐앤탐스와 함께 선보인 탐앤탐스 떡볶이 후속 제품들이다. 커피를 마시듯 자연스럽게 떡볶이를 먹을 수 있다는 발상에 초도 물량 2만 개가 일주일만에 소진된 기록이 있다. 

이마트는 길림양행, 트로트가수 김연자와 손잡고 아몬드, 땅콩 등으로 구성된 믹스넛 ‘아몬드파티’를 출시했다. 김연자의 히트송 ‘아모르 파티’에서 착안한 이름으로 제조는 허니버터아몬드로 잘 알려진 길림양행이 맡았다.

◇ 직관적인 리얼쉐이프 

식품 모양을 직관적으로 완성해 재미를 유발하는 제품들도 있다. 특히 이색 젤리는 편의점에서 젤리의 판도를 바꿔나가고 있다.

세븐일레븐에서는 참치회 모양과 형태를 그대로 살린 이색 젤리를 선보였다. 일명 참치회젤리다. 참치회와 함께 락교, 고추냉이도 젤리로 구현했다. 포장용기 역시 횟집이 떠오르는 트레이를 사용하는 등 디테일을 살렸다. 참치 부위마다 딸기맛, 복숭아맛 등을 즐길 수 있다.  

GS25에서는 콜라맛의 ‘똥모양구미’ 뒤에 물티슈까지 세팅해 콘셉트의 완성도를 높였다. 단무지 그대로의 모양을 살린 단무지 젤리도 이닉다. 맛은 파인애플이지만 노란 단무지가 포장된 모양을 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펀슈머는 단순히 제품을 소비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제품을 활용한 새로운 레시피를 서로 공유하는 등 소비에 적극적이다”라며 “유통업계 신흥강자로 떠오른 펀슈머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기업들이 합리적인 가격에 큰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상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ke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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