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자료 입수…연간 한도 최대 4배 넘어서

▲ 비파괴검사 관련 종사자들은 작업 도중 방사선에 노출될 위험이 커 안전 규정 준수가 필수적이다

 

지난 5년간 국내 방사선 관련 업체에서 일한 종사자 중 6명이 기준치를 최대 4배 이상 초과한 방사능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본지에서 단독 입수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방사선 관련 시설 종사자에 대한 방사선 노출량 판독 자료에 따르면 업무를 수행하다 연간 피폭한도를 초과한 인원은 A사에서 3명, B사에서 2명 그리고 C사에서 1명 등 총 6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KINS 관계자는 5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비파괴업체의 경우 사실상 원자력안전법 상의 안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업체들이 있다"면서 "이런 문제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 응답했다.

KINS는 동위원소협회와 함께 매년 3만 명 이상의 방사선 관련 업무 종사자들에 대한 방사선 노출량을 측정·집계하고 있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매년 평균 약 3만5천 명의 업계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해왔으며 이중 연간 선량 한도인 50mSv(밀리시버트)를 초과하는 경우에 한해 정밀 조사를 하게 된다.

이번 조사 결과는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간의 자료를 모은 것으로 이 기간 동안 노출 기준을 초과한 근무자는 총 24명이다. 이중 본인이 차고 있던 방사선 노출량 측정 배지를 검사했던 기기 안에 떨어뜨리고 나온 경우와 같이 인체 영향에 무관한 경우를 제외하면 6명이 노출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왔다.

해당 직원들은 개인별로 적게는 51.66mSv부터 많게는 200mSv까지 노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양만큼 노출될 경우 일반적으로 몸과 적·백혈구 형성 기능, 생식 기능 및 눈의 수정체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출 직원들 대부분 임시직…퇴사 후 관리 쉽지 않아

문제는 이 직원들이 대부분 20대의 젊은 직원들이라는 점과, 현재 대부분 퇴사한 상태로 이후 상태에 대한 점검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KINS 관계자는 "우선 판정이 내려지면 방사선장애방어조치 공문을 해당 회사에 보내 판정을 받은 직원이 방사능에 노출될 수 있는 업무에서 제외되도록 한다"면서 "이후 회사에서 조치 사항을 통보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판정을 받은 직원들이) 군대간다고 그만두고 회사를 나가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 회사에서도 파악이 안 되고 우리로서도 파악이 안 된다"면서 "문제가 있을 경우 직접 알려오지 않으면 알 수 없다"고 답했다.

결국 본인이 직접 통보해오지 않을 경우 사후 관리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또한 KINS의 관리 인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의 양이원영 국장은 "전국 병원에 있는 방사선 관련 시설만도 5천 개"라면서 "KINS에서 이를 관리하는 인원이 5명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왜 비파괴검사 업체에서 방사선 피폭자가 나오는가

이번 조사 결과에서 B사의 경우 2009년과 2011년에 각각 1명씩 연간 허용치를 초과해 노출된 직원이 연속해서 나왔다. 때문에 앞서 관계자도 언급한 것처럼 원자력안전법 상에 규정된 안전 기준을 충족시키지 않은 업체들이 있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일반적으로 비파괴검사를 통해 방사능에 노출되는 경우는 장비 자체의 문제라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비파괴검사 자체가 기계 장치를 해체하지 않고 내부를 살펴보는 작업인데, 다양한 방법 중 방사선 장치를 사용하는 과정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안전 규정을 준수하지 않으면 방사능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으로는 방사선 관련 시설에 대한 비파괴검사 실시 과정에서 노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예를 들어 방사선을 이용한 암 치료기인 선형 가속기 등에 대한 비파괴 검사, 원자력 시설과 같은 방사능 노출 가능 발전 시설에 대한 비파괴 검사 과정에서 방사선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노출 위험이 크기 때문에 안전 기준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는 것이 비파괴검사 업무이다.

KINS 관계자는 "다른 업체의 경우 연간 기준치를 넘게 될 경우에만 정밀 조사를 실시하나 비파괴검사업체 종사자의 경우 연간 기준치에 못미치더라도 평균보다 많은 양이 검출되면 정밀 조사를 실시한다"면서 비파괴검사 종사자에 대해 각별히 신경쓰고 있음을 밝혔다.

양이원영 국장 또한 "비파괴검사 업체의 문제는 방사선을 너무 많이 사용한다는 것"이라며 사용 자제를 촉구했다.

▶비파괴검사란? 공업제품 내부의 기공이나 균열 등의 결함, 용접부의 내부 결함 등을 제품을 파괴하지 않고 외부에서 방사선을 이용해 검사하는 방법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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