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여야 산다 #물 ④] 물 사용·폐수 방류 획기적으로 줄인 착한 기업들
[줄여야 산다 #물 ④] 물 사용·폐수 방류 획기적으로 줄인 착한 기업들
  • 이한 기자
  • 승인 2020.06.24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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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하는 물 줄이고 방류하는 물 양과 질 철저하게 관리
삼성전자 “방류하는 물은 법적 기준치보다 더 엄격”
SK하이닉스 “실시간 정보 통한 효율적인 수자원 관리”
하천 생태계 관리도 꼼꼼...방류수로 인한 생태변화 없다

역사 이래로 인류는 늘 무언가를 더하기 위해 살아왔습니다. 과거보다 더 많은 자본, 나아진 기술, 늘어나는 사업영역에 이르기까지, 미지의 분야를 개척하고 예전에 없던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며 문명을 발전시켰습니다. 그 결과, 인류는 번영을 이뤘습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지구의 건강이 위협받기 시작했습니다. 인류가 무언가를 많이 사용하고 또 많이 버릴수록 지구에 꼭 필요한 자원과 요소들은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열대우림이 줄어들거나 빙하가 녹고 그 과정에서 생태계의 한 축을 이루던 동물과 식물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더하기가 아니라 빼기에 주목해야 합니다. 적게 사용하고 덜 버려야 합니다. 에너지나 자원을 덜 쓰고 폐기물이나 쓰레기를 적게 버리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환경적인’ 일입니다. 인류는 무엇을 줄여야 할까요. 줄여야 산다 네 번째 시리즈는 폐수 발생 줄이고 물 순환 선도에 앞장선 착한 기업 이야기입니다 [편집자 주]

환경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국내 댐 안전점검에 무인기(드론)를 본격 활용해 인공지능(AI) 기반의 ‘댐 스마트 안전관리체계’를 단계적으로 구축한다. (한국수자원공사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기업이 물 사용량을 줄이는 것은 크게 두가지 이슈다. 제품의 원료로 사용되는 물을 줄이는 것, 그리고 설비 등에 투자해 버려지는 물의 양을 줄이는 등 물 순환 구조를 개선하는 방법이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기사 속 특정 내용과 관계없음. (한국수자원공사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물 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물 없이 살 수 있는 동물도 없다. 문제는 그것뿐만이 아니다. 제품을 만드는데도 대부분 물이 필요하다. 물 자체가 제품의 원료인 경우도 있고, 생산 과정에서 물이 필요할 수도 있고, 열을 식히는 등 여러 과정에서 물을 사용하고 폐수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래서 거의 대부분의 기업은 물이 필요하다.

기업이 물 사용량을 줄이는 것은 크게 두가지 이슈다. 제품의 원료로 사용되는 물을 줄이는 것, 그리고 설비 등에 투자해 버려지는 물의 양을 줄이는 등 물 순환 구조를 개선하는 방법이다. 최근 해외 뷰티업계 등에서는 물을 사용하지 않은 제품을 만들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가루 또는 고체 형태로 만들거나 물 대신 약간의 오일 등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영국의 한 시장조사기관에서는 2025년까지의 뷰티 트렌드를 전망하면서 “물은 새로운 사치”라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많은 소비자가 이를 인식하면 브랜드는 물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제조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특정 업계에 국한된 전망이지만, 산업이 물을 어떤 시선으로 다뤄야 하는지에 대한 힌트다.

물을 줄이기 위해 국내 기업들은 어떤 활동을 하고 있을까. CDP에서는 최근 물 분야 모범 사례를 발표한 바 있다. CDP는 국제 비영리기관으로 전 세계 금융투자기관 위임을 받아 주요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기후변화와 물, 삼림자원 등 글로벌한 환경 경영정보를 요청하는 프로젝트다.

당시 물 분야에서는 SK하이닉스와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포스코,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본지에서는 앞으로 해당기업 지속가능성보고서 등을 통해 물 절약과 환경보호 관련 활동을 소개할 계획이다. 이번 기사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사례를 소개한다.

◇ 삼성전자 “방류하는 물은 법적 기준치보다 더 엄격하게 관리”

삼성전자는 자사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통해 수자원 관리와 수자원 리스크 관리 방안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한 바 있다. 해당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수자원 관련 이른바 ‘3R’(Reduce, Reuse, Recycle) 활동과 방류수 모니터링 등을 통해 원단위 용수사용량 목표인 50톤/억 원 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각 사업장별 용수 사용량을 핵심성과지표로 선정하고 연간목표를 수립해 관리한다.

삼성전자는 세계식량농업기구와 세계지속가능 발전기업협의회(WBCSD), 세계자원연구소의 수자원 관리기법을 적용해 글로벌 제조사업장의 수자원 리스크를 모니터링하고, 수자원 관리 전략을 수립했다.

우선 리스크를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 사업장이 위치한 국가 중 물부족 국가는 5개국(13개 사업장)으로 파악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용수 공급경로를 이중화하고 취수 저장소를 갖춰 수자원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용수 재이용율을 높이기 위해 각 사업장별로 수자원을 오수, 폐수, 공정용수, 초순수 항목으로 분류하여 관리하고 매월 각 법인의 수자원 항목별 재이용량은 글로벌녹색경영 시스템에 입력하여 관리하고 있다. 재이용량은 취수량에서 방류량, 증발량, 손실량을 제외해 산출했다.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방류수는 사내외 처리시설을 이용하여 안전하게 처리하고 있다. 특히 사내 처리시설을 이용하여 하천에 직접 방류하는 경우에는 법적 기준치보다 더 엄격한 사내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 삼성전자 사업장 근처 하천에는 천연기념물 수달도 산다?

삼성전자 기흥·화성캠퍼스에는 ‘그린동’이라 불리는 폐수 정화시설이 있다. 반도체 공정에서 사용한 물을 6가지로 분류해 단계별 공법·기술을 적용해서 정화한다.

물 정화 공정은 크게 미생물을 이용한 생물학적 처리, 화학적 처리, 필터를 이용한 물리적 처리로 나눠지며, 오염물질을 단계적으로 걸러낸다. 위와 같은 처리 과정을 거쳐 깨끗해진 물은 방류수조에 모여 한꺼번에 방류된다. 하천에 방류되기 전, 한국환경공단이 관리하는 TMS로 실시간 수질이 분석·관리 된다.

삼성전자는 배출 물질에 대한 원격 감시 체계를 갖춰 24시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있으며, 방류수에서 측정된 값이 만약 기준치를 초과하면 즉시 방류를 중단시키는 시스템도 존재한다.

또한 삼성전자 평택사업장은 용수 사용시설을 최적화하고 공정운영을 효율화해 일 평균 용수 사용량을 1,124톤 절감했다. 기흥·화성사업장은 초순수 공정설비 계통을 정비하고 고효율 기술을 적용했다. 아울러 통합감시시스템을 보완해 일 평균 초순수 사용량을 599톤 줄였다. 마지막으로 수원사업장은 지하수 사용처를 사업장 관리를 위한 조경용수, 소방용수, 각 대형건물의 화장실 용수로 확대해 일 평균 용수 사용량을 579톤 절감했다.

이런 노력 덕분일까. 최근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인근 오산천에서 천연기념물 수달 2마리가 발견돼 화제가 됐다. 멸종위기 천연기념물이 도심 근처 하천에서 발견된 것은 이례적이다. 삼성전자 사업장의 엄격한 수질관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여러 과정을 거쳐 깨끗해진 물은 방류수조에 모여 한꺼번에 방류된다. 하천에 방류되기 전, 한국환경공단이 관리하는 TMS로 실시간 수질이 분석·관리 된다. (삼성전자 뉴스룸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삼성전자는 여러 과정을 거쳐 깨끗해진 물을 방류수조에 모아 한꺼번에 방류한다. 하천에 방류되기 전, 한국환경공단이 관리하는 TMS로 실시간 수질이 분석·관리 된다. (삼성전자 뉴스룸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SK하이닉스 “실시간 정보 확인 통한 효율적인 수자원 관리계획 수립”

SK하이닉스도 지속가능성보고서를 통해 수자원 관련 내용을 자세하게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환경보호를 위한 ‘2020 에코비전’의 주요 5개 과제 중 하나로 ‘수자원관리’를 선정하고 관련 활동을 벌여왔다.

2018년에는 용·폐수 절감 TF를 확대 적용했고 방류수 재활용시설을 구축했으며 2019년에는 용수 약 3.5만톤 재활용 달성이라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아울러 오는 2022년에는 용수 재활용 확대 및 폐숴리 고도화를 실현하고 연간 2000만톤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반도체 산업의 특성 및 제품 수요량 증가로 인해 용수사용량, 폐수처리량, 오염물질 총량 증가 등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SK하이닉스는 리얼타임 데이터베이스 기반 정보 확인을 통한 효율적인 수자원 관리계획을 수립하고 안정적인 공급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용·폐수의 사용량 절감 및 재활용량 증가를 위한 전사 TF를 구성해 용수 재활용 6.2만 톤 달성을 목표로 세웠고 나아가 폐수 재이용량 증가 및 용·폐수 절감 TF를 통해 수요처별 용수 사용량 절감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취·정수장 운영, 수자원공사와의 업무 교류를 통해 안정적인 용수를 확보할 계획이다.

하아닉스 이천사업장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용수사용량 및 폐수배출량 대응을 위해 용·폐수 절감 TF를 구성해 생산 공정 및 대기방지시설, 공조설비와 같은 대량 수요처의 용수 사용량 절감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 2018년부터 용·폐수절감 TF를 운영해 제조 장비 운영 시 발생하는 불필요 용수 사용량을 절감 중이며, 2019년에는 각 수요처의 용수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기존 대비 높은 기준을 적용해 약 4만 톤의 폐수를 재활용했다. 당시 SK하이닉스는 보고서에서 “이를 통해 안정적인 용·폐수 인프라 운영이 가능하며, 안정적인 반도체 생산라인 가동 및 최적의 운영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힌 바 있다.

◇ 하천 생태계 관리도 꼼꼼...방류수로 인한 생태변화 없다

우시 사업장은 반도체 제조 공정 내 안정적인 물 공급관리 및 수자원 부족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SK하이닉스로 공급되는 수자원 현황을 관리한다. 또한, 2008년부터 더바우사와 중수 공급 계약을 체결해 용수 재활용률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다.

지난 2018년에는 우시 사업장의 2공장, C2F의 투입에 따라 중수 사용량이 증가해 재활용 중수를 일일 1만 700톤 사용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용수 확보와 함께 폐수 재이용량의 적용 대상을 확대해 지속적으로 폐수배출량을 절감할 계획이다.

충칭사업장은 수질 관리 개선 및 원 단위 관리 개선을 통해 폐수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WWT 환경 분석실은 폐수의 5가지 항목에 대해 총 10곳에서 하루에 2회씩 자체 측정한다. 또한, 폐수 수질 기준을 전제로 하여 생산량 및 폐수배출량 등을 분석하고 화학약품의 사용량 및 원단위를 관리한다.

지난 2019년에는 부유물질 사내 기준을 100mg/L에서 20mg/L로 강화해 폐수배출량을 감축시킨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SK하이닉스는 “충칭사업장은 폐수 수질을 실시간 모니터링하여 수질변화에 즉각 대응하며, 분석실 정기 실험을 통해 최적의 약품 사용량을 조절하고, 그 결과 2017년 대비 2018년에 폐수 처리 비용을 줄였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19년에는 원단위 처리 비용이 늘어나지 않는 조건 하에, PAC 품질 향상을 통한 폐수 수질의 부유물질 농도를 개선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수생태계 보존 활동에도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천사업장은 상수원 수질보전 지역에 위치해 엄격한 배출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이에 전용 폐수처리 플랜트를 통해 유해물질을 안전수준 이하로 운영하며, 물벼룩 대상 생태 독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생태 독성 검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7년과 2018년 SK하이닉스의 방류수로 인한 유역하천 수생태계의 변화는 없었다. 이천사업장은 2019년 수생태계 보존을 위한 자체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와 더불어 앞으로도 직간접 데이터 수집을 통한 영향분석과 지속적인 모니터링 및 환경영향 감시를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지구의 대부분은 물이다. 하지만 인간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물은 그 중에서 매우 적은 비율에 불과하다. 물 없이 살 수 있는 인간이나 동물은 없으며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물은 꼭필요하다. 이론적으로라면 쓰레기를 지구 밖에 내다 버릴 수 있을지라도 우주에 있는 물을 지구로 가져오는 방법은 없다. 물 사용량을 줄이고 버려지는 물의 양과 질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이유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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