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 시장 위축으로 5년 연속 영업손실
24일까지 인수의향서 받은 후 본입찰

미스터피자 방배본점/그린포스트코리아
미스터피자 방배본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최빛나 기자] 프랜차이즈 피자 브랜드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이 M&A(인수ㆍ합병)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정우현 전 회장이 창업한 지 30년 만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MP그룹은 전날 매각주관사 삼일PwC를 통해 경영권 매각을 공고했다. 정 전 회장과 아들 정순민 씨가 보유한 지분 각 16.78%를 포함해 특수관계인이 가진 MP그룹 보통주(구주) 48.92%(3953만931주)를 인수하고, 추가로 제3자 배정 신주 발행 방식으로 200억원 이상 이 회사에 유상증자하는 조건이다.

90년대 초에 시작한 미스터피자는 당시 국내에서 볼 수 없었던 피자를 선보이는 등 과감없는 시도에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또 반도체회사까지 인수하면서 우회성장까지 도모했다. 이에 중국 미국 등 해외시장개척에도 나서면서 사업다각화에 힘주고 나섰다.

하지만 2010년대 이후 가맹점 갑질 논란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면서 타격을 받기 시작했다.

피자에 공급하는 치즈를 정 전 회장 가족이 운영하는 회사에서 비싼 값에 공급해 ‘통행세’를 받았다는 내용 등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소비자들 다수가 등을 돌렸다. 이에 2017년 7월 정 전 회장이 150억원 규모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구속기소되면서 결정타를 입었다. 이 사건으로 상장 적격 여부 실질심사가 시작되면서 주식 거래는 3년 가까이 멈춰 있다.

또 코로나19가 생활 속 거리두기로 확산되자 외식은 줄어들고 배달 시장으로 소비 트랜드가 바꼈다. 이에 배달카테고리 내 피자경쟁이 치열해졌다. 경제불황 장기화로 소비위축까지 더 하면서 가성비 좋은 피자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었기 때문. 전문가들은 "이 안에서 미스터피자가 바로 대응하지 못했던 것이 가장 큰 리스크가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가정간편식(HMR) 시장 성장 등의 영향도 피자 시장 위축에 영향을 줬다.

미스터피자 가맹점은 262곳(해외 포함 387곳, 2019년 기준)에 달하지만 별도 재무제표 기준 5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다.

한국거래소는 두 차례 MP그룹 상장폐지를 의결했지만 회사 측이 번번이 이의를 신청해 개선 기간을 받아냈다. 마지막 개선 기간 종료일은 지난 2월 10일이었다. 현재 코스닥시장위원회가 개선계획 이행 여부를 심의하고 있다. 정 전 회장 측은 회사의 재무상황을 개선하고 상장을 유지하기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 경영권 매각을 선택했다.

매각 측은 오는 24일까지 인수의향서(LOI)를 받아 적격 인수후보를 추린 뒤 조만간 본입찰을 할 예정이다. 매각 측이 희망하는 가격은 유상증자 금액을 제외하고 수백억원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업계에서는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 브랜드를 인수할 기회인 만큼 관심을 가지는 투자자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린포스트코리아와의 통화에서 “피자나 햄버거 등 패스푸드 관련 프랜차이즈 업계가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질 것"이라며 "미스터 피자의 매각으로 다른 업계들도 눈치를 보는 중이다. 코로나 이후 치열해진 외식업계의 경쟁 탓에 너도나도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얼마에 팔릴 지 모두 주목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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