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5일은 ‘세계 환경의 날’입니다. 여러분은 환경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요. 지금의 아이들 세대가 중장년이 되어서야 마주할 미래의 숙제라고 생각하나요? 아니면 중요성은 잘 알지만 스스로 실천하려니 불편하거나 귀찮아서 뒤로 미뤄두고 있나요?

미국 생태학자 폴 셰퍼드는 환경 문제에 대해 “우리는 물에 완전히 빠질 때까지 거의 몇 인치만 남겨둔 채 머리만 간신히 내밀고 있다”라고 비유했습니다. 여러 편의 환경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프랑스 작가 시릴 디옹은 “앞으로 인류에게 닥칠 일에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다면 당신은 순진한 낙관주의자거나 무모하게 용감무쌍한 자”라고 경고했습니다.

환경과 지구를 위해 지금의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그린포스트코리아가 환경의 날을 맞아 인류의 숙제를 짚어봅니다. 환경에 관한 대한민국 소비자들의 인식을 점검하고 그동안 지구가 인류에게 보낸 수많은 경고를 돌아봅니다. 환경을 지키기 위해 사람과 기업들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도 소개합니다. 1년에 하루만 날 잡고 생각할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늘 가슴에 새겨야 할 가치들입니다. [편집자 주]
아이들이 지구에게 보내는 편지 전문/그린포스트코리아
아이들이 지구에게 보내는 편지 전문/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최빛나 기자] 기자는 환경의 날을 맞이해, 알리고 싶은 취지 아래 주위 사람들에게 "환경의 날에 대해 아세요?"라는 질문을 해봤다. 대부분 모르고 있었다. 소수의 아는 사람들도 정확한 날짜(6월 5일)보다 포털 사이트나, 뉴스 등을 통해 대충 흘려들은게 전부. 환경의 날이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엔인간환경회의에서 국제 사회가 지구환경 보전을 위해 공동 노력을 다짐하며...어쩌고 저쩌고...그 날이 '어떻다'고 설명해도 귀담아 듣지 않았다.

반대로 어린이들에게 물어봤다.

어린이들의 시선에서 "5월 5일은 무슨날이죠?"라는 질문을 먼저 했다.

"어린이날이요"
 
"그럼 한달 뒤인 6월 5일은 무슨날일까요?"
 
"무슨 날이예요?"
 
"환경의 날이예요. 환경의 날 알아요?"
 
이 세마디 했을 뿐인데, 앞서 어른들과 다른 반응이 나왔다. 아이들은 봇물 터지듯 수많은 질문을 해왔다. "환경의날이 언젠데요?", "환경의 날은 뭘 하는 날이예요?", "TV에서 본 고래 살려주는 날이예요?", "오늘은 그럼 물 안쓰는 날이예요?", "지구가 아파요?", "온도가 올라간다고 했는데 그럼 우리도 불나요?", "오늘은 홍수랑 가뭄이 없는거예요?"라는 등 (더 많은 질문이 있었다) 생각과 달랐던 반응에 기자는 적잖이 당황했다. 

이에 아이들에게 '환경의 날'을 '어떻게' 기억하게 해줄까? 라는 고민을 깊게 해봤다. 스웨덴의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엔인간환경회의...같은 진부한 정의 말고 아이들 개개인만의 특별한 환경의날을 만들어줘 기억하고 추억하게 해주고 싶었다. 그 기억이 오래가고 특별하다면 어른이 되서 누군가에게 당당히 환경의 날은 '이런'날이라고 정확하게 말할 수 있겠지. 라는 생각에 준비해봤다.

먼저 부모들에게 이 글을 읽어 주라고 부탁 했다. 

# 오늘 날 펭귄, 고래, 거북이 같은 동물과 민들레, 진달래 같은 식물들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어요. 환경오염으로 숲이 파괴됐고 무분별한 사냥과 낚시 등으로 해마다 3만 여종의 생물들이 사라지고 있어요. 이러다가는 (빛나)가 20살이 되면 (빛나)가 좋아하는 고래를 볼 수 없게 될 수도 있어요.

온난화 때문에 지구가 점점 따뜻해지고 있어요. 이산화탄소 같은 온실 기체가 하늘로 올라가 지구를 둘러싸는 바람에 대기의 열이 우주 공간으로 나가지 못하여 지구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는 거예요. 이를 '지구 온난화'라고 해요. 지구 온난화를 막으려면 석탄이나 석유 같은 화석 연료의 사용을 줄이고 바람, 전기, 태양열 등을 이용해서 에너지를 개발해야 한대요.

급격하게 늘어난 인구로 식량, 물, 에너지가 부족하데요. 이 많은 인구를 위한 물과 식량, 에너지 등등 과연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빛나)가 버리는 쓰레기는 빗물에 휩쓸려 지하수와 바닷물까지 오염시켜요. 그래서 그 물을 마시고 먹는 고래와 펭귄, 거북이가 다치는거예요. 오늘날 전 세계에 있는 반 이상의 강들이 심하게 오염되어 있답니다. 쓰레기를 정말 잘 버리지 않는다면 몇 년안에 더욱 바다와 강은 아파할 거예요.

송어나 하루살이의 유충이 살고 있으면 물이 깨끗하다는 거예요. 반대로 물이 오염되었다는 것을 나타내는 벌레들도 있답니다.

농촌에서 울타리를 뽑거나 경작지를 다시 만들게 되면 땅이 깎이거나 좁고 험한 골짜기가 생기기도 합니다. 또 강물을 불어나게 해서 큰 재난(홍수와 가뭄)이 일어나기도 하지요.

위와 같은 아픈 문제점들을 지구는 혼자 견디고 있어요. 어린이날 하고 딱 30일만 자면 환경의 날이예요. 엄마가 (빛나)를 생각하듯 (빛나)는 지구를 생각하는 날이예요. 지구는 뜨거워지고, 아파지고, 상처가 나도 (빛나)를 위해 아픔을 견디고 있는 것같아요. 하루라도 (빛나)가 아픈 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기억해야 겠죠? 자, 우리 그럼 지구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지구에게 편지를 한번 써볼까요?

물론 부모들은 위의 내용을 나이, 성별에 맞게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읽어 줬다고 했다. 이후 내용을 듣고 어떤 방법이든 아이들이 실천하려고 하는 행동을 그대로 영상이나 사진으로 담아 달라고 했다. 아이들의 반응을 보고 기자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에 아래는 아이들이 지구에게 보내는 편지 전문이다.
 
이가온 6세 삼성숲유치원 / 이라온 3세 언니껌딱지
이가온 6세 삼성숲유치원 / 이라온 3세 언니껌딱지

#  이가온 6세 삼성숲유치원 / 이라온 3세 언니껌딱지

이가온: 지구가 아파요. 생명들도 아프니까 바다에 쓰레기를 버리지 말아주세요. 친구들도 그렇게 해줄거죠?

이라온: 언니와 같은 마음이예요.

최은서 6세 서초 YMCA 아기스포츠단
최은서 6세 서초 YMCA 아기스포츠단

# 최은서 6세 서초 YMCA 아기스포츠단

최은서: 물을 아껴쓰세요. 아니면 지구가 많이 아파요.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마세요. 지구가 많이 아픕니다. 최은서 기자 입니다.

길태인 6세 Goldilocks(미국 유치원)
길태인 6세 Goldilocks(미국 유치원)

# 길태인 6세 Goldilocks(미국 유치원)

길태인: 불을 안끄면 지구가 아파요. (불을 그럼 화장실에서 쉬야 하고 불을 끄고 나와야 겠네?) 어 맞아.

최정훈 9살 도농초등학교
최정훈 9살 도농초등학교

# 최정훈 9살 도농초등학교

최정훈: 지구야 아프게 해서 미안해 우리들은 지금 밖에 못나가지만 그거때문에 너는 치료가 되고 있다고 뉴스에서 봤어. 우리가 할수 있는일은 플라스틱 빨대 안쓰는 것 밖에 없어. 그래도 우리가 어른이 되면 너를 아프게 하지 않을게. 미안해.

서혜준 9살 평동초등학교, 서재아 2살 오빠 매니저
서혜준 9살 평동초등학교, 서재아 2살 오빠 매니저

# 서혜준 9살 평동초등학교, 서재아 2살 오빠 매니저

서혜준: 평동초등학교 2학년 1반 서혜준입니다.

지구가 점점 따뜻해지고 있어요. 이산화탄소 같은 온실 기체가 하늘로 올라가 지구를 둘러싸는 바람에 대기의 열이 우주 공간으로 나가지 못하여 지구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어요.

이를 '지구 온난화'라고 한대요. 지구 온난화를 막으려면 석탄이나 석유 같은 화석 연료의 사용을 줄이고 바람, 전기, 태양열 등을 이용해서 에너지를 개발해야 한대요. 어른들과  우리어린이들도  함께  지구를지켜요.

지구야  너를지켜줄께. 숲을 보호해야 해요  숲이 이산화 탄소를 흡수해서 주니까요.

쓰레기 분리수거를 잘해야 해요  쓰레기를 재활용을하게되면 오염을줄일수 있어요.

일회용품을  사용하면 안돼요 일회용품은 썩지않아서 자꾸 쌓이면 지구가 병이들어요.

우리모두  지구를지켜요.

서재아: 오빠말이 맞소!

아이들이 지구에게 보내는 편지에 대해 부모들은 "애가 갑자기 오늘 갑자기 하루 종일 불을 끄고 생활해 보겠데, 그래서 더워서 미치는 줄 알았어", "반찬을 남기지 않겠다고 싫어하는 반찬을 먹으려고 2시간을 먹더라", "빨대를 안쓰겠다고 음료를 마시다가 옷에 다 엎질렀지 뭐야", "쉬를 불을 끄고 싸겠다고 하더라니까?"라는 등의 아이들의 의아한 행동에 부모들은 모두 재미있어 했고 이런 기사를 종종 본인들에게 부탁해도 좋겠다는 반응을 기자에게 전해줬다.

기자는 아이들이 보내준 영상과 사진을 보고 왠지 모르게 한 동안 마음 한쪽이 많이 아려왔다. 반성문을 써야 하나 할만큼 마음이 조금 무거워졌다. 또 환경에 대해 다시한번 돌이켜 생각해 보게 됐다.

나는 (내가 아이들에게 한 질문 처럼) 환경과 아픈지구를 마주하며 마음과 몸으로 무엇을 느끼고 경험했나? 치유를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이 앞으로 미래 환경을 위해 중요하다고 생각하나? 그에 대해 실천하고 있나? 등의 여러 생각해봤다. 

기자를 포함해 어른들은 기후 변화, 탄소배출, 온도상승 등 환경문제에 대해 문제 의식은 갖고 있다.
 
그 문제는 항상 그렇듯 '최선의 노력'은 하지만 '최고의 실천'은 하고 있지 않은 것이 문제의 문제다. 나 또한 어쩔수 없이 쓰레기를 만들고, 탄소를 배출하며, 교통수단을 이용하고, 에너지 자원을 사용하며, 물을 낭비하고 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로인해 아픈 지구를 생각하면서도 막상 나는 환경을 생각하며 아껴야 될 순간이 '불편한'순간으로 오게 되면 망설여 지는 것이 아이들의 영상을 보면서 창피하고 한편으로는 머쓱해 졌다. 

감히, 2020년 어른들의 '환경의 날'은, 우리가 막연히 미래의 주역이라고 불렀던 아이들이 위와같은 지구를 지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을 보며, 응당 어른이 가져야 할 환경에 대한 책임감을 일깨워 주는 하루는 반성해야 하는 날로 기억해야 할 것같다.
 
 

vitnana2@gmail.com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