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2020년 5월 소비자물가 동향 발표
전년 동월 대비 0.3%, 전월대비 0.2% 하락

중국 관광객이 줄고 국내 소비자들이 외식과 여행을 줄이면서 산업의 활력이 둔화되고 있다. 사진은 평소 관광객으로 늘 붐비던 동대문 디자인센터 일대가 오가는 사람 없이 한산한 모습 (이한 기자) 2020.2.7/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달 소비자 물가지수가 8개월만에 하락했다. 저유가와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풀이된다. 사진은 지난 2월 중순, 평소 관광객으로 늘 붐비던 동대문 디자인센터 일대가 오가는 사람 없이 한산한 모습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지난달 소비자 물가지수가 8개월만에 하락했다. 저유가와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풀이된다. 소비자물가지수는 가구에서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구입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평균적인 가격변동을 측정한 지수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20년 5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3% 하락했다. 특히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석유류가격이 소비자물가를 –0.82%포인트(P) 하락시켰다.

소비자 물가지수 하락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저유가와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국제 유가가 지난해 배럴당 50~60달러 선이었으나 올해는 배럴당 20달러 선까지 떨어진 이후 작년의 절반 수준인 30달러 선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이 저물가에 영향을 미쳤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휘발유 등 석유류 가격이 떨어졌다.

여기에 거리두기가 이어지면서 외식과 여행 등 활동이 감소하며 서비스물가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전월보다는 0.1% 하락했다. 외식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0.6% 올랐는데, 이는 통상적인 상승률(약2%)에 미치지 못한다. 일부 지자체의 지방 공공요금 감면과 무상교육 확대 등의 영향도 있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달 소비자물가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석유류 가격 급락이었고 교육분야 정책 지원으로 공공서비스 가격이 하락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서비스물가 상승이 일부 둔화한 점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한 대형마트에서 쇼핑 하고 있는 소비자/그린포스트코리아
거리두기가 이어지면서 외식과 여행 등 활동이 감소하며 서비스물가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의 모습.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사진 속 장소와 제품 등은 기사 특정 내용과 관계없음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감 낮아질까?

부문별 동향을 보면 전월 대비 의류·신발(0.8%), 오락·문화(0.4%), 식료품·비주류음료(0.2%), 기타 상품·서비스(0.4%), 가정용품·가사서비스(0.4%), 주류·담배(0.1%)는 상승했다. 반면 통신(-0.1%), 교육(-0.2%), 주택·수도·전기·연료(-0.4%), 교통(-2.5%)은 하락했다. 보건, 음식·숙박은 변동 없다.

통계청은 “일반적으로 소비자물가변동 추이 및 국가 간 비교는 1년 전의 물가 변동인 전년동월비를 주로 이용하지만, 단기간 변동인 전월비도 고려하여 보라”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식료품·비주류음료(2.4%), 주택·수도·전기·연료(0.7%), 보건(1.6%), 음식·숙박(0.8%), 기타 상품·서비스(1.4%), 의류·신발(0.8%), 가정용품·가사서비스(0.6%), 주류·담배(0.3%)는 올랐다. 반면 통신(-0.7%), 오락·문화(-1.6%), 교육(-2.8%), 교통(-6.9%)은 하락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물가가 오르는 것이 나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경제가 성장하면 소비자물가는 일정 수준 상승하는 것이 보통다. 물가상승률이 낮은 상태가 이어지면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져 경제 주체들이 경제 활동을 자제하는 경향도 있다.

일각에서는 소비자물가 총지수 상승률과 체감물가상승률이 다르다는 의견도 제시한다. 이에 대해 통계청은 “소비자물가는 선정된 대표품목(2015년 기준 460개)의 가격변동을 가중평균하여 산출되지만, 체감물가는 개별가구별로 구입하는 특정품목의 가격변동에 영향을 받는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주거 난방부문을 보면, 소비자물가에는 도시가스, 지역난방, 등유 등이 모두 포함되지만, 개별 가구는 이 중 하나만을 사용하므로 체감난방비가 다를 수 있다. 이 밖에도 체감물가는 구입 빈도, 비교 시점, 가격상승품목에 보다 민감한 심리적 요인 등에 의해 달라지기도 한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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