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라면 광고 / 유투브 캡쳐
미국 신라면 광고 / 유투브 캡쳐

[그린포스트코리아 최빛나 기자] 한국 라면이 전 세계에서 각광받고 있다. 미국은 신라면에 치즈를 넣어 먹는 등의 레시피를 개발해 인기를 끌고 있고 호주는 유명 셰프가 신라면을 이용해 신메뉴를 개발 하고 나섰다. 특히 해외 소비자가 농심 라면을 자신만의 레시피로 즐기는 ‘모디슈머(Modisumer)’ 트렌드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이에 주춤했던 국내 라면 시장이 해외에 힘입어 새롭게 급 부상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라면은 말 그대로 노났다. 코로나19로 집콕족이 늘어서 라면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었고, 올해 2월 기생충으로 짜파구리 열풍을 톡톡히 봤다.

대표적으로 최근 미국에서는 매운 신라면을 덜 맵고 부드럽게 즐길 수 있는 ‘치즈 신라면’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신라면 위에 치즈를 얹어 먹는 레시피가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되자 미국 동부 기반의 대형마트 크로거는 신라면과 치즈를 판매대에 함께 진열하고, 시식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해외 수출 관련 업계 관계자는 그린포스트코리아와의 통화에서 "미국사람들이 한국 라면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면서 라면이 식사가 되버렸다"며 "코로나19확산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매운것을 잘 먹지 못하는 미국인들은 치즈를 넣는 등 본인에게 맞는 레시피를 개발해 먹는 게 유행이 되고 누들트렌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에선 유명 레스토랑 ‘벨스 핫 치킨’을 운영하는 마스터 셰프 모건 맥글론이 올 1월 농심에 컬래버레이션을 제안했다. 스스로 신라면과 안성탕면이 ‘솔푸드’라고 말하는 그는 신라면 스프를 활용한 프라이드 치킨을 비롯해 신라면과 안성탕면을 이용한 ‘치킨라면’ 등 퓨전 메뉴를 개발했다. 해당 메뉴가 공개된 날 현지 소비자들이 100m가량 줄을 서 1시간 이상을 기다렸다. 이 같은 일이 화제가 되며 현지 매체를 통해 보도되기도 했다. 벨스 핫 치킨은 농심과의 협업 메뉴 행사를 6월에도 진행할 계획이다.

베트남에서도 영화 기생충이 인기를 끌며 영화관과 대형마트에서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알리는 행사가 이어졌다. 이에 베트남 현지 대형마트 관계자가 ‘농심 라면이면 무엇이든 좋으니 최대한 많이 입점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해외시장에서 라면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 농심은 그야말로 파티다. 농심의 1분기(1∼3월) 해외 라면 매출은 지난해 1473억 원에서 올해 1998억 원으로 35.6%나 증가했다.

라면 시장 규모가 2조 원대로 수년째 침체된 국내에서도 농심 라면은 새로운 변화를 이뤄내고 있다. 국내 농심 라면 매출이 1분기 2863억 원에서 3352억 원으로 17.15%나 늘어난 것.

코로나19영향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식료품 구매가 같이 증가한 영향도 있지만 1분기 농심의 매출 증가는 다른 라면을 취급하는 기업과 비교해 봤을 때도 높은 수준이다.

농심 측은 최근 라면을 활용한 방송 콘텐츠가 늘어나는 가운데 신라면 안성탕면 너구리 짜파게티 등 장수 브랜드 매출이 크게 증가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라면을 다양한 방식으로 끓여 먹을 수 있는 ‘재미’ 요소를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맛이 보장된 전통 브랜드 상품의 활용도가 높아진 것이다. 짜파게티와 너구리의 국내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32.5%, 39.8% 올랐고, 안성탕면(47.2%)과 신라면(17.3%)도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농심 관계자는 “국내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되면서 내수는 조금 잦아들고 있지만 해외는 성장세가 유지되고 있어 다음 분기 실적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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