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키워드 속 환경 ⑤] 소유 줄이는 ‘공유경제’...에너지 사용·폐기물 배출도 줄일까
[트렌드 키워드 속 환경 ⑤] 소유 줄이는 ‘공유경제’...에너지 사용·폐기물 배출도 줄일까
  • 이한 기자
  • 승인 2020.05.20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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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 줄이면...생산·소비·폐기 과정 모두 축소 기대
공유 플랫폼 확대 이면, 의외의 환경 영향도 존재?
비효율적인 소유에 대한 해법, 폭넓은 전환 필요

국내 유명 포털사이트 뉴스란에 ‘환경’이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기사가 1천만건 이상 쏟아집니다. 인기 K-POP그룹 BTS(방탄소년단) 이름으로 57만건, ‘대통령’ 키워드로 890만건의 기사가 검색(4월 13일 기준)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환경 문제에 대한 세상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환경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일회용품이나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자고 입을 모읍니다. 정부와 기업은 여러 대책을 내놓고, 환경운동가들은 ‘효과가 미흡하다’며 더 많은 대책을 요구합니다. 무엇을 덜 쓰고 무엇을 덜 버리자는 얘기도 여기저기 참 많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생활 습관과 패턴은 정말 환경적으로 바뀌었을까요?

‘그린포스트’에서는 매주 1회씩 마케팅 키워드와 경제 유행어 중심으로 환경 문제를 들여다봅니다. 소비 시장을 흔들고 SNS를 강타하는 최신 트렌드 이면의 친환경 또는 반환경 이슈를 발굴하고 재점검합니다. 소비 시장에서의 유행이 환경적으로 지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짚어보는 컬럼입니다. 다섯 번째 주제는 한 번 생산된 제품을 여럿이 함께 나눠 쓰는 ‘공유 경제’입니다. [편집자 주]

공유경제는 그동안 꾸준히 성장해왔다. 이웃이나 지인끼리 개인적으로 돌려쓰는 형태에서 벗어나 글로벌 기업들의 각축장이 됐다. 자동차와 숙박공간에서 시작된 공유경제는 옷과 책, 장난감, 공구, 액세서리 등으로 다양해졌다. (그래픽: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공유경제는 꾸준히 성장해왔다. 이웃이나 지인끼리 개인적으로 돌려쓰는 형태에서 벗어나 글로벌 기업들의 각축장이 됐다. 자동차와 숙박공간에서 시작된 공유경제는 옷과 책, 장난감, 공구, 액세서리 등으로 다양해졌다. (그래픽: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공유경제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필요 이상으로 소유하지 말고 여럿이 나눠 효율적으로 쓰자는 취지다. 2008년 미국 하버드대 법대 로런스 레식 교수가 처음 쓴 단어로, 대량생산과 대량소비가 이어지는 20세기 자본주의 경제의 여러 대안 중 하나로 주목 받았다. 

제품이나 서비스, 또는 생산설비 등을 개인이 소유하면서 독점하지 말고 서로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만큼만 나눠쓰자는 의미다. 쉽게 말하면 승용차를 여러가구가 각각 소유하지 않고 한 대를 가지고 필요할 때마다 나눠쓰는 형태다. 지출을 줄이고 환경을 지키는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하나의 사회운동으로도 확대된 바 있다. 레식 교수는 공유를 통해 자산의 가용성을 높이고, 소유비용 부담을 덜면 경제 성장을 촉진하고 지속가능성을 구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리 있는 얘기였고 실제로도 이뤄졌다. 우버와 에어비앤비, 위워크 등 소위 ‘핫’했던 글로벌 기업 다수가 공유경제에 바탕을 두고 성장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소비습관과 사회 모습이 바뀌기 직전까지도 이 키워드는 경제와 산업 전반에 걸쳐 큰 주목을 받았다.

이웃이나 지인끼리 개인적으로 돌려쓰는 형태에서 벗어나 글로벌 기업들의 각축장이 됐다. 자동차와 숙박공간에서 시작된 공유경제는 옷과 책, 장난감, 공구, 액세서리 등으로 다양해졌다. 조리공간이나 작업실, 물류창고 등도 나눠쓰기 시작했다. 포토그래퍼들 사이에서는 스튜디오를 공유하는 사례가 늘었고 세계 최대 물류 업체 중 하나인 DHL은 자사 창고 공유 플랫폼 ‘space’ 서비스를 출시했다.

확대를 거듭하던 공유경제 시장은 코로나19로 적잖은 영향을 받았다. 거리두기가 이어지면서 타인과의 접촉을 줄이는 게 일상화됐고 이동과 여행이 줄면서 차량공유나 숙박공유 등도 줄었다. 감염 우려와 방역 여부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공간을 공유하는 경향에도 일부 제동이 걸렸다. 소비 활동의 전반적인 위축도 공유경제에 영향을 미쳤다.

일각에서는 “구독경제는 코로나 사태로 반사이익을 얻은 반면, 공유경제는 어려움을 겪는다”고 평가한다. 방역 및 의료 전문가들은 ‘코로나 이전의 세상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언급까지 하는 상황이어서 공유경제의 성장세가 어떤 방식으로 이어질 것인지 궁금해하는 시선도 많다.

◇ 소유 줄이면...생산·소비·폐기 과정 모두 줄어들까

그러나 공유경제 모델은 여전히 주목할만한 가치가 있다. 두 가지 이유다. 첫째는 그 역사가 길다. 이미 인류의 소비습관에 공유경제가 뿌리 깊게 스몄다. 공유경제라는 단어가 유행하기 전에도 사람들은 여행지에서 차를 빌려 탔고 리스를 통해 ‘내차 인 듯 내차 아닌 내차 같은 차’를 몰았다. 집값이 비싼 도시에서는 룸메이트끼리 월세를 나눠냈다. 효율성 측면에서 이미 가치를 인정 받았다는 의미다.

이론상 공유경제 체제에서는 기존과 같은 소득으로 더 많은 풍요를 누릴 수 있다. 승용차를 예로 들면, 만일 차를 매일 운전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차를 소유하지 않고 공유함으로서 더 적은 비용으로 같은 풍요로움을 누릴 수 있다.

또 하나는 환경적인 이유다. 모든 사람이 각자 소유하지 않고 나눠 사용하는 과정에서 에너지 사용을 줄일 수 있고 폐기물 배출이 줄어드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환경적인 소비에 대한 관심, 효율적인 지출에 대한 요구가 여전하므로 공유경제의 힘을 무시할 수 없다.

레이첼 보츠먼 옥스퍼드대 초빙교수는 자신의 저서 <위 제네레이션>에서 “우리는 노트북을 구입하면 2년 쓰고 바꾸지만 그 대가로 노트북 무게의 4000배에 달하는 쓰레기를 만든다”고 지적했다. 물론 노트북을 공유하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많지 않겠으나, 중복되는 소비를 줄이고 제품의 생산과 소비, 폐기 과정에서 쓰는 에너지와 폐기물을 덜자는 의미로 보면 귀 기울일 얘기다.

◇ 공유 플랫폼 확대 이면, 의외의 환경 영향 존재?

공유경제가 과잉 생산을 줄이고 쓰레기 양도 함께 줄일 수 있다는 시선은 예전부터 꾸준히 있었다. 신은종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난해 본지 취재에서 “산업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소비 대중을 만들고 대중들이 소비하도록 욕망을 부추김으로써 자본주의가 돌아갔다. 과잉생산에 따라 자연파괴가 일어나고 자연을 낭비하는 구조”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면서 “이렇게 불필요한 욕망을 부추기고 남는 건 쓰레기뿐이었고 또 그 쓰레기를 처리하면서 사회적 비용이 추가로 발생했다”라고 진단했다.

신 교수는 이어서 “산업자본주의가 가진 환경 파괴적이고 쓰레기를 양산하는 사회와 작별하기 위해서는 사람들 간의 신뢰에 의한 사회적 자본이 기반이 돼야 한다”고 말하면서 “내 것 아니면 남의 것이라는 사유재산 개념을 넘어 ‘우리 것’이란 공통의 관념을 엮고 함께 축적하는 과정을 의미한다”라고 덧붙인 바 있다.

그렇다면 공유경제는 효율성 측면에서, 또 환경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만 가져올까. 생산되는 제품 수가 줄어든다고 가정하면 그 과정에 투입되는 에너지를 줄일 수 있다는 가정은 가능하다.

하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 짚어볼 부분도 있다. 차량공유 서비스를 둘러싸고 사회적 논의가 이어질 때, 한 환경운동가는 “승용차를 공유하자는 취지는 환경적으로 보이지만, 플랫폼 확대를 위해 많은 경유차를 투입하는 것이 과연 환경적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승용차를 구입하지 않고 공유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 한 명의 사례로는 환경적이나, 전체적으로 자동차 생산이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시선이다.

5일 고농도 미세먼지가 자욱한 국회 둔치주차장 모습.(박소희 기자)/2019.03.06/그린포스트코리아
도시에는 매일 수 많은 자동차가 달린다. 이 자동차들은 대부분 휘발유나 경유를 태워 연료로 사용하고 운전자 혼자 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유 자동차를 많이 투입한다면 경제적이나 환경적으로 어떤 효과가 있을까? 사진은 국회 주차장 모습.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 비효율적인 소유에 대한 문제의식, 폭넓은 전환 필요

해외 사례에서 비슷한 예를 찾아보자. 공유경제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아니지만 소유에 대한 개념을 생각해볼 수 있는 사례다.

폭스 페너 보스턴대학 ‘지속가능 에너지 연구소’ 소장에 따르면, 보스턴을 생활권으로 하는 사람은 약 450만명이고 최대 100만명의 사람이 통근을 위해 매일 자가용으로 이동한다. 보스턴에서 나오는 배출가스 대부분은 매일 도심을 오가는 차에서 나온다.

문제는 그 차들의 구성이다. 보스턴 전체 교통량의 약 70%는 자가용이고 대부분 내연기관 자동차이며 운전자 한 사람만 탑승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도시가 성장하고 인구가 늘어나면서 도로 위 차량 숫자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050년까지 보스턴 도로 위 차량 수는 현재 약 45만대에서 46만대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보스턴 운전자들은 연간 164시간을 도로 위에서 허비한다. 지하철이 촘촘하게 갖춰진 뉴욕(133)보다 상대적으로 긴 시간이다. 보스턴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위 내용은 지난해 3월 포르쉐 매거진에 공개된 바 있다. 탄소중립을 목표로 한 도시 노력을 다룬 기사다. 짚어볼 것은 ‘운전자 한 사람만 탑승한 채 매일 도시를 달리는 자동차’다. 해당 기사에서 내놓은 해법은 ‘공유’가 아니라 ‘전환’이다.

◇ 경제적·환경적 최적의 교집합을 찾는 게 숙제

컬럼에 소개된 대안은 대중교통, 이륜 구동, 멀지 않은 구간은 도보로 이동하기, 가능한 차를 사용하지 않는 것, 대중교통 이용료 할인, 자전거 도로 확장, 전기스쿠터 등을 통해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다만, 카셰어링 역시 그 해법 중 하나로 언급된다. 공유 역시 해법의 여러 갈래 중 하나로 함께 소개된다는 의미다.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차 운행을 감소시켜야 하고, 현실적으로 볼 때 ‘혼자 타고 도심을 달리는 차’가 그 문제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 지점에서 공유경제가 찾을 수 있는 해법은 분명히 존재하나, 공유경제만으로 모든 해법을 찾을 수는 없다. 결국 중요한 것은 생산과 소비의 밸런스다. 단적인 예로, 출퇴근 운전자들이 모두 카셰어링을 통해 ‘나홀로 운전’에 나선다면 환경적인 효과는 얼마나 있을까?

물론 공유 자동차가 경유나 휘발유 대신 미래 에너지를 사용한다면, 차량을 공유하는 운전자가 승용차를 매일 타지 않고 횟수를 줄인다면 환경적인 효과도 함께 기대할 수 있다. 이 지점에서 함께 따져보아야 할 것은 해당 플랫폼에 투입된 자동차의 숫자와 운행 횟수다. 

플라스틱 텀블러가 일회용컵보다 환경적이려면 일정 기간 이상 꾸준히 사용되어야 하는 것처럼, 공유경제 역시 환경적인 효과까지 기대하려면 생산되어 공유하는 제품의 전체적인 양 역시 중요하다. 플랫폼 확대 등을 위해 필요 이상의 제품이 추가 생산되면 생산 과정에서 오히려 환경 온실가스 배출 등의 환경 이슈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요즘 도심에는 시민들이 언제든 공유할 수 있는 제품들이 많다. 구입하지 않아도 누구나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가까운 곳에 많이 비치되어 있다. 그 제품들이 사용자를 기다리며 도시 곳곳에 여러개씩 쌓여있는 경우도 많다. 경제적으로, 또 환경적으로 최적의 교집합을 찾은 것인지 따져볼 문제다.

전동킥보드를 사용 후 편한 곳에 반납하면 된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매우 편리하지만 보행자 입 장에서는 불편한 요소가 되기도 한다. 사진은 서울 시내 횡단보도 앞에 주차된 전동킥보드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사진 속 브랜드 등은 기사 특정 내용과 관계없음 (사진:공민식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시민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전동킥보드가 서울 시내 한 도로 횡단보도 앞에 놓여있는 모습. 소비자들이 편리하게 공유할 수 있는 수량과, 필요 이상으로 너무 많이 쌓이지도 않는 '최적의 교집합'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사진은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사진 속 브랜드는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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