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여야 산다 #쓰레기 ⓛ] ‘미션 임파서블’ 그 후...달라진 쓰레기 문화, 두 달간의 기록
[줄여야 산다 #쓰레기 ⓛ] ‘미션 임파서블’ 그 후...달라진 쓰레기 문화, 두 달간의 기록
  • 이한 기자
  • 승인 2020.05.19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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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변한 쓰레기 풍경, 생활쓰레기·의료폐기물 증가
잘 버리기보다 ‘안 버리기’가 더 중요 소비습관·기업 의식 변해야

역사 이래로 인류는 늘 무언가를 더하기 위해 살아왔습니다. 과거보다 더 많은 자본, 나아진 기술, 늘어나는 사업영역에 이르기까지, 미지의 분야를 개척하고 예전에 없던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며 문명을 발전시켰습니다. 그 결과, 인류는 번영을 이뤘습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지구의 건강이 위협받기 시작했습니다. 인류가 무언가를 많이 사용하고 또 많이 버릴수록 지구에 꼭 필요한 자원과 요소들은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열대우림이 줄어들거나 빙하가 녹고 그 과정에서 생태계의 한 축을 이루던 동물과 식물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더하기가 아니라 빼기에 주목해야 합니다. 적게 사용하고 덜 버려야 합니다. 에너지나 자원을 덜 쓰고 폐기물이나 쓰레기를 적게 버리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환경적인’ 일입니다. 인류는 무엇을 줄여야 할까요. 줄여야 산다 두 번째 시리즈는 버려지는 것을 줄이고 위기의 지구를 구하는, 자원순환 선도기업 얘기입니다. [편집자 주]

수도권 일부 업체들이 폐지 수거거부 움직임을 보이자 쓰레기 대란이 재현될지 모른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그린포스트코리아DB)/그린포스트코리아
본지는 지난 2월 17일부터 3월 23일까지 총 6회에 걸쳐 ‘미션 임파서블-쓰레기 없이 살기’ 시리즈를 연재했다. 하지만 모든 기자가 '쓰레기 버리지 않기'에 실패했다. 쓰레기 대란과 기후위기 앞에 놓인 지금, 우리는 앞으로 뭘 할 수 있을까?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본지는 지난 2월 17일부터 3월 23일까지 총 6회에 걸쳐 ‘미션 임파서블-쓰레기 없이 살기’ 시리즈를 연재했다. 기자들이 주말 이틀동안 일상생활을 평소와 똑같이 영위하면서 ‘제로웨이스트’에 도전해보자는 취지였다. 일회용품 없이 장보기에 도전했고 누군가는 플라스틱을 줄이려고 애썼으며 또 다른 기자는 가족들과 함께 음식쓰레기 제로화에 도전했다.

‘미션 임파서블’ 연재 관련 회의 당시, 기자들이 늘 하던 말이 있다. “어차피 쓰레기를 하나도 안 버릴 순 없겠지만”이라는 전제였다. 연재 제목을 무려 24년 전에 첫 시리즈가 시작됐던 영화 이름으로 굳이 정한 것도 ‘버리지 않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는 사실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모든 기자들이 실패했다. 쓰레기를 하나도 생산(?)하지 않고 주말을 버텨낸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제로웨이스트가 얼마나 어렵고 심지어 불가능에 가까운 미션인지, 쓰레기를 줄이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뼈저리게 체험했을 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쓰레기는 덜 버려야 한다.

<쓰레기책> 저자 이동학씨는 “인간이 가는 곳에는 반드시 쓰레기가 따라간다”고 말했다. 그는 2년 동안 전 세계 61개국 157개 도시를 여행하며 환경과 쓰레기 관련 문제를 눈으로 직접 본 인물이다. 그는 지구를 정복한 것이 인류가 아니라 플라스틱이며, 인류에 대한 플라스틱의 역공이 시작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그런 현상은 기후변하나 기후위기가 아니라 ‘기후공격’이라고 느꼈고, 쓰레기를 줄이는 것이 ‘착한 실천’을 넘어 인류의 싸움 또는 전쟁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단다.

프랑스의 작가이자 환경운동가인 시릴 디옹은 자신의 저서 <작은 행성을 위한 몇 가지 변명>에서 “앞으로 수십 년 간 인류에게 닥칠 일에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다면, 당신은 순진한 낙관주의자이거나 무모하게 용감무쌍한 자일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 코로나 사태로 달라진 쓰레기의 모습, 생활쓰레기·의료폐기물 증가

‘미션 임파서블’ 연재 이후, 기자는 쓰레기를 줄여야겠다는 마음을 과거보다 더 단단히 먹었다. 하지만 막상 실천하려니 쉽지가 않았다. 몇 가지 문제가 있었다. 피부로 가장 빨리 느껴지는 변화는 코로나19 사태였다. 사회적으로 거리를 두어야 했고, 감염 우려를 피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쓰는 물건이나 공간을 가급적 피해야 했다.

매일 일회용 마스크를 2개씩 버렸다. 마스크를 착용하는 건 요즘 가장 기본적인 에티켓이자 확실한 감염방지 노하우이므로 집 밖으로 한 발자국만 나가면 무조건 마스크를 썼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버려지는 쓰레기의 양이 늘어날까 염려된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어떤 이들은 하루 종일 쓰던 마스크를 집에 들고 들어가기가 찝찝했는지 아무데나 버리는 경우도 많았다. 집 근처 곳곳에서 버려진 마스크가 눈에 띄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생활쓰레기도 늘었다. 밖에서 버리고 들어오던 것들을 집에서 버리기 때문에 단순히 양이 늘어난 것인지, 아니면 소위 ‘집돌이’ 생활을 함으로서 쓰레기가 더 많이 생기는 것인지는 불분명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과거에는 10리터 용량 쓰레기봉투를 일주일에 2번 버렸는데 최근(특히 3월과 4월)에는 일주일에 3번 또는 그 이상 버린다는 사실이다.

마트나 백화점에 가는 대신 대부분 온라인 쇼핑을 이용하면서 배송 관련 쓰레기도 늘었다. 이건 기자만의 사례가 아니었다. 지난 3월 3주간 재택근무를 했고 최근까지도 가능하면 외출을 자제한다는 직장인 이모씨(43)는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이것저것 버리는 것이 많아졌다. 배송을 많이 시켰더니 포장재 쓰레기도 늘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의 영향은 또 있다. 늘어나는 일회용품 사용도 문제다.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기 위해 부득이 일회용품 사용도 늘었다. 한동안 카페에서는 머그컵 대신 일회용컵에 담아달라고 요구하는 사람도 많았다. 지난달 총선 때는 선거 당일 사용한 일회용 비닐장갑에 대한 환경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개인 위생 지키기과 환경적인 소비 사이의 묘한 아이러니다.

의료폐기물도 늘었다.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지난 1월 23일부터 3월 9일까지 ‘격리의료폐기물’이 매일 20톤 발생해 전년 대비 81% 늘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그러므로 이것은 국내만의 이슈가 아니라 세계적인 현상이다.

이코노믹리뷰가 지난 4월 보도한 바에 따르면 그 당시를 기점으로 얼마 전부터 중국 29개 도시에서 의료폐기물 처리시설이 전면 가동됐고 미국의 폐기물 처리업체들도 병원들이 특별 취급해야 할 쓰레기를 더 많이 배출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외출과 이동이 줄고 공장이 일부 멈추면서 산업폐기물이 줄어드는 경향도 보였으나 생활쓰레기와 의료폐기물은 반대로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편의점 도시락으로 플라스틱 쓰레기 3개를 배출하게 됐다.(김동수 기자) 2020.2.22/그린포스트코리아
간편하고 빠르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도시락. 식사시간 중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줄일 수 있어 '거리두기' 취지와도 맞다. 하지만 편리함과 위생을 선택함으로서 플라스틱 쓰레기 3개를 얻어야 한다. '코로나 시대'의 새 아이러니다.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 잘 버리는 것 보다 ‘안 버리는 것’이 더 중요...소비습관·기업 의식 변해야

쓰레기를 줄이려면 물건을 사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소비하는 단계부터 그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 이 물건을 얼마나 사용하고 어떻게 버릴것인지, 버려지는 과정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어떠한지 따져보아야 한다는 의미다.

‘미션 임파서블’ 연재 후 바뀐 것은 구매 시점부터 쓰레기 발생 가능성을 염두에 두기 시작했다는 점, 그리고 일회용품 사용을 줄였다는 점이다. 요즘은 배달음식을 주문할 때 젓가락이나 포크를 가져오지 말라고 요청한다.

사이드메뉴 주문도 최소화한다. 별도의 그릇에 담겨오면 뚜껑과 용기를 포함해 2개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더 생기기 때문이다. 환경부 관계자와 자원순환시민연대 관계자는 기자에게 “재사용과 재활용도 중요하지만 배출을 줄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이스라떼를 먹으려면 과거에는 카페에서 테이크아웃을 해왔지만 지금은 집에서 커피를 내려 거기에 우유를 부어 먹는다. 우유는 1리터 팩으로 구입하고 다 마시고 남은 우유팩은 모두 펼쳐 깨끗이 씻은 다음 말려서 도마 대용으로 사용한다. 버릴때는 음식 잔여물이 남지 않도록 다시 깨끗이 씻어서 분리수거한다. 비닐이나 플라스틱팩에 담긴 우유 중에서 특별히 좋아하던 제품이 있으나 가능하면 섭취를 줄였다.

반대로 얘기하면, 기업 역시 생산단계부터 이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아울러 발생된 쓰레기를 처리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 연재를 통해서는 쓰레기의 문제의 당면 과제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기업들의 활동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어질 2편에서는 버려진 쓰레기들이 세계의 산과 바다를 어떻게 오염시키는지 짚어본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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