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한 현금 바탕 몸집 불리기해
보수적 경영 통해 '체력' 키우겠다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현대백화점 홈페이지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현대백화점 홈페이지

[그린포스트코리아 최빛나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이 코로나19사태에도 신사업 진출와 인수합병 등 몸집 불리기에 나선다. 코로나19사태에도 확장 경영을 하겠다고 나선 기업은 현대백화점그룹이 유일하다. 정말 위기를 기회로 삼는 유일한 한국 기업이 된 것.

현대백화점그룹은 넉넉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이번 인수합병을 성장의 기회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계열사 등으로 통틀어 미래전략이 가능하다면 M&A와 신사업 진출을 적극 검토하기로 내부 방침을 확정했다. 최근 그룹 산하 패션회사인 한섬이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기로 한 것 또한 같은 맥락에서 결정됐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특히 올해 그룹 산하 유료방송사업자인 현대HCN 매각이 성사될 경우 매각 대금을 M&A와 신사업 진출에 활용할 방침이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현대HCN은 가입자 수 134만명에 지난해 2,698억원의 매출과 39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알짜 사업체다. 부채비율도 9.4%로 낮다. 금융투자업계에서 거론되는 현대HCN 매각가는 6,000억원 안팎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달 내 현대HCN 예비입찰 공고를 내고 공개매각에 나선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투명하게 매각 작업을 진행할 방침이어서 올해 안에 매각이 완료될 수도 있다”며 “매각 대금은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에 재투자하는 발전 전략을 구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에서는 현대백화점그룹이 식품, 리빙, 라이프스타일, 뷰티, 신개념 유통채널, 콘텐츠 분야에서 M&A와 신사업 진출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면세점에서는 시내면세점을 추가했고 경기도와 서울에 각 백화점을 연다.

일각에서는 현대백화점그룹이 사세를 확대해 나가는 시기에 코로나 사태가 터진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지만 현대백화점은 오히려 더 적극적인 공격경영을 펼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현대백화점 그룹의 자신가은 현대그룹 특유의 안정성을 중시하는 경영이 이번 사태에 힘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그룹 관계자는 “현대백화점그룹은 과거 유통업계의 대형마트, 기업형슈퍼마켓(SSM) 확장 경쟁에 뛰어들지 않았고 요즘도 경쟁사들이 거액을 투자하는 종합인터넷쇼핑몰 분야에서 출혈경쟁하지 않는다”면서 “이 같은 보수적 경영을 통해 체력을 비축하면 경제위기 때 자연스럽게 기회가 찾아온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대백화점의 2019년 당기순이익은 2,430억원, 순이익률은 11.1%다. 부채비율은 53.1%로 낮은 편이고 자본유보율은 무려 3,641.1%나 된다. 자본유보율이 높다는 것은 투자를 위해 잔뜩 웅크리고 있다는 의미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과거 경제위기 때의 사세확장 성공경험을 큰 자산으로 여기고 있기도 하다. IMF 외환위기 사태 이후 현대백화점 신촌점, 울산점, 대구점, 충청점을 오픈한 바 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형마트와 SSM 위기가 찾아온 현재 현대백화점그룹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며 “코로나19 사태 종식 이후 매물로 나오는 기업을 적극 인수하거나 신사업 개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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