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를 진동판으로 활용해 음압 손실 줄여
방향 지시등 소리, 충전 알림음 기능 추가
보행자와 소통 필요한 미래차 시대, 높은 활용 기대

현대모비스가 세계 최초로 전기차 그릴 커버를 이용한 가상 엔진 사운드 시스템을 개발했다. 사진은 외부의 전파와 음향이 차단된 공간에서 가상 엔진 사운드시스템을 적용해 성능시험을 하는 모습 (현대모비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현대모비스가 세계 최초로 전기차 그릴 커버를 이용한 가상 엔진 사운드 시스템을 개발했다. 사진은 외부의 전파와 음향이 차단된 공간에서 가상 엔진 사운드시스템을 적용해 성능시험을 하는 모습 (현대모비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현대모비스가 세계 최초로 전기차 그릴 커버를 이용한 가상 엔진 사운드 시스템을 개발했다. 소음이 적은 친환경차의 특성상 보행자와 접촉사고가 일어날 우려가 있는데 이 문제에 대비하는 기능이다. 

‘가상 엔진 사운드 시스템’은 소음이 거의 없는 친환경차의 접근을 보행자가 파악할 수 있도록 차량 외부로 소리를 내는 스피커 장치다. 운전의 재미를 느끼기 위해 차 내부에 가상 엔진음을 내는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과는 다르다.

세계 여러나라 정부들은 친환경차가 너무 조용해서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보행자 사고를 막기 위해 가상 엔진 사운드 시스템 장착을 의무화하고 있다.

전기차와 기존 내연기관차는 기본적인 형태가 다르다. 기존 차량은 공기 유입을 위해 차량 앞 그릴에 구멍이 뚫려있으나 전기차는 그렇지 않다. 현대모비스는 이 점에 착안, 커버 자체를 스피커 구성품으로 활용했다.

현대모비스는 시스템의 효율과 성능을 기존 대비 높이면서 가상 엔진음과 방향지시등 소리, 충전상태 알림음 등의 기능도 추가했다. 자율주행이 늘어날 미래차 시장에 대비해 차의 진행방향이나 운행 여부 등을 소리로 전달해 보행자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차를 이용해 캠핑을 하거나 외부활동을 진행할 때는 음악을 듣는 스피커로도 활용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시스템은 완성된 스피커 형태로 차량 내부에 장착하던 기존 제품을 차량 앞 부분 그릴 커버 뒷면에 붙인 형태다. 스피커는 실제로 소리를 발생시키는 액츄에이터와 이 소리를 외부로 전파시키는 진동판으로 구성되는데, 현대모비스는 액츄에이터를 분리해 그릴 커버에 부착하고, 그릴 커버를 스피커 진동판으로 활용했다.

엔진과 모터를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 차의 경우, 액츄에이터를 차량 앞 범퍼 뒷면에 부착해 같은 효과를 낸다. 이는 지난 2018년 말 개발을 시작한지 약 1년 만의 성과로, 관련해 2건의 특허도 출원했다.

현대모비스는 이 과정에서 무게를 기존 제품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낮추고, 크기를 2분의 1 수준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구성 부품도 2분의 1 이하로 줄여 구조를 단순화하고 가격을 낮췄다. 다른 장치 사이에 고정하는 역할을 하는 브라켓이나 하우징도 없애 공간 확보를 쉽게 했다.

꽉 막힌 형태의 전기차 내부에 장착되어 있던 기존 방식과 달리, 외부로 노출된 그릴 커버가 직접 소리를 내기 때문에 음압 손실이 없어 효율적이다.

현대모비스 김태우 IVI제품설계2실장은 “미래차로 차량이 진화할수록 소비자들은 편의나 안전성능과 같은 감성적인 품질에 대한 기대를 더욱 많이 하게 된다”면서 “미래차 시대에 맞춰 외부와의 원활한 소통은 물론, 차량 안팎에서 다양한 컨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시스템을 고도화한 만큼 많은 업체들의 관심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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