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 이어 주4일 도입 기업 등장
삼성전자·엔씨소프트 주4일 근무 일부 도입
“업무 연속성 안정적 진행 중” 향후 변화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사회 여러 분야가 변화를 겪는 가운데 일부 대기업과 IT기업이 주 4일제 시험에 나섰다. 사진은 4월 한달간 주4일 순환근무제를 도입한 엔씨소프트 판교 R&D 센터 (엔씨소프트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사회 여러 분야가 변화를 겪는 가운데 일부 대기업과 IT기업이 주 4일제 시험에 나섰다. 사진은 4월 한달간 주4일 순환근무제를 도입한 엔씨소프트 판교 R&D 센터 (엔씨소프트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코로나19로 사회 여러 분야가 변화를 겪는 가운데 일부 대기업과 IT기업이 ‘주 4일제’ 시험에 나섰다. 본격적인 도입은 아니지만, 주 5일 근무제 시행 16년만에 변화의 물꼬가 시작된 것은 사실이다. 재택근무에 이어 주4일제가 앞으로는 조금씩 늘어나게 될까?

코로나19 여파로 재택근무가 늘어나는 등 사무 환경이 일시적인 변화를 겪은 바 있다. 여기에 최근 삼성전자와 엔씨소프트가 주4일 근무를 도입해 화제다.

목요일까지만 근무하고 금요일부터 쉬는 본격적인 주4일제 도입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삼성전자는 주 40시간 근무를 모두 채운 상태라면 5일을 모두 출근하지 않아도 하루를 쉴 수 있는 개념이다. 5월말까지 한시적으로 이뤄지며 소비자가전(CE)과 정보기술·모바일(IM) 부문 일부 임직원 대상이고, 어린 자녀가 없으면 해당되지 않는다.

엔씨소프트는 주4일 순환근무제 방식이다. 일괄적으로 금요일날 모두 쉬는 것이 아니고 모든 직원에게 매주 1일의 특별 유급 휴가를 부여해 필수적으로 사용을 독려하되, 휴가 일정은 개인이 정하는 방식이다. 4월 6일부터 29일까지 4주간 시행되며 15일 총선과 30일 부처님 오신 날 등 공휴일이 포함된 주에도 똑같이 휴가를 준다.

아울러 엔씨소프트는 4월 한달간 전면적 자율 출퇴근제도 실시한다. 오전 7시에서 11시 사이로 정해져있던 기존 출근 시간을 없애 혼잡 시간대를 피해 출근하고 개인 상황에 맞는 근로가 가능하게 하려는 취지다.

◇ 주4일 문제 없나? “업무 연속성 측면에서 안정적으로 진행 중”

일부 대상자에 한정하거나 감염 우려 등을 고려해 순환방식을 채택한 형식이지만, 결과적으로 주4일제는 새로운 풍경이다. 과거에도 시범적으로 주4일제를 도입한 기업이 있었지만 격주로 이뤄지는 등 전면적인 시행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주4일제 근무에 대한 실제 구성원들의 의견은 어떨까. 엔씨소프트의 실장급 한 관계자는 “주 4일 순환근무제가 이제 2주차에 막 돌입한 시점이어서 직원들의 만족도가 어떤지는 조금 더 시간을 두고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임시 휴무와 순환 재택 등 여러 조치를 취해보다가 주4일 순환근무제를 시작했는데, 임직원 본인과 가족들의 건강관리가 기본적으로 가장 중요한 목표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업의 지속성이라는 부분도 꾸준히 고민하던 과정에서 방역과 건강, 사업 지속성을 함께 조화시키는 방식을 찾아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주4일제가 궁극적인 도달점이 아니라 최적의 방식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의미다.

업무 공백은 없을까. 과거 주5일제가 본격 시행될때도 일각에서는 생산성 저하 등을 우려하며 크게 반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관계자는 “하루씩 돌아가면서 자리를 비우는 방식이기 때문에 업무 연속성 측면에서는 큰 문제 없이 안정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엔씨소프트의 또다른 한 관계자도 “4일 근무를 통해 시간을 유연하게 쓰고 아이를 케어할 수 있는 시간도 늘어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주4일 근무제 도입은 인력과 시스템 등이 잘 갖춰진 대기업, 또는 전통적인 업종 대신 ICT나 게임업계 등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아울러 경영진의 ‘통 큰’ 결단 역시 필수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김택진 대표의 판단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기업 의사결정은 결국 최종 결정권자의 판단이 중요한데 김택진 대표 역시 코로나19가 장기화하는 과정에서 감염예방과 건강관리 측면에서 가장 좋은 방법이 뭔지, 그걸 지키면서 기업의 지속성을 가져가는 방법이 뭔지 고민한 결과”라고 말했다.

현재 엔씨소프트는 사내 어린이집과 임직원 운동시설 등의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앞으로 근무형태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는 코로나19 진행 상황과 사내 현황 등을 종합해 추가로 판단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사회 여러 분야가 변화를 겪는 가운데, 대기업 등에서 선제적으로 시행한 근무 관련 실험이 향후 재계와 산업계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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