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호텔 서울 전경/롯데지주 제공
롯데호텔 서울 전경/롯데지주 제공

[그린포스트코리아 최빛나 기자] 코로나 사태가 하루가 지날 수록 심각해지면서 관광 수요가 급감했다. 이에 여행·항공 만큼이나 관광 산업의 핵심인 호텔업계가 위기에 직면했다.

객실 점유율이 10%까지 떨어진 곳도 있으며 일부 업체는 한 달간 휴업을 검토할 정도로 궁지에 몰렸다.

3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롯데호텔은 오는 8일부터 3월은 서울 소공동 이그제큐티브 타워(신관)의 문을 닫는 방안을 검토했다. 평소 50~60% 수준이던 객실 점유율이 코로나 사태 이후 하루 다르게 점점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예 일주일 내내 객실이 비어 있는 층도 있다. 신관 객실이 총 278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약 20개실 안팎만 예약이 된 셈이다.

지난 지난해 1년 공사를 마무리로 6성급 고급호텔을 지향했다. 높은 객실 단가와 코로나 사태 등으로 관광객이 급감하는 현실에 맞닿뜨렸다.

업계 관계자는 그린포스트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해 중국인 타깃으로 만든 고급 호텔들의 타격이 가장 클 것"이라며 "추이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현재는 부도를 앞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뿐만 아니라 중국인들의 메카인 명동에 위치한 호텔들은 더 상황이 심각하다. 객실 점유율이 20%~40%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 초반이었던 2월은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3~4성급 호텔의 타격이 컸다. 이후에도 사태가 점점 심각해지자 국내 장기고객들 뿐만 아니라 타국가 고객들 역시 호텔을 취소를 하고 나섰다.

또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에는 가지 말자는 심리가 확산 되면서 결혼, 각종 행사까지 취소되고 있다. 1월 부터 3월까지 전국 호텔의 취소는 160건을 넘어섰다.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과거에 중국인이 다녀갔다는 이유만으로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을 실행한 호텔은 휴점만으로 손해를 봤다.

중구에서 모 호텔 앞에서 만난 김 씨는 그린포스트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이 호텔에서 확진자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방역을 했다고 하더라. 그러니 문제가 없는데 왜 방역을 했지. 라는 생각에 찝찝해서 이 곳은 안가려고 한다"라며 "어쩔수 없이 숙소를 알아봐야 하는데, 중국인이 묵었던 호텔 보다 한국인 에어비앤비를 알아보는 중이다. 하지만 그것 또한 안심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적어도 올해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보다 높은 전염성 등으로 인해 시민들이 느끼는 불안감과 공포심이 더욱 커지고 있어 업계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오래 갈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메르스 확산이 본격화한 6~7월 국내 호텔 객실 점유율은 80%에서 40%대로 급감한 바 있다. 하지만 그때보다 코로나 현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20% 미만을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메르스와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으로 타격을 입었던 소비재 중 회복 기간이 가장 길었던 업종은 호텔·레저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호텔업은 방문 몇 달 전부터 예약이 이뤄지는 만큼 타격을 받으면 회복이 더딜 수밖에 없다”며 “향후 실적 정상화가 가능할까 싶을 정도라 사실상 경영에서 손을 놔버린 곳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그린포스트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다들 여행과 항공쪽의 상황만 보고 있지만 사실 피부로 가장 와닿는 곳은 국내 숙박업계들이다. 중국인 뿐만 아니라 외국인, 국내여행자가 아예 한 명도 없던 날도 있었다. 이에 객실담당자도 다 무급 휴가로 보냈고, 인포에 있는 객실예약직원들도 다 단기 계약으로 돌린 심각한 상황"이라며 "나도 언제 그만 두라고 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상황이 나아 지더라도 오래 걸릴 것같다. 부도, 권고사직, 폐업, 파산 등 내부에서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다. 매우 불안한 시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항공업계에 금액지원한다고 했다. 국내 숙박 업계는 안보이나. 그래도 한국 관광 산업을 이끌었던 주역이 숙박 업계다"며 "정부에서는 이 상황을 계기로 숙박시장의 현실도 파악해서 빠르게 지원, 대안을 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도 문재인 대통령이 개최한 '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간담회'에서 "롯데호텔의 경우 지난달 23일부터 12일까지 2만 8000건의 객실취소가 있었다"며 "업계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 정부의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호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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