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로 대한항공, 아시아나 다음 항공업계 3위로 등극
인수 금액 545억원…당초 계약 금액보다 150억원 낮아
제주항공, "항공업 공급 재편 불가피, 선제적 대응 나선 것"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중 제주항공이 업계 위기속에서도 다른 LCC 이스타항공의 경영권을 인수한다/뉴스핌 제공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중 제주항공이 업계 위기속에서도 다른 LCC 이스타항공의 경영권을 인수한다/뉴스핌 제공

[그린포스트코리아 최빛나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중 제주항공이 업계 위기속에서도 다른 LCC 이스타항공의 경영권을 인수한다.

제주항공은 2일 이사회를 열고 이스타항공의 모회사 이스타홀딩스 지분 51.17%를 545억 원에 매입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인수양해각서를 체결할 때 합의 했던 인수금액 695억 원 보다 150억 원 낮은 금액이다. 제주항공은 이행보증금으로 지급한 115억 원으르 제외한 차액 430억 원은 취득예정일자인 내달 29일에 전액 납입 예정이다.

인수금액이 낮아진 이유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아 악화된 점을 반영했다고 해석 할 수 있다.

이석주 제주항공 사장은 이사회에서 "코로나19 이슈 등으로 인한 항공시장상황을 고려해 궁극적으로 항공업계 발전에 보탬이 되도록 양사간의 양보를 통해 가격조정을 이뤄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사는 성공적인 인수합병(M&A)이 최근 항공업의 위기 극복 및 공동의 발전을 위한 방향임에 공감대를 형성하며 최종인수가액 및 방식, 절차 등에 최종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수로 제주항공은 LCC중 유일하게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와 같은 대형 항공사로 입지를 다지게 됐다. 지난해 국제선 점유율은 대한항공이 22.2%로 1위, 아시아나항공이 15.3%로 2위였고 제주항공은 9.3%로 1위, 2위와 다소 차이가 많이 나는 3위였다. 4위는 진에어(5.6%), 5위는 티웨이항공(5.4%), 6위는 에어부산(3.8%) 등이었다. 이스타항공은 3.3%로 7위였다. 이번 합병으로 제주항공의 시장점유율은 12.6%로 아시아나 항공과 격차를 좁히게 됐다.

◇ 국내 항공 업계 최초 동종 결합...불가피한 업계 공급 재편 위해 선제전 대응 차원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는 국내 항공 업계 최초의 동종사업자 간 결합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제주항공은 이번 인수를 통해 원가 절감, 항공기 대폭 확대로 인한 노선 활용의 유연성 확보 등 시너지를 얻을 것으로 기대했다. 앞서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면서 보유 항공기는 45대에서 68대로 늘었다. 제주항공은 88개 노선, 이스타항공은 38개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앞서 업계에서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이 결합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항공업황이 급격하게 나빠지면서 인수가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실제 제주항공은 2010년 이후 처음으로 330억원 적자를 냈다. 또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9월부터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한 바 있다.

그러나 제주항공은 이번 인수건에 대해 불가피한 항공업계의 공급 재편에 선제적 대응하는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제주항공 임직원에게 보낸 특별 메시지에서 "국내 항공업계는 공급과잉의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어 조만간 공급 재편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고 인수를 결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 사장은 "이스타항공 인수에 대한 우리(제주항공) 직원들의 우려가 크다는 것을 경영진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이번 인수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활용한 원가 절감, 노선 활용의 유연성 확보, 점유율을 바탕으로 한 가격 경쟁력 확보 등을 통해 운영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이 사장은 "운영효율 극대화를 통해 이스타항공의 경영 안정화 및 수익성 개선을 목표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사장은 "항공산업은 코로나19 사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산업으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과 금융 지원 등이 절실하다"라며 "오늘의 합의를 통해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 또한 지금의 위기극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그린포스트코리아와의 통화에서 "힘든 시기에 미래를 보고 인수한 것 같다. 이런 희망들이 하나씩이라도 보여야 숨통이 틔이는 요즘이다"며 "코로나 위기가 극복돼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이 함께 하늘을 나르는 모습을 뻐른 시일내에 보고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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