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한 대형마트 매장/뉴스핌 자료사진
대구의 한 대형마트 매장/뉴스핌 자료사진

[그린포스트코리아 최빛나 기자] 최근 온라인상 유명 커뮤니티나 블로그, 카페 등에서 지난 22~23일 주말을 지난 후부터 '코로나 생필품' 혹은 '코로나 생필품 사재기 목록' , '코로나19 대비 생필품 목록' 등의 글들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글 내용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세나 장기전을 우려하며 생필품 목록을 공유, 이러한 생필품이라도 미리 사놔야 안심이 된다는 내용이 주다. 마침 해당 주말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매달 둘째주와 넷째주)로 생필품을 미처 구매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은 사연들도 눈에띈다.

사놔야 할 품목으로는 마스크와 손세정제 등을 시작으로 쌀, 라면, 계란, 두부, 생수 등 식료품을 비롯해 유통기한을 넉넉히 두고 먹을 수 있는 스팸과 같은 통조림 식품, 유통기한이 비교적 긴 멸균우유와 두유 등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물량이 현저히 적다며 불만이 폭주하는 상황. 이에 유통소도매 업자들은 "우리로써도 어쩌할 도리가 없다"고 말한다.

농심라면 소매 대리점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그린포스트코리아와의 통화에서 "기생충에 코로나까지 겹치면서 유통사에 공급할 라면이 없어서 힘들다"며 "소매 뿐만 아니라 도매도 없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전국적으로 신종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라면 사재기 열풍이 극심해진 데 따른 현상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현재 공장 가동률을 최대한 높여 평소보다 30%나 늘린 라면 물량을 공급 중이다. 이는 농심이 매일 공급할 수 있는 최대 물량이다. 그런데도 코로나19 확산으로 라면 등의 생필품 사재기 열풍이 심해지면서 곳곳에서는 라면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소비자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서초 롯데마트에서 만난 소비자 곽 씨는 그린포스트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라면공급이 늦어지고 있나 보다. 영등포점에 아예 없어서 여기까지 온 것"이라며 "코로나 때문에 물이랑 라면, 생수등을 쟁여 놓으라고 해서 다 사고 있다. 근데 이렇게 부족하면 되나...어떤 조치를 취해서라도 빠르게 현 사태를 막아야 하지 않냐"고 토로했다.

농심 관계자는 "추가 제품 공급 요청이 들어오고 있지만, 30% 늘린 것이 최대한 할 수 있는 양"이라면서 "비축을 많이 해두려는 움직임 때문에 농심 대리점 물량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편의점 업계도 마찬가지다. 밀려드는 라면 구매 손님 때문에 일시적으로 라면 발주 제한을 하면서 대응하고 있다.

강남역에서 미니스톱을 운영하는 편의점점주 한 씨는 그린포스트코리아와의 통화에서 "라면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눈에띄게 늘었다. 소비자들을 위해 발주를 많이 하려고 했는데 발주 자체가 안되더라..."며 "라면 같은 경우는 농심꺼 말고도 매대에 놓는 것과 동시에 나가는 분위기다. 업체들에서 이 부분을 빨리 해결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라면을 비롯해 생수와 즉석밥 이외에도 만두와 식빵, 통조림 류도 생필품 사재기 대열에 올라 인기를 끌고 있다.

신세계푸드가 이마트에서 운영하는 e-베이커리(소품종 대용량 빵집)와 트레이더스 베이커리 판매 순위서 보통 10위권에 있는 식빵이 3위까지 올라왔다. 판매량은 전월 대비 20%나 늘었다. 이마트에 따르면 이달 19일∼어제(25일) 기준으로 통조림(75.6%), 라면(55.5%), 쌀(55.4%), 생수(37.5%), 즉석밥(36.9%) 등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뚜렷이 늘었다.

이어 G마켓도 지난 23~24일 이틀간 라면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34% 증가했고, 통조림·캔 판매량은 393%, 즉석밥도 383% 늘었다고 전했다.

주부 최 씨는 "온라인에서 각종 냉동 만두와 즉석밥 등을 주문 했지만 품절로 뜨더라..."며 "주문이 안되서 마트를 나가봤지만 그곳에서도 물량이 딸리는 매한가지"라고 말했다.
현재 마켓컬리 홈페이지에서는 일부 냉동만두 제품은 주문할 수 있지만, 이마저도 빨리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

대량 구매의 상징인 대형마트 코스트코에서는 이미 일부 점포에서 공급이 달리는 라텍스 장갑, 쌀, 볶음밥류 등의 판매를 1인당 1상자로 제한했으며 라면의 경우 회원에게만 1인당 하루 2상자를 판매키로 했다.

코스트코 관계자는 "매대가 빌 때마다 빠르게 상품을 진열하고 있지만 더 빠른 속도로 구매가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코로나19 확진자 수에 눈뜨기가 겁날 정도"라며 "전쟁이 난 것 같아, 불안한 마음에 생필품을 일단 사고 본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업계 관계자는 "현재 생필품 구매 열풍으로 인해 재고량이 위협받을 정도는 아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생필품 사재기가 전국 각지에서 일어날 수 있어 수급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재 생필품 구매 러시로 인해 재고량이 위협받을 정도는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 생필품 사재기가 전국 각지에서 일어날 수 있어 수급 상황을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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