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지 물 빠지고 나면..."

 

 

위 사진을 보면 옛 생각이 나지 않으십니까?

현대자동차가 1986년 7월 첫 선을 보인 고급 준대형 세단 그랜저 1세대입니다.

차체와 디자인은 현대가 맡았고 엔진과 설계는 미쓰비시가 합작한 제품으로 당시로서는 드문 전륜구동에 2.0,2.4,3.0 세 종류였습니다.

시대적으로 외산차를 타기 힘들었던 탓에 출시되자 마자 엄청난 인기를 누렸습니다.

특히 검정색 그랜저는 고위 공무원은 물론 대기업 CEO 등 이른바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거의 예외없이 타는 일종의 의전차 같기도 했습니다.

최근 차들이 유선형인 것과 달리 직선미를 강조, '각(角) 그랜저'라 불리기도 했지요.

1967년 현대차가 설립된 후 20년, 1976년 우리나라 최초의 고유모델 자동차인 '포니'가 세상에 나온 후 10년후 일이었습니다.

그랜저는 2세대 LX, 3세대 XG, 4세대 TG, 5세대 HG, 6세대 IG 시리즈로 지금껏 우리나라 준대형 세단의 대표 자리를 꾸준히 지켜오고 있습니다. 

34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현대차는 '더 뉴 그랜저'로 소비자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현대차가 더 뉴 그랜저 생산량을 30% 가량 늘리기로 하고 이를 추진중이라는 소식입니다.

지난해말 출시후 인기몰이가 이어지면서 '차가 없어 못파는 상황'이 됐기 때문입니다.

최근 밀려 있는 주문만 4만3000대가 넘는다니 엄청난 숫자입니다.

더 뉴 그랜저는 충남 아산 공장에서 매월 9000대 가량 생산이 가능한데 산술적으로 보면 받아 놓은 오더만 처리하려 해도 거의 반년 가까이 걸리게 됩니다.

내 돈 내고 차 사는데 반년씩이나 기다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당연히 이탈 현상이 빚어질 수 밖에 없겠지요.

애가 탄 회사측이 노조에 SOS를 요청했고 다행히 최근 노사협의가 시작됐다고 합니다.

현대차의 노사간 단체협약상 신차를 생산하거나 공장별로 생산 물량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노조 동의가 필수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짧은 생각인지 모르겠으나 중국집에 단체손님 50명이 갑자기 들어와 짜장면을 시켰다 가정하십시다.

이른바 '상황'이 벌어졌는데 언제 사장과 주방장이 관련 협의를 합니까? 일단 장사부터 먼저 하는 게 상식 아닐런지요?

그런 매출이 매일같이 일어난다면 모르지만 여하간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어쨌거나 현대차는 지난해 대형 SUV 팰리세이드도 생산이 주문을 못따라가 힘들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즐거운 고민'이 이어지는 듯 합니다.

   

O..."설 연휴가 짧은 탓에 모두 몸과 마음이 바쁘게 생겼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지만 중국인에게 있어 음력설인 춘절(春節)은 민족 최대의 명절입니다.

나라에서 공식적으로 정한 휴일은 1월 24일부터 30일까지 7일간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음력으로 12월 23일 그러니까 이달 17일부터 음력 정월 대보름인 양력 2월 8일까지 3주간이 거의 쉬는 기간인 것입니다.

나라가 크기도 큰 데다 물론 모두는 아니겠지만 14억명이 왔다갔다 하는데 어느 정도 기간은 필요하겠지요.

우리의 이번 설 연휴기간은 24일부터 27일까지 나흘간, 금토일월 입니다.

따라서 한 닷새, 엿새 쉬는 것보다 모두의 마음이 바쁜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겠지만 특히 귀성할 날짜가 24일 금요일 하루밖에는 없어 벌써부터 걱정이 되네요.

올해 설 연휴 고속도로 귀성길은 설 전날인 24일 오전에, 귀경길은 설날인 25일 오후에 가장 혼잡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한국교통연구원 조사 결과인데  이번 설 연휴기간 예상 이동인원은 모두 3279만명 규모로 설날(25일)에 최대 인원인 825만명이 이동할 것으로 내다보았습니다.

하루 예상 평균 이동인원은 작년(하루 623만명)보다 5.3% 증가한 656만명으로 평상시(하루 326만명)의 무려 2배가 넘습니다.

이용 교통수단은 승용차가 88.0%로 가장 많고, 버스 7.4%, 철도 3.6%, 항공기 0.6%, 여객선 0.4% 순으로 나왔습니다.

귀성 출발이 집중되는 24일 오전 9∼10시, 귀성객과 여행객, 귀경객에 성묘객까지 동시에 몰리는 설날 오후 2∼3시가 가장 혼잡할 것으로 예상됐구요.

고속도로의 전 구간의 하루 평균교통량은 전년(하루 444만대)보다 6.2% 증가한 472만대, 최대 하루 교통량은 설날 604만대로 작년 설날(하루 588만대)보다 2.6% 증가할 것으로 연구원은 보고 있습니다.

승용차 이용시 고속도로 최대 소요시간은 귀성의 경우 서울∼대전 4시간 20분, 서울∼부산 8시간 10분, 서울∼광주 6시간 50분, 서서울∼목포 7시간 10분, 서울∼강릉 4시간 20분 등으로 전망했고 귀경은 대전∼서울 4시간 10분, 부산∼서울 8시간, 광주∼서울 6시간 30분, 목포∼서서울 7시간, 강릉∼서울 3시간 50분 정도 예상됐습니다.

그러나 어느 명절에나 그렇듯 기대와 설렘으로 가는 길인만큼 막힌 길도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고 음악도 듣고 하다 보면 그다지 지루하지 않으리라 확신합니다.

오래되어 기억이 불분명하지만 1980년대인가 옛 직장 동료가 설에 호남 어디 집에 가는데 차도 막히는데다 눈까지 오는 바람에 22시간 걸렸다고 웃던 기억도 새롭습니다.

  [그린포스트코리아 양승현 편집위원]

yangsangsa@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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