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노동' 의혹 불거져
6살 소녀, 노동자들이 보낸 '도움 요청' 메모 발견

테스코 매장에 테스코 로고 간판이 걸려있다. (테스코 제공) 2019.12.23/그린포스트코리아
테스코 매장에 테스코 로고 간판이 걸려있다. (테스코 제공) 2019.12.23/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형수 기자] 영국의 대형 유통기업 테스코가 크리스마스 관련 상품 생산에 주력해야할 시기임에도 중국 공장에서 크리스마스카드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런던 남부에 사는 6살 소녀가 받은 짧은 메모 때문이다. 

AP는 23일(현지 시간) 테스코가 22일부터 중국 공장에서의 크리스마스카드 생산을 중단시켰다고 전했다. 영국 언론 ‘선데이 타임즈(Sunday Times)’가 크리스마스카드를 만드는 중국 공장의 ‘강제 노동’ 의혹을 보도하자 내린 조치다. 

해당 매체는 6살 소녀가 상자 안에서 메모를 발견하면서 중국 공장의 ‘강제 노동’ 의혹이 불거졌다고 전했다. 메모에는 “우리는 상하이 칭두 감옥에서 강제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이다. 인권 단체에 알리는 등 우리를 도와달라”는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또 메모에는 중국에 억류됐던 영국 언론인 피터 험프리(Peter Humphrey)에게 자신들의 목소리를 전달해달라는 내용도 쓰여 있었다. 피터 험프리는 조사관으로 일하며 상하이 감옥에서 지내기도 했던 인물로 알려졌다. 

소녀의 아버지 벤 위디콤(Ben Widdicombe)은 “처음엔 장난인 줄 알았다”며 “심각한 사안이라는 것을 깨닫고 난 뒤, 큰 충격 받았고, 메모를 쓴 사람의 요구대로 이 메시지를 피터 험프리에게 전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피터 험프리는 BBC에 이 메시지를 작성한 사람이 누구인지 알 것 같지만, 작성자가 감옥에서 응징을 받을지 모르는 만큼 신원을 특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터 험프리는 이어 재소자들이 도움을 구하기 위해 메모를 넣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테스코는 해당 공장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들어갔다. 조사가 이뤄지는 동안에는 해당 공장에서 만들어진 크리스마스카드를 판매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관련 규정을 어겼다면 해당 공장을 공급자 명단에서 즉시, 또 영원히 제외한다는 방침이다.

테스코는 22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감옥에 재소 중인 사람들의 노동력을 사용하는 것을 혐오한다”면서 “테스코의 공급망에 그같은 방식으로 생산된 제품이 들어오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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