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돈을 잘 버는데 철수결정을 내렸다는 것은 필유곡절이겠지요"

 

 

이제껏 살면서 제가 애마로 탔던 가장 큰 자동차는 뷰익 러 세이버(Buick Le Sabre) 였습니다.

1990년대 중반 미국에 1년간 연수갔을 때 몰던 차였는데 배기량이 무려 4600cc나 됐습니다.

초장축에 4인가족이 타도 아주 야구장같이 넓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고급차'(?)를 탔느냐?  황당하지만 제 로망이었기 때문입니다.

1970년대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주인공인 영화들이 많이 나왔을 때, 보면서 만약 미국에 가게 되면 나도 저런 차들을 꼭 타리라 했었지요.

한 20년 가까이 된 차를 4500달러인가 주고 샀었는데 솔직히 말하면 그 후 수리비도 꽤 많이 나왔습니다.

차를 샀으니 보험을 들어야 하는 것은 언제나 어디서나 마찬가지.  찾아간 보험회사 사무실에는 'State Farm'이라는 간판이 붙어 있었습니다.

나중에 웃었지만 '주(州)에서 하는 농장'이 아니고 보험회사 이름이 그랬던 것입니다.

미국 굴지의 생보,손보사였고 친절하게 안내해주시던 미국 할머니와는 일년 내내 좋은 관계를 유지하다 귀국했습니다.

그것으로 미국 보험회사와 저의 인연은 당연히 끝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2000년대초 우연한 인연으로 미국의 '세심하면서도 분별있는' 회사와 또 연을 맺게 됩니다.

고교 동기생이 모집인으로 일하던 '푸르덴셜(Prudential) 생명'과 보험 계약을 하게 된 것이지요.

미국의 푸르덴셜 파이낸셜이 한국의 푸르덴셜 생명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입니다.

장사가 안 돼 그런 것은 아니고 미국의 보험사 회계 기준이 강화되면서 자본 부담이 늘어나게 되자 한국을 포함, 일부 해외법인을 매각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랍니다.

푸르덴셜 생명은 지난해 영업이익 1448억원을 올려 삼성생명과 라이나생명,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에 이어 이 부문에서는 국내 4위를 기록중인 양호한 회사입니다.

업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서도 이 정도 실적을 내면서 수익성과 건전성을 두루 갖춘 생보사로 꼽힌다는 것이 생보업계의 진단이기도 하구요.

이런 이유들로 해서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종합할 때 매각 대금은 얼추 2조원 안팎이 될 것으로 업계는 추산합니다.

금융그룹내 생보사 비중이 적은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가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고 하는데 어디로 팔리느냐가 금융권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저와 미국 보험사간의 인연도 이로써 막을 내리게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O..."배기량 1000cc 차도 많은데 1800cc 오토바이라...잘 나가기는 하겠습니다"

 

일왕 부부 차를 경호하는 왕실 경찰의 오토바이와 사이드카 (NHK 캡처)
일왕 부부 차를 경호하는 왕실 경찰의 사이드카 달린 오토바이들 (NHK 캡처)

 

"꿔두두두둥---" 무슨 소리를 적으려 한 건지 혹 짐작이 되시는지요?

많은 남성들의 노년 로망으로 자리잡고 있는 '할리 OOOO'의 오토바이 주행음 소리를 한 번 나타내 봤습니다.

시속 80km 이상 절대 내지 않고 아주 점잖게 국도를 누비는 모습을 요즘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국군의 날 자주 보는 수방사 헌병단처럼 오토바이에 사이드카를 붙여 부부나 연인이 여행하는 모습은 영화에도 TV에도 곧잘 등장합니다.

아시는 분도 많겠지만 할O을 비롯해 이름깨나 있는 오토바이들 가격은 꽤나 나갑니다.

일례로 홈피에 들어가보면 할O같은 경우 대개 2700만원에서 3500만원 정도 합니다.

여기에 사이드카까지 붙이면 가격은 또 훌쩍 뛰겠지요.

그런데 가격을 떠나 남성들이 새로운 취미로 오토바이 어쩌구 저쩌구 하면 돌아오는 답은 비슷합니다. "나랑 이혼부터 해!"

아무리 천천히 다닐 거라고 말해도 요지부동입니다. 그만큼 위험하다는 뜻일까요?

최근 외신 사진으로도 들어왔습니다만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 사이드카 달린 오토바이 라이딩을 좋아하는 것은 아주 유명합니다. 

위 사진은 지난 10일 거행됐던 나루히토 일왕 즉위 축하 퍼레이드에서 일왕 부부가 탄 승용차를 왕실 경찰이 경호하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일왕 부부 차  앞뒤에서 달리고 있는 사이드카가 붙은 오토바이 가격이 얼마같습니까?

물경 대당 3530만엔 그러니까 우리 돈으로 약 3억8000만원 입니다.

카더라 통신이 아니고 일본 정부가 26일 공식적으로 밝힌 내용입니다.

일본 정부는 이날 각의에서 경호에 동원된 사이드카가 붙은 오토바이 대당 가격이 3530만엔 이라는 정부 답변서를 의결했다고 일본 언론이 이날 전했습니다.

내용을 살펴보니 자랑하기 위해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행사에 이용된 오토바이의 가격과 구입목적 등을 물은 야당인 입헌민주당 하쓰시카 아키히로 중의원 의원의 질의에 대한 답변을 일본 각의가 문서 형태로 정리한 데 따른 것입니다.

일본 정부는 해당 오토바이는 축하 퍼레이드만을 위해 구입한 게 아니며 앞으로도 필요한 경우 각종 의식 등에 이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오토바이는 혼다의 배기량 1800㏄ 대형 오토바이 '골드 윙'에 사이드카를 붙여 특별히 제작한 것으로 작년 이맘때 12대를 납품받아 이번에는 6대가 사용됐답니다. 

그나저나 사이드카 붙인 오토바이를 한번 지르고 싶지만 안전도면에서는 확실한 데 문제는 가격이 되겠네요. ㅠㅠ

[그린포스트코리아 양승현 편집위원]

yangsangsa@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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