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기지 주변지역 토양·지하수가 유류와 유해 중금속 등으로 광범위하게 오염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조선일보가 23일 보도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환경부 소속 한국환경공단에서 2009부터 2010년까지 2년간 '캠프 시어즈' 등 경기도 소재 16개 미군기지 주변지역에서 토양·지하수 오염 여부를 조사해 '반환 미군기지 주변지역 환경기초조사 결과' 보고서를 작성했다.

조사대상 16개 미군기지 중 15개 기지(94%)의 주변지역에서 20t 덤프트럭 5351대 분량인 6만2956㎥(흙 1㎥는 약 1.7t)가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수는 조사대상 61개 지점 중 28곳(46%)에서 기름성분과 각종 독성물질이 환경기준을 최고 64배 초과해서 검출됐다.

환경부는 기지 내 유류 저장고 등에서 흘러나온 오염물질이 기지 내부를 오염시킨 뒤 땅속에서 번져 기지 밖까지 오염이 확산된 것으로 분석했다. 미군기지 주변지역의 환경오염 실상이 우리 정부 조사로 드러난 것은 처음이다. 이 조사는 지난 2006년 제정된 '주한미군 공여구역 주변지역 등 지원 특별법'에 따라 실시됐다.

미군기지 경계선에서 100m 이내 지점에 관정을 뚫어 지하수 오염 여부를 조사한 결과에서는 16개 기지의 지하수 61곳 가운데 28곳(10개 기지)에서 석유계총탄화수소(TPH·기름 성분)와 발암물질인 카드뮴·비소·납·PCE(테트라클로로에틸렌)·6가크롬 등 각종 유해 화학물질이 환경기준을 초과해서 검출됐다.

캠프 에세이욘 주변 지하수의 경우 정화 기준(1L당 1.5㎎ 이하)의 64.5배인 96.8㎎의 TPH가 검출됐고, 캠프 라과디아·캠프 시어즈·캠프 님블 등에서도 TPH 농도가 정화 기준의 30배를 넘었다.

캠프 시어즈의 경우 조사대상 지하수 9곳 중 8곳에서 카드뮴·비소·납 같은 유해 중금속이 지하수 생활용수 기준을 2~4배 초과해서 검출됐다. 이 중 1곳에서는 신경독성과 장기 손상 등을 일으키는 페놀이 환경기준(L당 0.005㎎)의 39배 넘는 농도로 검출됐다.

지하수 오염의 원인이 되는 토양 오염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16개 기지 중 ‘자유의 다리’를 제외한 15개 기지 주변지역 3만6610㎡가 TPH와 각종 휘발성유기화합물질(VOCs·신경 독성 등을 일으키는 화학물질) 등에 오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심재훈 기자 jhsim1@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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