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돈 많이 벌어 세금 많이 내고 싶은데...쉽지가 않네요" 

 

 

30여년전 결혼후 얼마 있다 13평짜리 서울 변두리의 한 아파트를 샀습니다. 대출도 물론 끼고 산 조그만 아파트였지만 그 때의 감격(?)은 지금도 어제일같이 선명합니다.

그런데 얼마 있다 관할세무서에서 소환장이 날라왔습니다. 무슨 돈으로 샀는지 소명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딱히 죄 지은 것도 없는데 이상하게 무섭고 불안하고 그랬습니다. 서류이름도 가물가물합니다만 저와 아내의 소득증명, 재직증명서랑 또 뭔가를 준비해서 오라는 날 갔습니다.

한 10분 걸렸나, "됐습니다. 가세요" 가 끝이었습니다.

돌아오면서 "에이, 이럴 걸 몇날며칠을 괜히 마음조렸나?" 하고 화도 나고 허탈하기까지 했습니다.

세무서도 그렇고 살면서 경찰서나 법원 근처는 누구나 가기 싫겠지만 자기 마음대로만은 안 되는 게 세상사겠지요.

"죽음과 세금은 피할 수 없다"는 말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진리지만 가능하면 피하고 싶은 게 세금이기도 합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12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발표, 아파트를 둘러싼 뉴스가 쏟아진 데 이어 어제 13일, 행정안전부는 부동산취득세율 개정안을 내놓았습니다.

거래가 6억원 초과-9억원 이하인 주택을 살 때 내는 부동산 취득세율을 현행 2%에서 금액에 따라 1-3%로 세분화, 내년부터 시행한다가 핵심 내용입니다.

지금은 단일세율을 적용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과세표준액이 100만원 오를 때마다 세율도 같이 오르는 방식으로 바꾸겠다는 것입니다.

현행 제도는 6억원이하 1%, 6억원 초과-9억원이하 2%, 9억원 초과 3%인데 가장 거래가 빈번한 두번째 구간에 대해 과세표준액이 100만원 늘어날 때마다 0.0066%p씩 올라가게 했습니다.

이럴 경우 6억원 초과-7억5000만원 미만 주택 취득세는 지금보다 줄게 되고 7억 5000만원 이상-9억원 미만 주택 취득세는 오르게 된다는 것이 당국의 설명입니다.

그렇다면 당국은 왜 이런 카드를 꺼내들었는지가 궁금해집니다. 답변은 "일부 주택 매매자가 취득가액을 실제보다 낮게 신고,납세를 회피하는 사례가 많아 그렇다" 입니다.

예를 들면 6억2000만원에 거래된 아파트인데 6억원으로 신고하면 취득세율이 2%에서 1%로 1%p, 즉 절반이 줄어들기때문에 이렇게 바꾼다는 설명입니다.

이를 부동산 관련업계에서는 '문턱효과'라고 한다네요.

살다가 전보다 큰 집으로 이사가면서 세금도 많이 내는 것은 기쁜 일일 것이나 많은 경우 적지 않은 대출을 안고 옮기다 보니 그런 편법을 사용하지 싶습니다.

부동산 취득세는 조금 이해했다 치고 정말 아리까리한 것은 양도소득세입니다.

세무사하는 친구로부터 설명을 꽤 들었는데 경험이 없어서인지,워낙 경우의 수가 많아 그런지 계속 헷갈리네요.   

 

 

O..."혹 수인선(水仁線) 협궤열차를 기억하시는지?"

 

충북 진천군에 보관된 옛 수인선 열차[인천시립박물관 제공]
충북 진천군에 보관된 옛 수인선 열차[인천시립박물관 제공]

 

 

저에게는 두 개의 '군자역'이 있습니다.

하나는 매일 출퇴근하며 지나가는 서울 지하철 5호선과 7호선 환승역인 '군자(능동)역'이고 다른 하나는 옛 수인선 협궤열차가 서던 '군자역'입니다.

군자(능동)역이란 이름은 예전의 경기도 고양군 뚝도면 군자리에서 세월을 따라 서울 광진구 군자동에 이르면서 나왔습니다.

그런가하면 지금의 능동 서울어린이대공원이, 우리나라 최초인 군자리 골프장이었다가 서울컨트리클럽을 거쳐 70년대초 들어선 것은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을 정도입니다.

60년대초라 기억이 흐릿하긴 하지만 큰아버지가 경기도 시흥군 군자면에서 무슨 관사에 사셨던 터라 아버지,형과 함께 명절때 옛 수인선을 타고 군자역에 내렸었습니다.

수원에서 탔는지 인천에서 탔는지 불분명한데 객차도 아닌 화물칸에 서서 가던 기억이 비교적 또렷합니다.  

주변이 하도 많이 바뀌어 옛 모습은 어디에도 없지만 수인선 옛 군자역은 지금 서울 지하철 4호선 정왕역 자리라고 합니다.

두 군자역 모두 한자는 '君子'입니다. 좋은 이름이지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던 옛 수인선 협궤 열차가 24년 만에 인천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입니다.

인천시 연수구와 인천시립박물관이 김의광(70) 목인박물관 목석원 관장으로부터 옛 수인선 객차 3량을 기증받기로 한 것입니다.

김 관장은 옛 수인선이 폐선된 다음 해인 1996년 한국철도공사로부터 이들 열차를 사들여 충북 진천군 모처에 보관하다 최근 기증 의사를 밝혔다고 하네요.

1970∼1990년대 수인선에서 운행되던 이들 차량은 사진처럼 시내버스보다 약간 작은 크기로 운행 당시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들 열차는 과거 인천시민의 생활상을 알릴 수 있는 역사자료이지만 차량 자체가 매우 희귀해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후문입니다..

당시 수인선을 달리던 협궤 증기기관차는 전국에 6량만 남아있다고 하는데 이 중 1량은 남동구 소래역사관 앞에 전시돼 있습니다.

 옛 수인선은 일제강점기 인천 소래지역 등지에서 생산하는 소금을 운반할 목적으로 건설된 협궤철도(두 개 철로 사이가 표준 너비인 1.435m보다 좁은 철도) 였습니다.

1937년 개통돼 50여년간 운행되다가 1995년 협궤열차의 쇠락과 함께 폐선됐습니다.

그러나 대중교통이 변변치 않던 시절 옛 수인선은 당시 '시민의 발' 역할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추억 속에 아직도 자리 잡고 있습니다.

역사 속으로 사라졌던 수인선은 17년 뒤인 2012년 복선전철로 전환, 재개통돼 현재 오이도∼인천역간 14개역  20.4㎞ 구간을 운행중입니다.

한번 시간 내서 현재으의  수인선을 타고 소래포구쪽을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만 예전의 그 곳은 물론 아니겠지요. 

               [그린포스트코리아 양승현 편집위원]

yangsangsa@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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