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원, 안전기준 부적합 19종 판매중지·폐기

슬라임과 그 부재료에서 유해물질이 나왔다. (한국소비자원 제공) 2019.7.23/그린포스트코리아
슬라임과 그 부재료에서 유해물질이 나왔다. (한국소비자원 제공) 2019.7.23/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형수 기자] 어린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슬라임과 그 부재료에서 유해물질이 나왔다.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소비자원은 전국 슬라임 카페 20개소의 슬라임 및 부재료(색소·파츠·반짝이) 100종을 수거해 검사한 결과, 이 중 19종(파츠 13종·슬라임 4종·색소 2종)이 안전기준에 부적합해 판매중지·폐기됐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검사 대상에는 클리어슬라임 20종, 색소 21종, 파츠 40종, 반짝이 19종이 포함됐다. 

파츠 13종에서는 기준치를 넘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검출됐다. 이 가운데 3종은 유해중금속(납·카드뮴) 기준도 충족시키지 못했다. 파츠는 슬라임에 촉감이나 색감을 부여하기 위해 첨가하는 장식품으로 1000여 종류 이상 판매되고 있다. 

파츠 13종의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함유량은 최소 9.42%에서 최대 76.6% 수준으로 허용기준(DEHP·DBP·BBP 총합 0.1%이하)을 최대 766배나 초과했다. 플라스틱 제품을 유연하게 만드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생식과 성장에 악영향을 미치는 내분비계 교란물질이다. 국제암연구소(IRAC)는 발암가능물질(2B등급)로 분류하고 있다.

유해중금속이 검출된 파츠 3종(7.5%)의 납 함유량은 최소 530㎎/㎏, 최대 3628㎎/㎏으로 허용기준(300㎎/㎏)을 최대 12배 초과했다. 1종(177㎎/㎏)은 카드뮴이 허용기준(75㎎/㎏)의 약 2.4배였다.

납은 어린이 지능 발달 저하·식욕부진·빈혈·근육약화 등을 유발할 수 있다. 국제암연구소에서 인체발암가능물질(Group 2B)로 분류하고 있다. 카드뮴은 독성이 강해 체내에 잘 축적되고 배출되지 않는다. 폐암·전립선암·장암을 일으키는 것이 확인돼 국제암연구소에서 인체발암물질(Group 1)로 분류하고 있다. 

또 클리어슬라임 20종 중 4종(20.0%)에서 붕소(3종) 및 방부제(2종)가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고, 이 중에서 1종은 붕소와 방부제(CMIT, MIT)가 기준에 모두 부적합했다. 슬라임 3종(15.0%)에서 검출된 붕소 용출량은 최소 361㎎/㎏, 최대 670㎎/㎏로 허용기준(300㎎/㎏)을 최대 2.2배 초과했다.

슬라임 1종에서는 사용이 금지된 방부제인 CMIT·MIT가, 다른 1종에서는 허용기준(5㎎/㎏)을 넘는 BIT(30.5㎎/㎏)가 검출됐다. 한국소비자원은 경기도 화성시 슬라임팡팡·성남시 분당구 슬라임캠프·서울시 신월동 슬라임팩토리·경남 김해시 슬코X말랑말랑 등 4개 업체 모두 문제되는 제품에 대한 폐기·판매중지를 완료했다고 전했다.

인천시 청라동 슬라임스타와 청주시 상당구 슬라임카페 등에서는 색소에 붕소 용출량이 허용기준을 초과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들 업체가 문제되는 제품에 대한 폐기·판매중지했다고 밝혔다.

한국소비자원은 식품 모양의 완구(파츠 등) 제조·유통 금지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슬라임에 넣는 부재료 파츠는 어린이제품(완구)으로 볼 수 있음에도 슬라임 카페 20개소 모두 제품에 대한 정보제공(제조국·수입자·안전인증 등)을 하지 않았고, 파츠 중 일부는 어린이가 식품으로 오인할 수 있는 모양으로 제작돼 삼키는 사고가 일어날 위험이 높다고 지적했다.

현재 어린이가 식품으로 오인할 수 있는 모양으로 제조된 장난감의 제조·유통을 금지할 수 있는 안전기준은 없다. 한국소비자원은 슬라임협회를 통해 부적합 파츠의 전국적 판매중지를 요청했다. 슬라임협회는 해당 파츠 13종의 판매를 즉시 중지했으며, 슬라임 및 부재료 모두 인증받은 안전한 재료만 사용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국가기술표준원에 슬라임 및 부재료에 대한 안전관리·감독 강화, 식품 모양 장난감(파츠)에 대한 제조·유통 금지방안의 마련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alias@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