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 불매운동 여행 분야로 확산…"여행객 감소 원인, 불매운동만으로 보긴 어려워"

인천공항에 설치된 출국 항공편 알림판. (인천공항 페이스북 캡처) 2019.7.9/그린포스트코리아
인천공항에 설치된 출국 항공편 알림판. (인천공항 페이스북 캡처) 2019.7.9/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형수 기자] 대법원의 강제징용 관련 판결을 빌미로 한국에 경제보복을 가한 일본 정부를 향한 반발로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에 불이 붙었다. 맥주, 잡화, 의류 등에 이어 여행으로 대상 분야가 넓어지는 모양새다. 여행업계는 일본 인바운드 여행객 가운데 한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한 만큼, 영향이 가시화되면 일본도 피해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주류, 의류, 잡화 등 다양한 분야로 일본 불매운동이 확산하는 중이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예약해 둔 일본행 항공권 등을 취소하며 불매운동에 동참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일본여행취소, #일본여행취소할거야, #일본여행취소기념, #일본여행취소각 #일본여행취소함 등의 해쉬태그를 검색하면 각각 100건이 넘는 게시물이 검색된다. 개그맨 김재욱도 8일 후쿠오카행 항공권 예약을 취소한 인증샷을 본인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리며 “#일본불매운동에 동참합니다”라고 적었다.

업계 관계자는 “불매운동의 영향이 가시화되면 취소율이 올라가기보다는 예약률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 인바운드 여행시장에서 25~30%가량을 차지하는 한국인 여행객이 확 빠지면 일본으로서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정부관광국이 공개한 통계를 보면 지난 1월 일본으로 향한 한국인 여행객은 77만9383명으로 전체(268만9339명)의 29%에 달했다. 2월에도 71만5804명의 한국인이 일본을 방문해 약 27.5%의 비중을 차지했다. 그 뒤로는 조금 떨어져 3월 21.2%, 4월 19.3%, 5월 21.8% 등 20% 안팎의 비율을 나타내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눈에 띄는 동향은 나타나지 않았다는 시각이다. 관련 이슈가 불거진 지 아직 일주일 남짓밖에 되지 않아 불매운동에 따른 영향이 나타나려면 한 두달쯤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여행 계획을 취소하면서까지 애국심이나 반일감정을 드러내려는 사람은 적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과 별개로 지난해 여름부터 일본을 찾는 한국인 여행객 숫자가 줄어들고 있는 만큼 신중한 해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향후 올 여름 일본으로 떠난 여행객 숫자가 감소하더라도 그 원인을 불매운동으로만 해석하기엔 무리라는 시각이다.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부터 일본 방문 한국인 여행객 수는 감소 추세다. 지난해 2월 18.1%, 3월 26.8%, 4월 15.1%, 5월 14.6%로 전년 대비 두자릿수 성장률을 이어가던 일본 방문 한국인 숫자는 6월 6.6%로 줄더니 7월에는 –5.3%를 기록했다. 이후 8월 -4.3%, 9월 -13.9%, 10월 -8.0%, 11월 -5.5%, 12월 0.4%, 2019년 1월 -3.0%, 2월 1.1%, 3월 -5.4%, 4월 -11.3%, 5월 -5.8%를 기록하며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작년 이맘 때 일본에 태풍·지진 등 자연재해가 잇따라 일어나며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줄어든 뒤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부정적 정치 이슈가 이어지는 상황”이라며 “여행객 숫자가 감소하더라도 그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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