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양 선생, 우리 통일되면 꼭 다시 만납시다"

어제는 많은 우리 국민들이 TV에서 하루종일 눈을 떼지 못한 날이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현직으로서는 처음 북한 영토로 월경(越境)하는 장면은 그 상징성만으로도 우리는 물론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작년 4월 문재인 대통령과 1차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두번째로 월경했습니다.

매사 처음이 가장 어려운 법입니다.

처음부터 있던 길은 원래 없지 않습니까. 사람들이 다니다보면 길이 생기는 것이지요.

저는 1989년 가을 어느 날인가, 월경을 했습니다.

나중에 유야무야 됐습니다만 남북이 국회회담을 열기로 하고 몇 번인가 예비접촉을 가졌는데 그 중 한번 국회 출입기자단의 일원 자격이었습니다.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 판문각을 지나 통일각으로 가는데 뭐랄까 으스스한 기분에 침이 꿀꺽 꿀꺽 넘어가던 기억이 지금도 어제일 같습니다.

이름을 잊었는데 최 아무개라고 자신을 판문점 경비대 현역 중좌라고 소개했던 사람과 거의 종일 시간보내면서 정말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남북적십자회담때문인가로 서울을 와 봤던 인사여서 그런지 대화에 큰 애로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오후 한때 큰 소동이 빚어졌습니다. 우리 기자 한 명이 북측 인사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주석'을 뒤에 안 붙이고 '김일성 운운' 했던 모양입니다.

거친 고성이 오가고 철수하네 마네 날선 공방을 거친 후 잠잠해지기는 했습니다.

 '이러다 영영 못 돌아가는 거 아닌가'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면서 얼굴이 석고상처럼 굳어지기도 했지요.

최 중좌에게 헤어지면서 고마웠다고 인사를 전하자 북측의 선물이라며 들쭉술 두 병을 제게 건넸습니다.

"양 선생, 우리 생각이 다른 건 다른 거고, 건강하시오 통일되면 우리 꼭 만납시다"라는 인사와 함께였습니다.

들쭉술 한 병은 평남 순천이 고향으로 1.4후퇴때 남으로 오신 장인에게 드렸고 한 병은 기억이 전혀 없었는데 어제 TV를 보다 아내가 갑자기 '아!'하더니  들고 왔습니다.

북쪽도 사람 사는 곳이니 나이 때문에라도 이제 최 중좌도 은퇴군인이 됐을 겁니다. 건강하시리라 믿습니다.

이 들쭉술은 열네살에 월남했는데도 아직도 평안도 사투리를 쓰는 큰 처남에게 드려야겠습니다. 

북미관계가 또 남북관계가 이번 판문점 회동을 계기로 한 차원 발전되기를 기대합니다. 

 

O..."광화문이 어마어마한 대형 화분으로 뒤덮였습니다"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동 그리고 남북미 정상회동때문에 모든 국민의 시선이 판문점으로 모이고 있을 때 광화문의 모습이 확 바뀌었습니다.

트럼프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후 청와대를 나와 용산기지로 이동하자 마자 서울시가 광화문 광장에 어른 키의 두 배 가까이 되는 대형 화분 80개를 3m 간격으로 촘촘히 세운 것입니다.

개당 100만원 돈이라니 예산도 적잖이 들어갔고 서울시직원 500여명, 경찰 1200여명, 소방차 2대,구급차 2대에 대형 지게차와 크레인이 동원된 '작전'끝에 이루어졌다네요.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좌우로 160m 구간인데 조경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고 '농성 천막'을 아예 세울 수 없게 만들어 버린 것입니다.

우리공화당(옛 대한애국당)은 지난달 10일 이 자리에 지난 2017년 3월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때 5명 사망과 관련,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대형 천막들을 설치합니다.

서울시는 이에대해 불법 설치라며 수 차례 계고장을 보낸 뒤 지난달 25일 행정대집행을 통해 천막을 모두 철거했지만 바로 그날 공화당 당원들은 다시 천막을 세웁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 방한과 관련, 국빈이 오가는 자리에 불법천막은 좋지 않다는 여론이 일자 방한기간중에는 파이낸스센터앞으로 스스로 천막들을 옮겼었습니다.

서울시의 입장을 이해못하는 것은 아니나 바둑으로 치면 정석은 아니라는 기분이 드는 것은 왜일까요.

서울시와 공화당간의 수 싸움이 계속되는 모양새인데 앞으로의 국면을 지켜봐아 할 것 같습니다.

 

O..."이왕이면 올스타전 MVP를 목표로 던져봐"

류현진(32,LA다저스)이 결국 해냈습니다.

2019 MLB 올스타전 내셔널리그 투수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입니다.

올스타전에 뽑힌 것만도 엄청난 영광인데 거기에 더해 선발투수로 이름을 올리게 된 것이 백미입니다.

류현진은 올시즌 16경기에 선발 등판해 9승2패,평균자책점 1.83의 빛나는 투구로 별들의 무대 출전 기회를 당당하게 잡았습니다.

내셔널리그 다승 공동 2위에 평균자책점은 메이저리그 전체투수중 1위라는 성적이 구구한 설명을 필요없게 만듭니다.

꼭 내셔널리그 사령탑이 데이브 로버츠 LA감독이 아니라 다른 팀 감독이더라도 아마 선택은 같았을 것으로 현지에서는 분석한답니다.

지난 주말 콜로라도에 심하게(?) 맞기는 했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이 또한 독이 아니라 약이 될 수도 있습니다.

박찬호, 김병현, 추신수에 이은 네번째 올스타가 된 류현진이지만 선발 출장의 영예는 첫번째입니다.

그만큼 한국 야구팬들의 기대는 클 수 밖에 없습니다.

올스타전은 오는 10일 오전 8시 30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프필드에서 열리게 됩니다.

                                                              [그린포스트코리아 양승현 편집위원]

yangsangsa@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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