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xabay 제공) 2019.04.10/그린포스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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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포스트코리아 홍민영 기자] 부부 둘 다 경제활동을 하는 경우에도 아내의 집안 일 시간이 남편의 7.4배, 육아시간은 3.5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성호‧김지원 연구원은 10일 ‘일‧생활 균형을 위한 부부의 시간 배분과 정책과제’에서 통계청의 2014년 생활시간 조사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맞벌이 부부의 가사시간은 남편 17.4분, 아내 129.5분으로 아내가 남편의 7.4배 더 오래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중 육아시간 역시 남편 14.9분, 아내 52.2분으로 아내가 남편보다 3.5배 더 길었다. 아내는 퇴근 후 많은 시간을 가사와 육아에 쏟아 붓는 반면 남편은 그렇지 않은 것이다.

주말에도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맞벌이 부부의 주말 가사시간은 남편 41.0분, 아내 176.4분으로 아내가 남편보다 4.3배 길었다.

주말 육아시간도 남편 28.8분, 아내 48.6분으로 아내가 남편보다 1.7배 길었다. 반면 여가시간은 남편 410.4분, 아내 362.4분으로 아내가 남편보다 1.1배 짧았다. 

이 같은 불균형은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가계생산 위성계정 개발 결과(무급 가사노동가치 평가)’에서도 잘 드러난다.

가사노동가치란 청소, 요리, 육아 등 무급 가사노동을 경제적 가치로 환산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연간 무급 가사노동의 가치는 여성 1인당 1076만9000원, 남성 346만9000원으로 여성이 남성의 3.1배에 달했다. 같은 해 여성 전체가 수행한 무급 가사노동가치는 272조4650억원으로 남성(88조2650억원)의 3배 이상이다.

가사노동 비중은 여성의 경우 1999년 79.9%, 2004년 77.1%, 2009년 76.4%, 2014년 75.5%로 소폭 낮아지고 있으나 여전히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결혼 유무에 따라 남녀 비중 차이가 달라지는 것이 눈에 띈다. 2014년 미혼자의 가사노동 가치 비중은 남성 41.3%, 여성 58.7%였다. 반면, 기혼자는 23.0%, 여성 77.0%로 남성은 결혼이후 가사노동 비중이 줄어드는 반면, 여성은 대폭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2006년 서울 거주 기혼남녀 79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남성의 50.4%는 퇴근 후 쉬지만, 여성은 49.6%가 집안 일을 한다고 답했다. 

여성의 73.4%는 “청소, 요리 등 가사와 육아가 가족구성원 모두의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응답했으나, 남성은 52.2%에 그쳤다. 가사를 전혀 하지 않는 남성도 12.1%에 달했다.

가사노동을 하는 남성 중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29.2%에 불과했다. 대신 '아내를 돕기 위해'(36.8%), '아내의 요구에 의해'(12.8%)라는 대답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러한 상황에 결혼을 기피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

2016년 한국여성민우회이 1인가구 여성 15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한 결과, 절반에 가까운 여성들이 가족 내에서의 불평등, 여성에게 과도한 책임을 지우는 제도 때문에 결혼을 기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가사와 육아가 여성만의 일이라는 사회적 통념을 바꾸고 공평하게 분담할 수 있는 인식과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hmy10@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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