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연호를 발표하고 있는 스가 관방장관. (NHK 캡처 제공) 2019.04.01/그린포스트코리아
새 연호를 발표하고 있는 스가 관방장관. (NHK 캡처 제공) 2019.04.01/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홍민영 기자]일본의 새로운 연호(年號)가 ‘레이와(令和)’로 정해졌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1일 기자회견을 열고 “아키히토(明仁) 일왕이 쓰는 현재 연호 ‘헤이세이(平成)’의 다음 연호로 ‘레이와’를 채택했다”고 발표했다. 

일본은 다른 국가들처럼 서기를 사용하지 않고 연호를 쓴다. 2019년은 아키히토 일왕이 즉위한 1989년부터 계산해 헤이세이 31년이 된다. 2016년 아키히토 일왕이 퇴위를 발표하자 새 연호가 언제, 어떤 것으로 정해질지 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됐다.

새 연호인 ‘레이와’는 7~8세기 경 만들어진 일본 최고(最古)의 가집(歌集)인 만엽집(万葉集)에서 유래했다. ‘초봄의 영월(令月)에’라는 대목이 나오는데, 여기서 ‘영월’은 무엇을 해도 좋은 달, 축복받은 달이라는 뜻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발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새 연호를 만엽집에서 가져온 이유에 대해 “일본의 국민 문화와 긴 전통을 상징하는 책이기 때문”이라며 “아름다운 마음을 모아서 문화를 만들고 성장시키고자 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일본의 연호는 서기 645년의 다이카(大化)부터 시작해 248번째를 맞는다. 현재까지의 연호는 모두 중국 고전에서 따 왔기에 일본 고전에서 가져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아베 신조 정권을 지지하는 일본 보수파 내에서는 일본 고전에서 유래한 연호를 만들자는 의견이 강해지고 있었다. 이번 연호 제정은 그런 보수파의 목소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새 연호는 현재의 아키히토 일왕이 퇴위하고 126대 나루히토(德仁) 왕세자가 즉위하는 다음 달 1일 0시부터 적용된다.

일왕의 서거가 아닌 퇴위로 인해 새 연호가 만들어지는 것은 1818년 이래 약 200년 만이다. 

아키히토 일왕은 평화주의자이자 일본의 과거사를 반성해야한다고 꾸준히 주장해 온 인물이다. 2001년 자신의 생일을 맞은 기자회견에서 일왕의 모계혈통이 백제계라는 것을 밝히는 등 특히 한국과의 관계에 온화하게 대처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음 일왕으로 즉위할 그의 아들 나루히토 왕세자 역시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반 우익성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hmy10@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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