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로머, ‘혁신성장, 한국 경제가 가야할 길’ 특강

폴 로머 교수.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2019.03.27/그린포스트코리아
폴 로머 교수.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2019.03.27/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홍민영 기자] 한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양적 투입보다 인적자본, 기술력 등 질적 변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로머(Paul Romer) 뉴욕대 교수는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 주최로 27일 남대문 상의회관에서 열린 ‘혁신성장, 한국경제가 가야할 길’ 세미나에서 이같이 제언했다.

로머 교수는 이날 ‘신속하고 안정적이며 포괄적인 한국의 지속적인 성장(Sustaining Growth in S. Korea that is Rapid, Stable, and Inclusive)’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했다. 

그는 강연에서 “한국은 지난 수십 년 간 고성장, 높지 않은 실업률, 활발한 소득계층 이동성을 바탕으로 매우 빠른 경제성장을 이뤄냈다”면서도 “최근 성장 속도가 과거에 비해 현저히 둔화되고 있어 기존 전략을 재편하는 것이 불가피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경제의 지속성장은 노동, 자본 같은 양적 투입보다 인적자본, 기술력 등 질적 변화에 달려 있다”면서 “국가는 교육시스템을 통해 배출된 인적자본을 최대한 활용할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일을 통해 학습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기업현장에서 지식을 쌓고 공유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축적된 지식이 새 기술과 사업모델을 만드는 ‘선순환적 성장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로머 교수는 특히 여성 인력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많은 수의 여성들이 30대에 커리어의 정점을 찍고 육아, 가정 등으로 하향세를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며 “한국은 고학력 여성이 많아 지금껏 사회현장에서 활동하지 못한 여성 인력들이 잠재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여성문제 등에서 문화적인 인식개선을 이뤄야 한다고도 했다.

로머 교수는 “지속 가능한 성장은 인정성과 포용성이 수반돼야 한다”며 “낮은 실업률, 활발한 소득계층 이동성이 함께 유지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과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11년부터 미국 뉴욕대학교 스턴경영대학원 교수로 재직중인 로머 교수는 기술혁신이 성장을 이끈다는 ‘내생적 성장이론(Endogenous Growth Theor)’으로 지난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폴 로머 교수의 강연에 이어 이종화 고려대학교 교수 진행으로 ‘혁신성장과 한국경제의 미래’를 주제로 한 대담이 진행됐다.

hmy10@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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