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포스트코리아 채석원 기자] 모텔 등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투숙객 1600여명의 은밀한 사생활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청 사이버수사과(사이버성폭력수사팀)는 숙박업소 객실 내에 불법 무선 IP 카메라를 설치해 투숙객의 사생활을 촬영하고, 그 영상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한 박모(50)씨와 김모(48)를 검거해 경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 등은 지난해 11월 24일부터 지난 3일까지 영남ㆍ충청의 10개 도시의 30개 숙박업소(총 42개 객실)을 돌며 셋톱박스, 콘센트, 헤어드라이어 거치대 등에 카메라를 설치했다. 이들은 설치한 카메라로 투숙객 1600여 명의 사생활을 몰래 촬영하고, 촬영한 영상을 유료사이트에 전송해 실시간으로  중계하는 방법으로 약 700만 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 일당은 지난해 6월께 숙박업소에 불법카메라를 설치해 투숙객들의 은밀한 사생활을 몰래 촬영한 영상을 유료로 생중계해 금전적 이득을 챙기기로 모의했다. 박씨는 숙박업소를 돌며 무선 IP 카메라를 몰래 설치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김씨는 이 카메라가 원격으로 정상작동하는지 점검하기로 했다. 또 해외서버 개설과 관리ㆍ운영, 웹사이트 개발, 녹화한 불법 촬영물을 서버에 업로드하는 등 각자 역할을 분담하기로 했다.

이후 지난해 8월부터 지난달까지 영남ㆍ충청 지역 10개 도시, 30개 숙박업소 총 42개 객실을 순회하며 해외 인터넷몰 등을 통해 구입한 무선 IP카메라를 TV셋톱박스, 콘센트, 헤어드라이어 거치대에 몰래 설치했다. 또 이 카메라로 촬영한 투숙객 1600여명의 은밀한 사생활 영상을 해외에 주소를 둔 사이트에서 생중계했다. 영상을 대량으로 전송하고 저장 및 유포하기 위해 영상서버도 여섯 대나 동원했다.

경찰은 박씨 일당이 운영한 사이트에서 이들이 약 6개월간 IP카메라 42대로 찍은 VOD영상 803개를 확인했다. 사이트 전체 회원 4099명 가운데 한 번이라도 유료 결제를 한 회원은 97명으로 조사됐다. 박씨 일당은 월정액으로 미화 44.95달러(약 5만원)를 받아 총 700여만원을 챙겼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 등은 유료 회원을 늘리기 위해 일부 라이브 영상을 무료로 제공하고 녹화 영상을 마치 실시간 영상인 것처럼 게시하기도 했다.

경찰은 숙박업소에 불법 IP카메라를 설치해 지속적으로 몰래 엿본 사례는 있지만, 해외 사이트에서 영상을 생중계하는 경우는 처음으로 적발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숙박업소 이용자들에게 TV셋톱박스, 콘센트, 헤어드라이어 거치대, 스피커 등에 틈새나 초소형 구멍이 뚫려 있거나 불필요하게 전원 플러그가 꽂히진 않았는지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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