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질오염 막자니 축산업계 반발이…' 딜레마

 
세계에서 가장 청정한 자연을 자랑하던 뉴질랜드에 심각한 환경오염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 뉴질랜드 관광청 제공)
세계에서 가장 청정한 자연을 자랑하던 뉴질랜드에 심각한 환경오염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질랜드 관광청 제공)

[그린포스트코리아 황인솔 기자] 세계에서 가장 청정한 자연을 자랑하던 뉴질랜드에 심각한 환경오염이 진행되고 있다.

가디언은 뉴질랜드에서 그 어떤 이슈보다 환경오염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크다고 최근 보도했다.

뉴질랜드 시장 조사 기관 피시&게임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여론 조사에서 뉴질랜드 국민의 82%는 수질 오염에 대해 '극도로 우려하고 있다'라고 응답했다.

마크 테일러 피시&게임 대표는 "뉴질랜드 국민이 강과 호수에서 수영을 하거나 낚시로 식량을 얻지 못하게 되는 것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라며 "지난 20년간 축산업은 발전했지만 수질 오염 수준이 국민의 권리조차 앗아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뉴질랜드 환경부는 2014년 수질을 검사한 10개 강 중 7개가 지나치게 높은 질소 수치와 조류 증식으로 수영이 부적합한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민물고기 4분의 3이 멸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질 오염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 것은 낙농업이다. 목초지에 뿌려진 질산비료, 젖소와 양 등의 배설물이 강으로 흘러 들어가면서 심각한 오염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지 캔터베리는 특히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2~2016년 이 지역의 젖소 수는 두 배로 늘어 127만 마리가 됐다. 비슷한 시기에 수질이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환경문제가 문제로 부상하면서 뉴질랜드 정부는 2040년까지 강의 90%를 수영이 가능한 수준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뉴질랜드 환경부는 수질 개선을 위해 젖소 수 감축 등을 통해 낙농업을 제한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일부 정치권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게 문제다. 세계에서 가장 큰 낙농업 기업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인구 상당수가 낙농업에 종사하기 때문이다.

뉴질랜드 수질오염은 이미 뉴질랜드인의 생활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2016년엔 북섬 해블록노스에 위장염이 유행해 5000명이 감염되고 4명이 사망했다. 마을 상수도에 양 배설물이 침투해 벌어진 사태였다.

러셀 데스 생태학 박사는 "정부는 현재 경제와 국민의 생명을 놓고 딜레마에 빠져 있다. 사람들이 죽기 시작해야 상황이 바뀌고 사람들이 주의를 기울일 것 같다. 여전히 뉴질랜드는 수질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breez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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