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5천600만년 전 지구에 심각한 온난화 현상이 계속되면서 당시 처음 등장한 말의 크기가 현저하게 줄어들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사이언스 데일리와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24일 보도했다.

미국 과학자들은 온난화에 적응해 포유동물이 몸크기를 줄이는 현상이 초기의 말에도 일어났음을 화석 증거를 통해 입증했다고 사이언스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팔레오세-에오세 최고온기(PETM)로 알려진 이 온난화기에는 대기와 바다에 다량의 탄소가 방출되면서 약 17만5천년에 걸쳐 기온이 5.5℃ 상승했다가 회복됐고 포유동물들은 여기에 반응해 전체 종 가운데 약 3분의1이 몸 크기가 줄어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고대 말들의 이빨 화석을 분석한 결과 약 5천580만년 전에 처음 등장한 최초의 말 시프르히푸스(Sifrhippus)는 몸무게가 평균 5.6㎏ 정도로 오늘날의 애완견인 미니어처 슈나우저 정도의 크기였지만 13만년이 지난 뒤 이들의 몸무게는 평균 3.9㎏, 몸크기는 집고양이 정도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온이 다시 서서히 낮아진 온난화기의 마지막 4만5천년 동안 이들의 몸은 다시 크게 불어나 PETM 말기에는 몸무게가 7㎏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와이오밍주 빅혼 분지에서 발견된 동물 화석들의 이빨 화석에서 채취한 산소 동위원소와 몸크기 정보를 통해 당시 기후와 시프르히푸스의 진화 과정을 추적한 결과 기온과 이들의 몸크기 사이에 정확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밝혀냈다.

그러나 습도나 이산화탄소 농도 등 다른 요인은 말의 몸크기 변화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자들은 "PETM은 현생 영장류의 조상을 포함한 주요 포유동물과 유제류 집단들이 등장한 시기로 오늘날 생물 다양성의 토대가 된 시기였다"라면서 이 연구는 기온 상승에 포유동물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런 현상이 오늘날 적도에 가까울수록 일반적으로 작아지는 포유동물과 조류에도 그대로 들어맞는 것이라면서 이는 몸이 작을수록 더위 속에서 체온을 조절하기가 쉬워서이거나 먹이를 구하기가 어려워서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적도 부근 지역은 대부분 건조해 먹이 자원이 부족하다.

연구진은 PETM의 기온 상승은 17만년 이상에 걸쳐 일어났지만 오늘날과 같은 온난화 추세가 계속될 경우 100년 안에 PETM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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