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깊은 것으로 알려진 흑해 부근 지하 동굴 속에서 눈 없는 원시 곤충이 발견돼 육생동물 가운데 가장 깊은 땅 속에 사는 종으로 기록됐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23일 보도했다.

이베리아-러시아 동굴생물학자들로 구성된 케이브X 팀은 조지아의 압하지아 자치공화국에 있는 지하 2천192m의 크루베라-보로냐 동굴을 탐사하던 중 1천980m 깊이에서 `톡토기'류에 속하는 곤충을 새로 발견했다고 육생 절지동물 리뷰 저널 최신호에 발표했다.

톡토기류는 보통 완전히 깜깜한 동굴 속에 살면서 균류나 부패하는 유기물 등을 먹고 산다.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깊은 땅 속 동물은 멕시코의 지하 920m 동굴에서 발견된 전갈과 좀이다.

연구진은 이 곤충을 치즈로 유인해 붙잡았으며 미발견 종으로 확인됨에 따라 플루토무루스 오르토발라가넨시스(Plutomurus ortobalaganensis)로 명명했다.

이들은 이 곤충이 눈과 날개가 없고 긴 더듬이가 달려있어 진(眞)동굴성 동물의 전형적인 특성을 갖고 있지만 다른 진동굴성 동물에는 없는 색소를 갖고 있는 점이 다르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 곤충이 희미하나마 색소를 갖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이처럼 깊은 땅 속까지 들어간 것이 근래의 일인 것으로 보고 있다.

색소는 햇빛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고 짝짓기를 위한 과시용으로, 또 포식자로부터 몸을 감추거나 땅 위에서는 먹이를 잡는데 도움을 주지만 캄캄한 동굴 속에서는 쓸모가 없게 된다.

연구진은 동굴 안의 온도가 0.5~5℃라면서 이처럼 빛도 없고, 춥고, 먹이도 거의 없는 곳에서도 생물이 산다는 것은 깊은 지하 생태계가 생각보다 풍요로울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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