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산업 모두 초기단계여서 생태계 전반 동시 발전해야 수소 경제 정착”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인 '넥쏘'(사진=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인 '넥쏘'(사진=현대차 제공)

[그린포스트코리아 채석원 기자] 한국이 친환경에너지인 수소를 활용한 경제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려면 경쟁력 있는 수소 경제 생태계를 갖춰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조철 산업연구원 산업통상연구본부 본부장은 최근 정책브리핑에 기고한 ‘수소 경제 세계 1위 가려면’이라는 글에서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수소 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대해 ‘매우 도전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수소 경제 활성화 로드맵’은 구체적인 목표로 2040년에 수소자동차는 누적 기준으로 생산 620만대, 내수 290만대, 수출 330만대, 수소 충전소 1200개 이상 보급, 연간 526만톤 이상 수소 공급, 수소가격 1㎏당 3000원 등을 제시한 바 있다. 조 본부장은 “누적 기준을 연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2040년 연간 신규로 증가하는 수소차의 생산, 내수, 수출 등이 각각 133만대, 55만대 및 78만 대가 될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2018년 우리 자동차 전체 생산, 내수, 수출 등의 33%, 35.5%, 31.8%에 해당해 매우 도전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조 본부장에 따르면 수소차의 경우 일본이 80만대(수소 버스 1200대), 중국이 100만대 등의 보급 목표를 세우고 있고, 충전소의 경우 일본이 900개, 중국이 1000개 등으로 한국의 2040년 수치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일본의 수소공급 목표는 2030년 30만t에 불과하지만, 이후 1000만t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수소 가격의 경우 일본은 2030년 1㎏당 3392원, 이후 1㎏당 2262원까지 떨어뜨린다는 목표를 설정해 한국보다는 다소 낮은 가격 수준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조 본부장은 각국의 목표나 정책을 기준으로 보면 누가 세계 수소산업을 주도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본부장은 “수소 경제 세계 1위가 되려면 경쟁력 있는 수소뿐만 아니라 수소자동차 등 관련 제품들을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면서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수소자동차와 수소에너지로의 전환이 가능할 것이냐의 문제도 값싸며 친환경적인 수소자동차와 수소에너지가 생산되면 자연 해결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조 본부장은 경쟁력 있는 수소 경제 생태계를 갖춰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수소 경제의 생태계는 수소의 생산 및 운송, 충전, 수소자동차뿐만 아니라 여타 활용부문 산업의 육성까지를 포괄하는 광범위한 영역”이라면서 “다른 산업과 달리 이들 모든 부분이 다 초기단계에 있기 때문에 수소 경제가 정착되려면 생태계 전반이 동시에 발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정부나 특정 기업이 모두 다 하는 것은 쉽지 않고, 정부, 다양한 부문의 기업 및 연구소, 대학 등이 동시에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면서 “모든 주체의 자발적인 참여가 중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수소 경제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형성하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고 했다.

조 본부장은 정부가 수소 경제로의 전환에 대한 확실한 비전과 실행 의지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계획대로 수소차 및 수소충전소의 보급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수소의 수요가 많은 공공버스 등에 수소차 보급을 빠르게 추진하는 게 유용한 정책수단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조 본부장은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수소자동차뿐만 아니라 여타 운송수단, 발전 및 난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수소의 활용을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 많은 영역에서 수소 경제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형성되고 민간 스스로 차량뿐만 아니라 수소에너지의 생산 및 수송 등에 대한 기술개발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조 본부장은 주요국에 비해 수소 경제에 대한 정책 실시가 다소 늦었지만 한국은 기업 주도로 이미 수소차의 경쟁력을 확보해왔다고 짚은 뒤 “향후 수소공급의 경쟁력 향상도 민간 주도가 가능할 수 있다. 한국은 산유국이 아니지만 정유나 석유화학을 수출산업으로 육성한 경험이 있다. 수소자동차뿐만 아니라 수소의 수출국으로 부상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조 본부장은 부품 및 소재 육성도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대기업 차원에서 수소자동차의 성능 향상과 가격 인하를 위해 노력하겠지만, 부품 및 소재의 육성 없이는 쉽지 않다”면서 “정부 차원에서 수소차 부품 및 관련 소재의 개발과 생산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부품소재업체들을 육성해 나가야 할 것이다. 경쟁력 있는 수소 생산 방식이나 저장 등을 위한 용기 개발 등 많은 부분에 있어 관련 기업의 육성이나 연구개발 추진이 필요하고 연구기관 및 대학에서 이러한 연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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