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랬건만…정부 곳간은 '역대급' 풍성
불황이랬건만…정부 곳간은 '역대급' 풍성
  • 주현웅 기자
  • 승인 2019.02.08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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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회계연도 총세입·총세출 마감
정부 수립 이래 초과세수 최대치
기재부, 세수추계 절차 개선 방침
기획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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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포스트코리아 주현웅 기자] 경기 불황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가 수년째 반복되고 있지만 정부의 곳간은 어느 때보다 풍성해졌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세 수입이 당초 목표에 비해 25조원가량 더 걷힌 것으로 나타났다. 초과 세수 규모로 치면 정부 수립 이래 최대치다.

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세수입 실적은 293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당초 목표였던 250조4000억원의 9.5%를 더 걷은 셈이다. 전년도 국세수입 실적(265조4000억원)과 비교하면 10.6%(28조2000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이 같은 세수실적 호조 원인을 기재부는 “2017년도 반도체 호황 등으로 법인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돼 법인세가 증가했다”며 “그밖에도 부동산·주식시장 등 자산시장 호조에 따라 양도소득세·증권거래세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7년 반도체 수출실적은 전년 대비 15.8% 증가한 5737억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시기 유가증권시장 법인의 영업이익은 동기간 무려 48.9% 늘어난 100조6000억원을 나타냈다. 부동산 거래량 증가에 따른 양도소득세도 16~21%가량 증가했다.

작년 우리나라의 국세수입 실적은 293조6000억원을 기록했다.(기재부 제공)2019.2.8/그린포스트코리아
작년 우리나라의 국세수입 실적은 293조6000억원을 기록했다.(기재부 제공)2019.2.8/그린포스트코리아

하지만 마냥 반길 수만은 없는 호실적이란 비판이 나온다. ‘역대급’ 초과세수 때문이다. 4년 연속 증가세인 초과세수는 어느새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고 있지만, 개선은커녕 올해는 정부 설립 이래 최고 수치를 경신했다.

초과세수 발생은 다른 의미로는 정부의 세수 예측 실패를 뜻한다. 물론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하지만, 차이가 크다는 것은 투자나 복지 및 고용 등에 쓸 수 있는 돈을 안 쓰고 움켜쥐기만 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세수추계 절차를 개선할 방침이다. 기재부는 이날 “국세청, 관세청, KDI 등이 참여하는 세수추계 TF를 꾸려 각 기관별 전망치를 제시한 후 기재부가 최종 세입 예산안을 확정하는 방식으로 개편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세수추계는 기재부가 전담해 왔다.

기재부는 또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할 때 세수추계 전제, 전년도 세수추계 오치 원인 분석 및 개선사항 등도 공개하기로 했다. 이는 세수 예측이 지속적으로 실패한 데 대해 “세수 추정에 정치적 의도가 깔렸다”는 일각의 의혹을 잠재우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기재부는 이와 함께 △세제발전심의위원회 내 세수추계 분과 실설 및 민간전문가 자문 △해외사례 참고 등을 통한 세수추계 모형 개선 △세수추계 기관 책임성 강화 △세수추계 전담인력 보강 등의 개선안을 내놓았다.

한편, 이번 2018회계연도 정부의 세입 및 세출 실적은 구윤철 기재부 제2차관이 이날 오후 한국재정정보원에서 감사원의 김상규 감사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확정했다. 지난해 총세입부와 총세출부도 동시에 마감했다.

chesco12@green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