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트럼프 대통령 페이스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트럼프 대통령 페이스북)

[그린포스트코리아 채석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기록적 한파를 이유로 ‘지구온난화는 사기’라는 음모론을 재차 제기했다. 과학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후와 날씨를 착각하고 있다며 맹비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아름다운 중서부 지역에 풍속냉각 온도가 영하 60도에 이르는 한파가 몰아친다. 앞으로 더 추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람들이 밖에서 몇 분 동안 계속 있을 수 없을 정도다. 지구온난화는 어떻게 된 건가. 빨리 돌아와라. 우린 네가 필요하다고!”라는 글을 올렸다.

미국 중서부에 25년 만에 가장 혹독한 추위가 닥쳤다.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한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국 국립기상청은 보통 북극권 한계선에서 몰아치는 북극 소용돌이(polar vortex)가 제트 기류를 타고 남하해 미국 중서부에 한파를 몰고 왔다. 미니애폴리스의 체감 기온이 영하 60도에 육박할 정도로 추위는 살인적이다. 풍속냉각은 더 떨어져 일리노이와 인디애나는 영하 30~40도, 중서부 북쪽 지역은 영하 65도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됐다. 외출하면 목숨을 위협받을 만한 추위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에도 트위터에 “미국의 많은 지역이 엄청난 폭설과 기록적인 한파에 고통을 받고 있다. 지금은 구닥다리 지구온난화를 조금 가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모두 조심하고 집안에 있도록 하라”라는 글을 올린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글은 지구온난화론을 재차 비꼰 것이다. 그는 기후변화는 거짓이자 사기라고 주장하며 취임 5개월 만인 2017년 6월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를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인식은 큰 비판을 받고 있다. 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최근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의 기조연설에서 세계 경제를 가장 위협하는 것은 기후변화라고 지적한 뒤 지구온난화를 막으려면 정부의 과감한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자들도 기후와 날씨를 혼동한 트럼프 대통령의 일천한 인식을 비판하고 있다. 기록적 한파가 지구온난화를 부정하는 증거는 아니라는 것이다. 학자들은 기록적 한파가 지구 기후의 극적 변화를 방증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 연방정부가 발간한 ‘기후변화 보고서’는 하루나 일주일가량의 극한 기온으로 기후변화를 부인할 순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은 대놓고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트위터 글을 올리자 미국 국립해양대기청은 “겨울 폭풍이 지구온난화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진 않는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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