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팜 오일 산업으로 훼손된 생태계 복원 캠페인

훼손된 열대우림으로 서식지를 잃은 오랑우탄. (사진 러쉬코리아 제공)
훼손된 열대우림으로 서식지를 잃은 오랑우탄. (사진 러쉬코리아 제공)

[그린포스트코리아 이병욱 기자] 영국 친환경 코스메틱 브랜드 러쉬(LUSH)가 멸종위기 야생동물들의 서식지 보호를 위한 캠페인을 시작한다.

러쉬는 비영리단체 SOS(Sumatran Orangutan Society)와 함께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오랑우탄을 지키기 위한 캠페인을 펼친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캠페인은 25일부터 오는 2월 6일까지 APAC 9개국(한국, 일본,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뉴질랜드, 호주, 홍콩·마카오, 말레이시아)에서 동시 진행한다.

대규모 팜 오일의 주요 생산지인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에는 약 1만4600마리의 오랑우탄만이 남아 있다. 팜 오일은 저렴한 식물성 오일로 음식, 화장품, 바이오 연료 등 다양하게 사용된다.

그러나 불법 벌목, 산불, 단일 작물 재배 등 무분별한 생산 과정에서 열대우림은 훼손되고, 이로 인해 오랑우탄과 같은 멸종위기 야생동물들의 서식지가 사라지고 있다.

이에 러쉬는 지난 2017년부터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의 열대우림 복원을 위한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3월 APAC 8개국에서 진행한 '#SOS수마트라 시즌1 캠페인'을 통해 샴푸 바 1만 6675개를 판매해 약 2억 3000만원의 기금을 마련했다. 이를 비영리단체 SOS에 기부해 팜 오일 산업으로 훼손된 50헥타르의 땅을 구매한 바 있다.

이어 지난해 11월 '#SOS수마트라 캠페인 시즌2'가 유럽 국가에서 진행됐고, 이번에 APAC 9개국의 러쉬가 배턴을 이어받았다.

팜 오일 농장과 열대우림의 경계 모습. (사진 러쉬코리아 제공)
팜 오일 농장과 열대우림의 경계 모습. (사진 러쉬코리아 제공)

이번 캠페인을 위해 러쉬는 팜 오일을 완벽하게 배제한 비누 ‘오랑우탄’을 선보인다. 제품 '오랑우탄'은 팜 오일 대신 수마트라에서 얻은 엑스트라 버진 코코넛 오일을 비누베이스로 사용했으며, 파출리와 오렌지 오일을 담아 향긋한 숲의 향기를 남겨준다.

해당 비누의 판매금 전액은 부가세를 제외하고 비영리 단체 SOS에 기부된다. 이를 통해 수마트라 신타 라자(Cinta Raja)에 위치한 팜 농장 50헥타르(약 50만㎡, 서울월드컵 주경기장의 8배)를 구입할 계획이다.

이 땅은 수마트라 오랑우탄 80%가 서식하는 곳으로 구눙 르우제르 국립공원의 무분별한 개발을 막을 수 있는 핵심지로 꼽히는 곳이다.

헬렌 버클랜드 SOS 디렉터는 "최근 수마트라에서 새로운 종인 따빠눌리(Tapanuli) 오랑우탄을 발견했다. 하지만 그들의 서식지인 수마트라 생태계가 훼손되면서 이곳의 오랑우탄은 모두 멸종위기에 처하게 됐다"며 "국립공원 근처에 사는 주민 스스로가 숲의 보호자가 되고 생태계를 보호하는 것이 열대우림 재건의 중요한 성공 요인이다"라고 본 캠페인의 취지를 밝혔다.

캠페인의 자세한 정보는 SOS단체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제품은 러쉬코리아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구입할 수 있다.

팜 오일을 완벽하게 배제한 비누 ‘오랑우탄’.

 

wooklee@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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