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기형 원인 붕소·프탈레이트 검출
"목재 장난감이 아이들 건강에 더 유익"

(몬가베이 제공)
나무로 만든 3D 퍼즐과 장난감. (몬가베이 제공)

[그린포스트코리아 황인솔 기자] 최근 출시되는 대부분 어린이 완구는 원재료 가격이 저렴하고 무게가 가벼운 플라스틱으로 만든다. 플라스틱을 쓰면서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지만, 착색제나 가소제 같은 화학물질이 사용돼 건강과 환경에 위협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해 12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유럽환경단체가 조사한 어린이용 플라스틱 장난감 560여개 중 290개에서 불법 수준의 독성이 발견됐다. 설사와 구토를 야기하고 생식기 기형, 언어 발달 지연 등 영향을 미치는 붕소와 프탈레이트 등이 검출돼 세계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환경보호론자는 어린이 건강을 지키고 플라스틱 폐기물 포화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목재 장난감'이 유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플라스틱보다 오래 사용할 수 있고 창의력 증진과 소근육 발달에도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페루 환경전문매체 '몬가베이'는 남아메리카 에콰도르에서 50년간 나무 장난감을 만들고 판매해온 목공 트롬포스(87)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트롬포스는 12살이 되던 해에 목수인 아버지로부터 장난감 만드는 방법을 배웠다. 처음에는 스스로 갖고 놀았고, 형제나 친구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성인이 된 후에는 장난감 만드는 일을 직업으로 삼아 수십년 동안 나무를 깎아 인형, 기차, 블록, 퍼즐 등을 만들어왔다. 

장난감 시장이 산업화되면서 트롬포스의 일거리는 줄어들었다. 사람들은 더 저렴한 플라스틱 장난감을 주목하기 시작했고, 나무 장난감은 잊혀갔다.

트롬포스는 "여전히 기차 세트나 장신구 같은 주문이 들어오기는 하지만 특별한 경우다. 사람들은 이미 만들어져있는 장난감을 구입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라고 토로했다.

아이들의 건강과 환경을 위해 재료로 쓸 나무를 고를 때도 성장 속도가 빨라 숲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선택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소아과학회가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가장 단순한 장난감이 창의력 향상, 공간 지각 능력, 사회성 개발, 신체 발달에 좋다고 한다. 갖고 노는 방법이 정해진 장난감이 아니라 놀이 방법을 창조해야 하는 장난감이 더 건강한 것"이라고 말했다.

(몬가베이 제공)
50년간 나무 장난감을 만들어온 트롬포스씨. (몬가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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