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기 ‘집단 유행’… 바이러스 유전형 달라

[그린포스트코리아 서창완 기자] 지난달 대구에서 처음 보고된 홍역 확진 환자가 한달 새 30명까지 늘어났다. 발병 지역은 경기, 전남에 이어 서울까지 확대됐다,

보건당국은 환자가 집단 발생한 대구와 경북 경산시, 경기 안산시 등을 홍역 유행지역으로 관리하고 영유아에 대해 접종시기를 앞당기기로 했다.

21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총 30명의 홍역 확진자가 신고됐다. 만 4세 이하가 15명으로 가장 많았다. 20대 9명, 30대 6명 순이었다.

이날 서울, 전남 신안군, 경기 안산·안양시에서 각각 한 명씩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 현재까지 대구·경북 17명(대구시 16명, 경산시 1명)과 경기도 10명(시흥시 1명, 안산시 9명) 등에 집중돼 있다.

이달 확진된 환자는 24명으로 최근 5년 사이 가장 많은 숫자다. 우리나라의 홍역 환자는 2014년 442명이 발병한 이후 매년 20명을 넘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2006년 홍역 퇴치선언을 하고 세계보건기구(WHO)의 인증을 받았다. 다만, 한국인들이 해외 여행지로 많이 찾는 유럽·중국·태국·필리핀 등에서 홍역이 유행한 탓에 국내서도 소규모 유행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과 경기 안양, 전남 신안 등 3명 역시 각각 베트남과 태국, 필리핀 등을 여행한 뒤 홍역 증상이 발생했다.

질병관리본부는 대구와 경기 지역 집단 유행은 각각 다른 경로로 해외에서 유입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 홍역 바이러스 유전형은 필리핀 등 동남아에서 유행 중인 B3형이며 경기 지역은 D8형이다.

대구 지역은 의료기관 안에서 영유아와 의료기관 종사자를 중심으로 전파됐다. 경기 안산은 같은 어린이집에 다니던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영아 5명과 동일시설 거주자들로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는 대구시와 경북 경산시, 경기 안산시 등을 21일 기준으로 ‘홍역 유행지역’으로 관리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표준예방접좁(생후 12~15개월, 만 4~6세) 시기보다 빠른 생후 6~11개월 때와 생후 13~47개월 때 1·2차 예방접종(최소 간격 4주)하도록 하는 가속 접종을 권하고 있다.

홍역은 1차 접종만으로 93%의 감염 예방효과가 있다. 2회 접종하면 97% 예방 가능하다. 한국은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에 따라 2회 접종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해외여행을 다녀온 이후 홍역으로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났다면,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해야 한다”면서 “손을 자주 씻고,기침 에티켓 등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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