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률서 암환자 사망률까지… 알수록 무서운 '미세먼지'
자살률서 암환자 사망률까지… 알수록 무서운 '미세먼지'
  • 채석원 기자
  • 승인 2019.01.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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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포스트코리아 채석원 기자] 최근 한반도를 엄습해 국민을 공포에 빠뜨린 미세먼지. 이 미세먼지가 호흡기를 상하게 하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미세먼지는 호흡기질환에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뇌를 비롯해 광범위한 인체에 해악을 끼친다. 실제로 미세먼지가 심혈관질환보다는 심혈관질환의 사망률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심장협회의 ‘대기오염과 심혈관질환에 관한 2015 팩트시트’에 따르면, 단기간 미세먼지 노출로 인한 초과 사망률은 심혈관질환이 68%, 호흡기 질환이 12%로 나타났다. 미세먼지가 인간의 건강을 얼마나 해치는지 알아봤다. <편집자 주>

미세먼지가 잔뜩 낀 서울 하늘 (사진=채석원 기자)
미세먼지가 잔뜩 낀 서울 하늘 (사진=채석원 기자)

△자살률을 높인다= 민경복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 자료를 바탕으로 성인 26만5749명의 거주지별 주요 대기오염 물질 농도와 자살률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랬더니 초미세 먼지에 가장 많이 노출된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자살률이 4.03배나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정자 질을 떨어트린다=홍콩 중문의대와 대만, 중국, 네덜란드의 과학자들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이 2001~2014년 대만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15~49세 남성 6475명을 대상으로 미세먼지 노출이 정자의 수와 질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그 결과 미세먼지에 2년간 노출됐을 때 대기 중 미세먼지가 1㎥당 55㎍ 늘 때마다 모양과 크기가 정상적인 정자의 수가 1.29%씩 줄어드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정상 범위에 있지만 모양 및 크기가 하위 10%에 속하는 정자가 증가할 위험이 26%나 늘었다. 미세먼지가 불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걸 알 수 있다. 다만 정자 수는 증가했다. 연구진은 이를 정자 질 저하를 양으로 보상하는 메커니즘이 작동한 것으로 추정했다.

△치매 발병률을 높인다=미세먼지는 뇌건강도 심각하게 해친다. 서울대 보건환경연구소와 분당 서울대병원, 서울대 보건대학원 등은 2008~2014년 서울대병원 응급실을 찾은 루게릭병 환자 617명을 대상으로 공동 조사를 실시했다. 그랬더니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 응급실 방문 위험이 40%까지 높아졌다는 내용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초미세먼지 농도를 4분위로 나눴다. 그 결과 농도가 1분위 늘 때마다 루게릭병 환자가 응급실을 찾을 위험이 21%(1.21배)나 높아지는 것으로 나왔다. 농도가 4분위 중 최고조에 달한 날엔 루게릭병 환자가 응급실을 방문할 위험이 최저치보다 각각 40%, 33%나 치솟았다. 또 미세먼지가 같은 조건에서 루게릭병 환자의 응급실 방문을 13%(1.13배) 높이는 요인이라는 사실도 밝혀졌다. 치매, 파킨슨병도 루게릭병처럼 신경 퇴행성질환이라는 점에서 미세먼지가 치매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암 사망확률이 급증한다=김홍배 한양대 명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와 이용제 연세의료원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이 1999~2017년 대기오염과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도에 대한 30편의 연구를 분석했다. 그 결과 입자 지름이 2.5㎛ 이하인 초미세먼지, 10㎛ 이하인 미세먼지, 이산화질소가 1㎥당 10㎛씩 늘어날 때마다 모든 종류의 암으로 인한 사망 확률이 각각 17%, 9%, 6%씩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세먼지가 폐암을 포함한 모든 암의 사망률도 높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에 따르면 초미세먼지는 간암, 대장암, 방광암, 신장암, 미세먼지는 췌장암, 후두암의 사망률을 높인 원인으로 나타났다. 특히 말기암보다 조기암에서 사망률을 더욱 높였다.

△심장을 바로 직격한다=미세먼지는 심장을 직격한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의 정보영·김인수 교수팀은 2009~2013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18세 이상 건강검진자 43만2587명을 조사했다. 그 결과 직경이 2.5㎛ 이하인 초미세먼지가 심방세동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정맥의 일종인 심방세동은 심실이 불규칙한 수축을 보이는 것을 뜻한다. 한마디로 심장이 멋대로 뛴다는 뜻이다. 심방세동이 계속되면 심방 내에 혈병이 형성되는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그러면 뇌졸중 위험이 최대 5배 이상으로 늘고 사망률도 2, 3배 넘게 올라간다. 연구진은 미세먼지 입자의 크기가 작을수록 심방세동 발생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jdtimes@green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