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까지 침투하는 독성 화학물질… 노출 피하는 게 최상의 예방법
[그린포스트코리아 채석원 기자] 정부가 사흘 연속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하면서 미세먼지의 유해성에 새삼 국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흘 연속 비상저감조치를 취한 건 미세먼지 예보 제도를 도입한 이후 처음이다.
현재 한국의 미세먼지 상황은 중국발 스모그와 자체 발생한 오염물질이 계속 쌓이면서 최악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서울의 경우 초미세먼지 농도는 50㎍/㎥으로 평소보다 7, 8배가량 높다.
미세먼지는 자연적인 미세먼지와 인위적인 미세먼지로 구분할 수 있다. 자연적 발생원은 흙먼지, 바닷물에서 생기는 소금, 식물의 꽃가루 등이. 문제는 인위적 발생원에서 나오는 미세먼지다. 보일러나 발전시설 등에서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를 태울 때 생기는 매연, 자동차 배기가스, 공장 내 분말 형태의 원자재나 부자재 취급공정에서의 가루성분, 소각장 연기 등은 자연적인 발생원에서 나오는 미세먼지와 달리 독성 화학물질이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미세한 화학물질이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침투하는 까닭에 당연히 건강에 큰 악영향을 끼친다.
미세먼지는 일차 방어막인 피부와 눈, 코 또는 인후 점막에 직접 접촉하여 물리적 자극과 국소 염증반응을 유발한다. 또 호흡기를 거쳐 폐 등에 침투하거나 혈관을 따라 체내로 이동하여 들어가면 조직 및 세포에 독성 작용을 일으키며, 염증반응에 의한 손상, DNA 손상도 유발한다. 혈관을 따라 심장이나 뇌, 폐로 침투해 허혈성심장질환 및 뇌졸중과 같은 심혈관계질환이나 호흡기질환을 일으킨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대기오염이 뇌졸중, 심장질환, 폐암, 천식을 포함한 급·만성 호흡기 질환의 질병 부담을 가중시킨다고 명시하고 있다. WHO가 2012년을 기준으로 PM2.5의 노출 정도에 따른 질병부담을 파악한 결과, 전 세계적으로 약 300만명이 실외 대기오염에 의해 조기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사망자 중 72%는 심뇌혈관질환, 14%는 만성폐쇄성폐질환이나 급성하기도감염, 14%는 폐암으로 조기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미세먼지는 그 발생량이 증가할수록 심뇌혈관계 등 각종 질병의 사망 발생을 높인다. 정애란씨는 연세대 건강증진교육학과 석사 논문에서 “대기 중 미세먼지 PM10이 증가할 때 전체 사망률과 심혈관계 사망률, 호흡기계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논문들을 분석한 결과, PM10이 10㎍/㎥ 증가할 때 전체 사망률이 0.48% 증가하고 심혈관계와 호흡기계 사망률도 각각 0.57%, 0.85% 증가했다”고 밝혔다.
미세먼지는 크기가 작을수록 인체에 유해하다. 신동천씨는 연세대 보건학과 박사 논문에서 “PM10의 구별 평균 오염도와 노출 인구수를 토대로 농도-반응 함수에 대입해 전체 사망자 수를 추정한 결과, 서울시 전체에서 연간 약 306명의 초과사망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됐으며, 호흡기계 질환 사망의 경우 연간 약 92명, 심혈관계 질환 사망의 경우 연간 약 282명의 초과사망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또 “PM2.5의 전체 사망자 수를 추정한 결과, 서울시 전체에서 연간 약 1488명의 초과사망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됐으며, 호흡기계 질환 사망의 경우 연간 약 146명, 심혈관계 질환 사망의 경우 연간 약 486명의 초과사망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돼 PM10에 비해 PM2.5의 사망 위해가 더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고 했다.
미세먼지는 가능한 한 노출을 피하는 게 최선의 예방책이다. 우선 일반인은 외출이나 야외 활동을 할 때 미세먼지 차단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문제는 어린이, 임산부, 어르신 등 미세먼지 취약계층과 호흡기질환, 심뇌혈관질환, 천식 등 기저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다. 이들은 미세먼지 차단 마스크를 착용할 때 호흡곤란, 두통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때문에 의사와 상담한 후 마스크 착용을 결정해야 한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는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이상인 날 부득이하게 외출하려면 치료약물(속효성 기관지 확장제)을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심혈관질환자는 심장과 혈관에 부담을 주는 힘든 육체활동을 줄이는 게 좋다. 천식환자도 외출 때 천식 증상 완화제를 갖고 다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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