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석희(왼쪽) 선수와 조재범 전 코치 (사진=YTN 캡처)
심석희(왼쪽) 선수와 조재범 전 코치 (사진=YTN 캡처)

 

[그린포스트코리아 채석원 기자] 한국 여자 쇼트트랙 간판선수인 심석희 선수가 4년간 상습 성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냈다. 심석희 선수가 가해자로 지목한 사람이 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라는 점에서, 심석희 선수 주장이 사실이라면 미성년자였을 때 성폭행을 당했다는 점에서 크나큰 충격을 주고 있다. 조재범 전 코치는 심석희 선수 등 대표 선수들을 상습 폭행한 혐의를 인정받아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 수감돼 있다.

심석희 선수는 조재범 전 코치에게 상습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제출한 건 지난달 17일이다. 이날은 심석희 선수가 조재범 전 코치의 2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초등학교 때부터 상습 폭행을 당했다고 털어놓은 날이었다. 심석희 선수는 2014년부터 평창올림픽이 열리기 두 달 전까지 4년간 태릉선수촌, 진천선수촌, 한국체육대학교 라커룸 등에서 조재범 전 코치에게 반복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고 고소장에 적었다. 조재범 전 코치가 범행을 저지를 때마다 무차별적인 폭행과 폭언과 함께 주변에 알리지 못하도록 협박까지 했다고 심석희 선수는 밝혔다.

성폭행 혐의가 사실이라면 조재범 전 코치는 아동청소년보호법상 강간상해 혐의 등을 적용받는다. 사건 당시 심석희 선수가 미성년자였기 때문이다.

경찰은 지난달 말 심석희 선수를 불러 피해 진술을 받았다. 이와 함께 심석희 선수 진술을 토대로 조재범 전 코치의 휴대전화와 태블릿 PC 등을 증거물로 압수해 분석하고 있다.

조재범 전 코치는 성폭행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조재범 전 코치 측 변호인은 KBS 통화에서 성폭행을 부인한 뒤 사실무근을 입증할 구체적인 증거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는 14일 폭행 사건에 대한 2심 선고 후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경찰은 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조재범 전 코치를 조만간 소환해 성폭행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심석희 선수는 지난 달 법정 증언에서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맞았고 초등학교 4학년 때는 아이스하키 채로 맞아 손가락뼈가 부려졌다고 밝혔다. 그는 평창올림픽 직전 폭행 당시에는 “이러다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또 폭행 후유증으로 우울증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심석희 선수가 조재범 전 코치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까닭은 조재범 전 코치의 법정 진술 태도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심석희 선수의 법률 대리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세종 관계자는 스포티비뉴스 인터뷰에서 “법정에서 피해자가 진술해보라는 재판장님의 권유가 있어서 나갔을 때 (성폭행 고소를) 결심했다. 마치 폭행만 있었고, 그것도 심석희 선수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서라고 거짓말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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