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갠지스강에 버려진 쓰레기들. (BBC 제공)
인도 갠지스강에 버려진 쓰레기들. (BBC 제공)

[그린포스트코리아 황인솔 기자] 인도에서 '신성하다'라고 여겨지는 갠지스강의 플라스틱 폐기물 오염 문제가 다시 한 번 불거졌다. 지난 2017년부터 여러 가지 환경 정책이 도입됐지만, 여전히 많은 쓰레기가 강에 버려지고 있다.

힌디어로 '강가'라는 뜻을 가진 갠지스는 길이 2460㎞, 유역면적은 약 173만㎢에 달한다. 갠지스강은 인도인에게 가장 중요하고 성스러운 곳으로 매년 힌두교인 백만명 이상이 강에서 목욕을 하며 정화의식을 갖는다.

그러나 최근에는 갠지스강이 심각한 해양오염의 발원지로 지목되고 있다. 네덜란드 해양생물협회가 지난해 4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플라스틱 폐기물의 90%는 전 세계 10개의 강에서 비롯된다. 그중 8개는 아시아에 있는 양쯔강, 인더스강, 엘로우강, 하이헤강, 펄강, 아무르강, 메콩강, 그리고 갠지스강이다.

연구진은 "현재 바다에 떠다니는 플라스틱 개수는 약 5조2500억개, 무게만 26만8940톤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강 주변에 많은 인구가 분포하고 있거나 쓰레기 관리시스템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는 곳일수록 오염이 심각했다"고 설명했다.

인도 정부는 지난 2016년부터 '나마미 갠지' 등 갠지스강 정화 프로젝트를 300개 이상 진행했다. 이를 위해 200억 루피(약 3426억원)도 사용했다. 또 2017년 12월 열린 유엔환경총회에서는 해양 플라스틱 폐기물 저감을 위한 결의안에 서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갠지스강은 폐기물로 인해 신음하고 있다. 영국 BBC가 지난 3일(현지시간) 공개한 영상에서는 갠지스강 주변에 수많은 플라스틱 쓰레기가 버려진 모습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음료수 캔, 과자 봉지 등 생활 폐기물은 물론 종교 의식에 사용된 물건 등도 발견됐다. 또 인근 주택가와 공장에서 나온 오폐수가 별다른 정화 장치 없이 그대로 강으로 흘러 들어가는 장면도 포착됐다.

갠지스강을 살리기 위한 정부의 노력을 촉구하며 단식투쟁을 벌이는 사람도 나왔다. 곡기를 끊고 대형 댐 건설을 철회, 모래 채취, 강물 정화, 수질보호를 위한 법률 통과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25년 동안 갠지스강을 청소해온 환경운동가 라제쉬는 "지난 10년 간 인도에서는 플라스틱 사용량이 2배 이상 증가했다. 그런데 사용한 뒤 이를 처리할 수 있는 고체 폐기물 관리 시스템이 없다. 이것이 가장 큰 공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정화되지 않은 2억리터의 도시 폐수가 매일 강으로 유입되고, 주변에 쓰레기들이 넘쳐나는데 이를 관리할 수 있는 시설도, 정책도 없다. 인도 정부가 말로는 해결하겠다고 하는데 실제로 몇년째 뭐가 변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라고 지적했다.

breez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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