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션 운영자 등 7명 과실 치사상 혐의로 입건
치명상 입고 입원한 7명 학생은 모두 호전 중

경찰이 강릉 펜션사고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2019.1.4/그린포스트코리아
경찰이 강릉 펜션사고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2019.1.4/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권오경 기자] 서울 대성고 고등학생 10명의 사상자를 낸 강릉 아라레이크 펜션사고의 원인이 부실시공된 보일러 배기관 탓인 것으로 드러났다.

강원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펜션 운영자, 무등록 건설업자, 무자격 보일러 시공자를 비롯해 완성검사를 부실하게 한 한국가스안전공사 강원 영동지사 관계자, 점검을 부실하게 한 액화석유가스(LPG) 공급자 등 7명을 업무상 과실 치사상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이 중 보일러 시공업체 대표 C(45)씨와 시공기술자 A(51)씨 등 2명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불법 증축을 한 전 펜션 소유주 2명도 건축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사고 원인이 보일러 부실시공으로 인한 일산화탄소 유출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 당시 보일러에서 배기관이 분리돼 일산화탄소를 포함한 배기가스가 펜션 각 방으로 확산됐다. 부실 시공된 보일러 배기관이 보일러 가동 시 진동으로 조금씩 이탈했고, 이 틈으로 배기가스가 누출됐다.

여기에다 부실 시공된 보일러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부실하게 완성검사를 하고, 점검과 관리도 부실하게 이뤄지는 등 총체적인 부실이 불러온 인재라는 사실이 경찰 수사를 통해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배기관이 분리된 건 E씨가 배기관과 배기구 사이 높이를 맞추기 위해 배기관 하단을 약 10cm 절단하면서 배기관의 체결 홈을 자른 것이 원인이었다. 여기에 내열 실리콘으로 마감처리를 하지 않아 연통이 이탈된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한편 수능을 마친 서울 대성고 고등학생 10명 중 3명이 숨지고 7명이 치명상을 입었다. 7명의 학생은 강릉과 원주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강릉아산병원에 따르면 인지기능에 문제가 없고 식사와 혼자서 보행이 가능할 정도로 호전된 학생 1명은 오는 5일 퇴원할 예정이다.

또 다른 학생도 보행과 삼킴 재활치료를 마친 뒤 이르면 다음 주에 퇴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학생도 현재 인지기능이 정상이고 식사와 보행이 가능할 정도로 건강 상태가 호전됐다. 지난달 퇴원한 학생 3명에 대해서는 담당 교수가 직접 연락해 상태를 확인하고, 보호자들에게도 언제든 문의할 수 있도록 조치한 상태다.

원주 세브란스기독병원의 학생 2명도 모두 의식을 회복하고 일반병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병원 측에 따르면 1명은 자연스러운 보행이 가능하고, 다른 1명은 거동이 조금 불편해 휠체어로 이동하고 있다. 이들은 계속해서 고압산소치료를 받는 중이다.

병원 측은 학생들에게 혹시 보일지 모르는 후유증을 막기 위해 차도를 살피며 2주 정도 치료를 이어갈 계획이다. 병원 관계자는 “지금 같은 회복세라면 약 2주 후에는 퇴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roma2017@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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