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새 먹거리로 떠오른 '전기차 충전기'
전기차 확대 맞춰 지속 성장 예상…차별화된 솔루션 구축 필요

다양한 기업들이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하며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전기차 충전기 사업. (사진=클립아트)/그린포스트코리아
다양한 기업들이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하며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전기차 충전기 사업. (사진=클립아트)/그린포스트코리아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함께 주목받고 있는 사업이 있다. 바로 전기차 충전기 사업이다.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필수 인프라인 전기차 충전기 확충에 정부의 관심이 더해지면서 대기업을 비롯해 스타트업까지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실제 전기차 충전기는 2030년까지 급격한 성장이 예상되고 있으며, 아직까지 시장을 리딩하는 기업이 없는 만큼 치열한 각축전이 이뤄지고 있다.

◇ LG·SK·현대차 등 대기업 “전기차 충전기 시장을 잡아라”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열린 'EV트렌드코리아'에서 국내에 판매 중인 전기차 충전기 전체 라인업을 공개한 LG전자. (사진=LG전자)/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열린 'EV트렌드코리아'에서 국내에 판매 중인 전기차 충전기 전체 라인업을 공개한 LG전자. (사진=LG전자)/그린포스트코리아

최근 LG전자는 새롭게 도전하고 있는 분야의 신제품을 국내에 공개해 큰 주목을 받았다. 그 제품이 전기차 충전기였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EV트렌드코리아에 참가해 국내에 판매 중인 전기차 충전기 전체 라인업(7kW 완속충전기, 100kW·200kW 급속 충전기 2종)을 최초 공개했다.

그동안 주로 가전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컸던 LG전자에게는 전기차 충전기란 이색적인 제품일 수 있다. 그러나 LG전자는 2030년 매출 100조 달성이라는 미래비전을 설정하고, 주요 성장동력으로 ‘전기화’를 지목한 바 있다. 전기차 충전 사업은 해당 전략의 코어 사업 중 하나다. LG전자는 전기차 충전사업을 조단위 규모로 빠르게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제 LG전자는 지난 2022년 하이비차저를 인수하며 충전기 제품을 생산하고, LG유플러스가 전기차 충전 플랫폼 사업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전기차 충전기 인프라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이번 EV트렌드에서 공개된 제품들은 주택, 사업공간, 충전소 등에서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들로, LG전자는 국내외로 전기차 충전사업을 확장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서흥규 LG전자 EV충전사업담당은 “LG전자가 쌓아 온 제조 역량과 다양한 공간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고객 맞춤 전기차 충전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전기차 충전기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기업은 LG전자뿐만이 아니다. SK그룹은 주요계열사들의 핵심역량을 모아 전기차 충전 인프라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지난 2022년 전기차 충전 인프라 운영 사업자 ‘에스에스차저’를 인수한 뒤 SK일렉링크를 출범시키며, 급속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집중하고 있으며, SK E&S는 미국 초급속 충전기 1위 제조사 SK시그넷과 SK텔레콤과 협력해 안정적인 전기차 충전 서비스 제공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초고속 충전 브랜드 ‘이피트(E-Pit)'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대엔지니어링은 2023년 전기차 충전 브랜드 이브이엔(EV&)을 출시하고 2025년 전기차 충전기 2만 대를 보급해 업계 5위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탄소배출이 없는 전력(CFE)를 주요 사업으로 꼽고 있는 LS그룹도 LPG 판매기업 E1과 협력해 지난 2022년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및 운영사업을 목표로 하는 신규법인 LS 이링크를 설립했으며, 대규모 전력수요가 필요한 대형 운수, 물류, 화물 등 B2B 시장을 주요 타겟으로 2년 만에 흑자를 기록하는 등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가고 있다.

◇ 지속 성장 예상되는 전기차 충전기 시장, 결국 고객 저격해야

SK시그넷의 초급속 충전기 'V2'. (사진=SK시그넷)/그린포스트코리아
SK시그넷의 초급속 충전기 'V2'. (사진=SK시그넷)/그린포스트코리아

기업들 외에 역량을 갖춘 스타트업들도 전기차 충전기 사업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전기차 충전 사업 분야 스타트업인 소프트베리는 지난 21일 48억원 규모의 시리즈 A 브릿지 라운드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에는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 프렌드투자파트너스, NH벤처투자, NH투자증권, 기술보증기금, 중소벤처진흥공단이 참여했다.

이로써 소프트베리는 약 135억원의 누적 투자 유치를 달성했다. 소프트베리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정보앱 'EV infra', 전기차 충전 사업 솔루션 ‘EVI Hub’, 전기차 충전 인프라 컨설팅 서비스 ‘EVI Data' 등을 통해 전기차 충전 사업 전반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양한 기업과 업무 제휴를 통해 전기차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으며, 2024년 환경부 전기자동차 완속 충전 시설 보조사업 수행기관으로 선정됐다.

이처럼 많은 기업들이 전기차 충전기 사업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발표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2017년 370만 대에서 2030년 2억3000만 대로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증가와 함께 전기차 운영에 필수적인 전기차 충전기와 인프라 보급도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 조사기관 테크나비오(Technavio)가 발표한 ‘글로벌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 2024-2028’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차 충전기 시장은 규모는 2023년부터 연평균 성장 30.75% 로 2028년 804억6000만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른 충전 인프라 확충은 글로벌 정부의 정책적 과제이기도 하기 때문에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환경부는 지난 5일 2024년도 전기차 공용 충전시설 설치 보조사업 예산을 지난해 대비 42% 증가한 3715억원으로 책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탄소중립이 글로벌 과제로 자리잡은 만큼 전기차 전환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고, 이에 따른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역시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며 “이러한 성장 가능성에 많은 기업이 뛰어들고 있고 다양한 기술력으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상태로, 결국 어떤 기업이 고객들에게 소구할 수 있고 차별화된 솔루션을 개발하느냐가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hdlim@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