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M 조직 개편·패밀리오피스 업무협약 체결
"WM으로 비이자이익 확대, 경쟁력 확보 치열"

<편집자주> 이자이익에 의존하던 은행들이 자산관리(WM) 조직을 대대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비이자이익 확대를 통해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은행마다 WM 조직을 확대 개편하고 새로운 자산관리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자산관리 시장 선점에 힘을 쏟고 있다. 최대 역점시장은 갈수록 커지는 퇴직연금시장. 금융당국에 투자일임업 전면허용을 요구하고 있는 것도 증권사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전략이다. WM시장 선점을 위한 은행들의 총성 없는 전쟁을 4대 은행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사진=pixabay)/그린포스트코리아
(사진=pixabay)/그린포스트코리아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이 자산관리(WM) 부문 ‘새판짜기’에 돌입했다. 이는 올해 초 금융당국이 은행 비이자이익 비중 확대를 위해 WM 관련 규제 완화 방안을 검토해서다. 각 은행들은 WM부문 조직개편·확대와 패밀리 오피스 관련 업무협약을 통해 ‘슈퍼리치’ 고객 유치를 본격화하고 있다. 향후 WM 관련 규제가 완화될 경우 시장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보고 경쟁력 확보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 차별화된 서비스 속속 도입

4대 시중은행 전경.(각 은행 제공)
4대 시중은행 전경.(각 은행 제공)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먼저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개인그룹과 WM그룹을 통합해 개인·WM 그룹을 신설했다. 신한은행은 현재 ‘신한PWM 패밀리오피스’를 운영하고 있다. 초고액자산가 고객을 대상으로 개인금융 자문 서비스를 넘어 가문, 기업의 2세 승계와 같은 생애주기를 고려한 1대1 초밀착 토털 솔루션을 제공한다.

최근 신한은행은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과 IB·기업승계 등 프리미엄 재무자문 서비스 제공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업무협약으로 신한은행은 중소·중견기업 및 고자산 고객 대상 ▲기업 컨설팅 ▲M&A 및 투자자문 ▲구조조정 ▲세무 ▲개인자산관리 토털 솔루션을 제공한다. 또 신한은행은 230만 구독자를 보유한 ‘삼프로TV’와 고객 중심 WM 문화 확산·직원 역량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KB국민은행은 KB금융지주 내 계열사와 WM 부문 강화에 나서고 있다. 앞서 KB금융은 맞춤형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문조직인 ‘WM스타자문단’을 운영해오고 있다. 이와 함께 KB국민은행은 지난 2021년 고객 맞춤형 자산관리서비스 제공을 위한 WM자산관리플랫폼을 오픈했고, 올해 초 금융위원회로부터 투자자문업 겸영을 승인받았다.

또 KB금융은 최근 법무법인 세종, 태평양과 ‘KB 골드 앤 와이즈 더 퍼스트’ 고객 대상 법률 분야 ‘패밀리오피스 서비스’ 제공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는 개인·가문·사업의 주요 자산에 대한 생애주기 및 사업 운영 단계별 맞춤 솔루션을 제공하는 컨설팅 서비스다.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국민은행은 KB증권과 ▲가업승계 ▲인수합병(M&A) ▲유언대용신탁 등 자산관리 업무 전반에 대한 심도 깊은 법률 서비스를 지원한다.

하나은행은 기존 특화된 PB(프라이빗뱅킹)을 더 강화하고 있다. 올해 하나은행은 WM 본부 내 자산관리컨설팅센터를 신설해 초고액자산가 고객의 개별 요구를 반영한 맞춤형 자산관리 진단 서비스, 세무·법률 자문, 은행권 최고의 리빙트러스트, 문화예술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고액 자산가에게 종합자산관리를 제공하는 프리미엄 자산관리 브랜드 ‘클럽원’을 운영 중이다.

맞춤형 서비스 확대를 위한 노력도 계속된다. 하나은행은 회계·경영컨설팅 전문 기업 삼정KPMG와 패밀리오피스 서비스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자산관리컨설팅센터의 패밀리오피스 전담팀은 세무, 부동산, 애널리스트 등 자산관리 주요 분야별 행내 최고 수준의 전문가들로 구성해 VVIP 고객 개별 니즈를 반영한 맞춤형 자산관리 진단 서비스, 세무·법률 자문, 은행권 최고의 리빙트러스트, 문화예술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이러한 WM 서비스 확대에 동참 중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WON 컨시어지 소호영업부’와 ‘WON 컨시어지 WM영업부’를 신설하고, 초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특화점포 ‘TCE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서울 구로구 서울디지털산업단지 내 기업과 자산가에 특화된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리은행 플래그십 영업점’인 ‘서울디지털프리미엄 금융센터’도 마련했다.

시중은행들이 WM부문 강화에 이유는 비이자이익을 확대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은행들이 ‘비이자이익 확대를 위해 투자일임업을 전면 허용해달라고 건의했다’고 밝혔다. 현재 은행들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한해 투자일임업 겸영이 허용되고 있다. 향후 금융당국이 은행들의 투자일임업을 전면 허용한다면 WM 사업이 은행들의 새로운 수익창출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은행권 관계자는 “향후 은행들에 투자일임업 겸영이 허용되면 수익 창출을 위해 WM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며 “이에 따라 은행들은 사전에 WM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 더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son90@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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