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매출에도 웃지 못한 삼성·LG전자… 실적 악화
한종희 부회장·조주완 사장 "미래 위한 투자 계속한다"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인해 기대에 미치지 못한 2022년 4분기 잠정실적을 공개한 삼성전자와 LG전자. 양 사는 2023년도 이어질 경기침체에도 미래 산업에 투자를 강화하는 방안으로 위기를 극복해 나간다는 전략이다.(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인해 기대에 미치지 못한 2022년 4분기 잠정실적을 공개한 삼성전자와 LG전자. 양 사는 2023년도 이어질 경기침체에도 미래 산업에 투자를 강화하는 방안으로 위기를 극복해 나간다는 전략이다.(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경기침체로 인한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투자 카드를 꺼내들었다. 미래에 대한 투자 강화로 위기를 기회로 삼는다는 복안이다.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실적 악화를 예고한 양 사의 최고경영자(CEO)들은 현지시간 8일 미국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를 통해 투자 강화를 약속했다. 당초 양사가 올해 악화된 경영환경에서 보수적인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전망된 것을 뒤엎었다.

◇ 삼성·LG전자의 ‘어닝쇼크’ 급 성적표 불안 높아지는 2023년

지난 6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022년 4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실적 악화가 예상된 상황에서 양사가 발표한 수치는 ‘어닝쇼크(기업의 실적이 예상치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상황)’ 수준이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4분기 잠정 실적은 연결기준 매출 70조원, 영업이익 4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8.58%, 영업이익은 69% 감소한 것으로 잠정집계 됐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14년 3분기(4조600억원) 이후 처음이다.

LG전자의 상황도 비슷하다. LG전자의 4분기 잠정 실적은 연결기준 매출 21조8597억원, 영업이익 65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5.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91.2%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LG전자의 분기영업이익이 1000억원 아래로 내려간 상황 역시 2018년 4분기(757억원) 이후 처음이다.

양사의 실적 악화의 원인은 글로벌 경기침체가 꼽히고 있다. 특히 반도체의 수요가 줄면서 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됐으며, 가전과 모바일에 대한 수요도 대폭 줄어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만 양사는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액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01조7000억원의 연간매출액으로 300조원을 최초로 돌파했으며, LG전자 역시 지난해 80조4695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기록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삼성전자)/그린포스트코리아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삼성전자)/그린포스트코리아

◇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시설투자 위축 없다”

이처럼 두 기업의 잠정 성적표가 발표되자 업계에서는 글로벌 경기침체의 고착화로 인해 ‘고난의 행군’이 시작됐다는 평가까지 있었다. 증권가 역시 러-우 전쟁의 장기화, 고물가·고금리 경제, 글로벌 경기침체 등이 올해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두 기업의 실적에 악영향으로 작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수장들은 어려움 속에도 미래를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는 공통된 의견을 발표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과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나란히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의 일정을 마무리하기 위해 열린 기자간담회였지만, 4분기 잠정 실적 발표 직후 열리면서 양사의 위기 돌파의 전략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이에 한종희 부회장은 “경기 위축과 불황이 지속돼 실적 악화는 예상됐고, 예상대로 기대에 보답하지 못하면서 아쉬운 점이 있다”고 이번 실적에 대해 평가하며, “올해 1분기 역시 지난해 1분기보다 좋은 기대가 들지 않지만 조금 더 노력해서 의미 있는 숫자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한 부회장은 실적 악화로 인해 예상되는 시설 투자 감축 등의 우려를 일축시키듯 "아직 시설 투자를 줄이겠다는 것은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다. 계획대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지난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3 현장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LG전자의 미래 비전 및 경쟁력 강화전략을 발표한 조주완 LG전자 사장(사진=LG전자)/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3 현장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LG전자의 미래 비전 및 경쟁력 강화전략을 발표한 조주완 LG전자 사장(사진=LG전자)/그린포스트코리아

◇ 조주완 LG전자 사장, “미래 사업 육성으로 위기 돌파한다”

조주완 LG사장 역시 이번 기자간담회를 통해 위기 돌파를 위한 미래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특히 조 사장은 “퍼펙트 스톰이 예상되는 시기이지만 단기적 비용감축이 아니라 불황의 장기화에도 지속적으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사업 체질을 개선해 경쟁력 있는 사업 구조를 만들어 가겠다”며. “이를 위해 기존 사업은 사업 모델과 방식의 변화를 통해 한계를 돌파하고 신사업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내·외부 역량을 결집해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조 사장은 제품의 하드웨어는 물론 플랫폼, 콘텐츠·서비스, 솔루션 등 Non-HW 사업 분야 강화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전장 부품, 전기차 충전솔루션 등의 전기차 관련 사업의 지속 확대하는 한편, 디지털 헬스케어, 메타버스, AI 등에 전략적 투자로 포트폴리오 고도화한다는 전략도 발표했다.

이와 함께 LG전자는 기업이 추구하는 ‘F·U·N(최고의(First), 차별화된(Unique), 세상에 없던(New)) 경험’과 ‘더 나은 삶을 위한 혁신(Innovation for a Better Life) 브랜드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F·U·N 경험에 기반하는 새로운 고객가치를 지속 창출하기 위해 고객경험(CX)와 디지털 전환(DX) 가속할 방침이다. 또한 ‘더 나은 삶을 위한 혁신’을 위해 2030 탄소중립, 2050 RE100 실현, 순환경제 구축 등의 지속가능성을 강화하고, 모든 사람들이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제품 접근성을 높여간다는 방침이다.

조 사장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되면서 경영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더 이상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됐다”며 “다만 위기 상황에서도 기회는 늘 있어 왔으며, 기회는 결국 고객으로부터 나온다는 신념을 가지고 위기를 돌파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hdlim@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