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게이츠재단과 신개념 친환경 화장실 개발
물 없어도 사용 가능...물부족 저개발 국가 보급

빌 게이츠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 이사장과 면담하는 이재용 부회장. (삼성전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빌 게이츠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 이사장과 면담하는 이재용 부회장. (삼성전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삼성그룹이 빌 게이츠가 운영하는 재단과 함께 물 부족 저개발 국가에 보급할 신개념의 위생 화장실 개발에 성공했다. 3년만에 결실을 거둔 이 화장실은 물이 없어도 사용할 수 있을 뿐아니라 처리수 재활용률 100%를 달성하는 등 환경적으로 주목할 만한 기술들이 대거 투입됐다. 해당 프로젝트는 “삼성의 기술로 인류의 난제 해결에 기여하겠다”는 뜻을 밝혀 온 이재용 부회장의 지시에 따라 진행됐다.

삼성전자는 25일 삼성종합기술원에서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과 협력해 온 ‘RT(Reinvented Toilet)프로젝트’ 종료식을 개최했다. 이 프로젝트는 저개발 국가를 위한 위생 화장실 보급 사업이다.

삼성종합기술원은 지난 2019년부터 게이츠재단과 RT 개발을 위해 협력해 왔다. 이후 3년 간의 연구개발을 거쳐 최근 RT 요소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사용자 시험에 성공했다. 앞서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16일 한국을 방문한 빌 게이츠 빌앤멜린다 게이츠재단 이사장을 만나 RT 프로젝트 개발 결과를 공유하고 글로벌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의견도 교환한 바 있다.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날 면담에서 빌 게이츠 이사장은 게이츠재단의 비전과 현재 추진 중인 사회공헌활동 현황을 설명했으며,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의 기술로 인류 난제 해결에 기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RT 프로젝트는 게이츠재단이 저개발국을 위해 지난 2011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신개념 위생 화장실 보급 프로젝트다. 물과 하수 처리 시설이 부족한 저개발국가에는 화장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약 9억명 이상의 사람들이 야외에서 대소변을 해결하고 있다, 이로 인한 수질 오염으로 매년 5세 이하의 어린이가 36만명 넘게 설사병 등으로 사망하는 등 환경 관련 문제와도 연결된다.

게이츠재단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1년부터 별도의 물이나 하수 처리 시설이 필요없는 신개념 화장실의 개발 및 상용화를 추진해 왔다. 게이츠재단의 재정지원을 받은 세계 유수의 연구기관 및 대학이 RT 구현을 시도했으나 기술적 난제 및 대량 생산이 가능한 원가수준 확보 등에 어려움을 겪었고 재단은 지난 2018년 삼성에 RT 개발 참여를 요청했다.

당시 게이츠재단의 RT 프로젝트를 보고받은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종합기술원에 기술개발을 위한 T/F 구성을 지시했으며 빌 게이츠와 이메일, 전화, 화상회의 등을 통해 진행 경과를 챙겼다, 삼성은 2019년부터 가정용 RT 구현을 위한 기초 설계와 부품 및 모듈 기술 개발, 성능 구현, 양산화 위한 프로토타입 개발에 착수했다,

이후 3년의 연구개발을 거쳐 구동 에너지 효율화와 배출수 정화 능력 확보에 성공했으며, 배기가스 배출량 저감, 내구성 개선, RT 소형화 등 게이츠재단의 유출수 및 배기가스 조건을 만족하는 요소기술 개발에도 성공했다.

삼성은 열 처리 및 바이오 기술을 활용해 환경에 무해한 유출수를 배출하는 기술을 개발했으며 처리수 재활용률 100%를 달성했다, 게이츠재단은 앞으로 양산을 위한 효율화 과정을 거쳐하수시설이 없거나 열악하고 물이 부족한 저개발 국가에 이를 제공할 계획이다.

삼성은 직접 개발한 RT 프로젝트 기술 특허를 저개발국 대상 상용화 과정에 무상으로 라이센싱할 계획이며, 'RT 프로젝트'가 종료된 8월 25일 이후에도 게이츠 재단에 양산을 위한 컨설팅 지원을 지속할 예정이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에 개발한 화장실에 대해 "기본적으로 물이 한 방울도 없더라도 무리없이 사용할 수 있고 배수 처리시설 등의 인프라나 전력 등이 부족한 국가에서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화장실을 통해 처리돼 배출되는 물은 마셔도 될 만큼 깨끗하다는 것이 삼성 측 설명이다.

삼성종합기술원이 지난 2019년부터 게이츠재단과 개발한 신개념 화장실. (삼성전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삼성종합기술원이 지난 2019년부터 게이츠재단과 개발한 신개념 화장실. (삼성전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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